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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대 E 클래스, 안정감 돋보이는 오너 드라이버의 상한선

8년 만에 완전 변경 모델로 새로 등장한 11세대 E 클래스다. 벤츠의 허리에 해당하는 핵심 모델이다. 오너 드라이버가 선택할 수 있는 상한선이다. 그 위로 넘어가면 쇼퍼 드리븐카의 세계다.

안정감이 뛰어나다. 어질리티 서스펜션, 사륜구동 시스템이 부드러운 듯 단단한 감각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E 클래스를 탄다는 건, 사회적으로도 안정된 이들이 누리는 호사다.

차의 안정감은 빠르게 달릴 때 더 돋보이는데, 안정된 자세여서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된다. 우아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가장 잘 어울리고, 필요하다면 빠르게 움직이는 동작도 제법 멋있다.

E 클래스의 디자인은 3개다. 서로 비슷한 아방가르드와 익스클루시브가 있고, 아방가르드에 AMG 디자인 요소를 더한 AMG 라인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제공한 시승차는 E300 4매틱 AMG 라인. 앞 오버행은 짧고 보닛은 길다. A 필러를 뒤로 뺀 캡백워드 형태를 택해 유니크한 디자인을 완성하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빼곡하게 스타 패턴을 채워 넣었다. 그릴 중앙에 자리한 큼직한 벤츠 앰블럼, 크롬 테두리 등이 눈길을 끈다. 헤드램프는 충분히 밝고 지능적이다. E300 4매틱 이상에 기본 장착되는 디지털 라이트는 램프당 100만 픽셀 이상의 해상도를 가졌다. 교통 상황, 날씨, 도로 상태 등에 최적화된 밝기로 시야를 확보해 준다. 밤 운전이 한결 편하겠다.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3세대로 진화했다. 컨텐츠가 더 풍부해졌다. 인터넷 연결은 물론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조수석 앞에 MBUX 슈퍼 스크린으로 부르는 모니터를 추가했다. 이동하는 동안 동승객이 지루하지 않겠다. 운전자는 조수석 스크린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만드는 프라이버시 기능도 갖췄다. 운전에 방해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음향공명변환기(익사이터)가 운전석과 조수석 등받이에 탑재되어 있어 음악을 틀면 시트가 박자에 맞춰 떨림과 진동으로 반응한다. 시트의 진동을 통해 음악을 느끼는 부메스터 4D 서라운드 사운드시스템을 적용했다. 시트로 음악을 느끼는 놀라운 경험이다. 실내 곳곳에 배치된 열일곱 개의 스피커로 730W 출력의 오디오 시스템은 돌비 애트모스 기능까지 더해 놀라운 오디오 경험을 하게 해준다.

대시보드 상단 정중앙에 카메라가 실내를 향해있다. USB를 통해 저장 장치와 연결하면 이 카메라로 실내 녹화 및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차를 세우고 화상회의에 참여할 수도 있다. 편리한 기능인데, 해킹을 걱정하는 이들도 없지는 않겠다.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M254)을 9단 자동변속기와 물렸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했다.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40.8kgm다.

시속 100km에서 1,200rpm이다. 9단 변속기의 효율을 보여주는 엔진 회전수다. 회전수를 높이지 않아도 100km/h를 여유 있게 커버하는 것. 물론 기어 단수를 낮추면 3단에서 4,700rpm까지 치솟으며 카랑카랑한 소리를 낼 줄도 안다.

그 소리,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할 때 터지는 엔진 사운드는 매력 있다. 스포츠 엔진 사운드다. 자꾸 가속페달을 밟게 만든다. 부드러운 듯 단단한 서스펜션과 네바퀴굴림이 완성하는,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은 인상적이다. 체감 속도가 실제 속도에 훨씬 못 미친다.

공기저항 계수 0.23은 놀랍다. 유니크하고 매끈하게 빠진 몸매가 공기 사이를 뚫고 달리는 셈이다. 바람의 저항을 줄여 소음과 연료 소모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내 차선을 중심으로 좌우 차선까지 모두 3개 차선을 모니터링하고 큰 차와 작은 차를 구별한다. 차선변경어시스트 기능을 더했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속도, 진행 방향의 앞뒤 상황 등을 고려해 조건이 맞으면 차선 변경을 지원하는데 열 번 시도하면 두세 번 정도로 성공한다. 초보 운전자가 마음 편하게 차선을 변경할 정도의 상황에서만 작동하는 것.

이 차는 ‘저공해차 2종’으로 분류된다. 덕분에 도심 혼잡통행료 면제, 공영 주차장 요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는다. 잊고 있다가 한 번씩 웃게 되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통해 디지털 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시동을 걸고, 차 문을 잠글 수 있다. 16명까지 디지털 키를 공유할 수 있다.

시속 100km/h 가속 시간은 6.92초였다. 제원표상 기록은 6.1초다. 파주-서울 55km, 이 중 5km는 도심 주행으로 달리며 경제운전으로 실주행 연비를 알아봤다. 공인연비는 11.6km/L, 실주행 연비는 최종 기록 14.3km/L를 기록했다. E300 4매틱 AMG 라인 판매가격은 9,390만 원, 프리미어 스페셜 모델은 1억 552만 원이다.

안정감이 돋보이는 완성도 높은 비즈니스 세단이다. 직접 운전하는 오너 드라이버가 선택할 수 있는 정점에 있는 모델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맨 철판이 그대로 드러난 트렁크는 보기 안 좋다. 1억 원짜리 차인데 트렁크 마감재 얼마나 한다고 그거를 빼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벤츠 E 클래스에 거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너무 못 미친다.
뒷좌석 실제 공간은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가 드나들 정도로 충분한 편이지만 공간을 꽉 채우는 듯한 심리적인 압박은 크다. 센터 터널이 높고 앞 시트 윗부분이 뒤로 기울게 만들어져 공간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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