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대 ‘E클래스’가 첨단 디지털 편의사양이라는 최첨단 무기를 더했다. 11세대로 진화한 E클래스를 타고, 1일 벤츠코리아 본사가 있는 서울스퀘어에서 경기도 파주까지 65km를 달렸다.
E클래스는 1948년 1세대 처음 모델이 출시된 이후, 10번의 진화를 거치는 동안, 벤츠 라인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심 모델로 자리 잡았다. 국내 시장에서는 2016년에 출시된 10세대 모델이 누적 판매 20만 대를 기록해 E클래스 판매 세계 1등을 기록했다.
벤츠의 상징인 삼각형 앰블럼이 들어간 거대한 그릴, 벤츠의 역동적이면서도 우아한 멋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 역동적이고 우아함은 후면의 리어램프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리어램프에도 삼각별 앰블럼이 적용돼, 칠흑 같은 야밤 수백 미터 후방에서도 벤츠임을 쉽게 알 수 있다.
4,955×1,880×1,475mm의 크기. 10세대 모델 (4,940×1,860×1,475mm) 대비 살짝 커졌다. 휠베이스도 2,940mm에서 2,960mm로 20mm 더 길어졌다. 2열 착석 시 무릎 앞으로 주먹 세 개, 머리 위로 주먹 두 개의 여유가 있다. 2열 센터 터널은 제법 높아서 손목까지 올라온다. 2열 가운데 앉아도 머리카락이 천장에 닿지만, 고개가 꺾기는 불편함은 없다.
내연기관 최초, 슈퍼 스크린이 내장됐다. 14.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12.3인치의 보조석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돼, 광활한 디스플레이를 탑승자에게 선사한다. 슈퍼 스크린에는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번 3세대 MBUX는 MB.OS 선행 버전으로 디지털화와 개인화에 초점을 맞춰 탑승자의 하루 일정 브리핑 등을 운전자에게 설명한다.
신호대기 중. 내비게이션에 차량 주변을 카메라로 나타내며, 가야 할 방향을 내비게이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증강현실로 안내해준다. 길치인 운전자도 이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보고 경로 이탈을 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다.
국내 고객들의 편의에 중점을 둬, 음원 콘텐츠인 플로와 멜론, 동영상 콘텐츠인 유튜브와 웨이브가 탑재됐다. 또한, 줌 어플이 탑재돼, 차 안에서 화상 회의도 할 수 있다. 이제 단순히 달리는 기능만이 아니라 차 안에서 업무와 여가도 즐기는 복합 콘텐츠 모빌리티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대시보드에 탑재된 카메라는 운전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파악한다. 운전자가 보조석에서 동영상을 보는 탑승자로 눈을 돌리면 보조석 디스플레이는 운전석 자리에서 볼 수 없게 암전 처리된다.
이게 끝이 아니다. 벤츠와 티맵모빌리티는 업무 제휴로 11세대 E클래스부터 티맵 오토가 탑재된다. 이제 번거롭게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연결 없이 바로 내장된 티맵 내비로 경로 안내를 받게 된다. 이외에도 애플 지갑 어플에 E클래스 카드키 기능을 내장해,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로 차의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 이제 출근길 스마트키를 깜빡하고 갖고 오지 않아 다시 집으로 가는 번거로움은 없다.
스티어링 휠은 락투락 2.1회전 한다. 조향 반응은 벤츠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았다. 살짝 묵직하고 부드럽다. 녀석은 마치, “봤냐?”하고 으스대는 느낌이다.
최고출력 258마력/5,800rpm, 최대토크 40.8kg.m/2,000~3,200rpm 직렬 4기통 2리터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 변속기가 짝을 이뤘다. 가고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차 밖은 온갖 소음이 난무하지만, 차 안에서는 조용함만이 흐른다. 도심 속 운전이 아닌 조용한 풀숲을 나 홀로 걷는 유유자적한 느낌이다.
시속 100km 8단 1,500rpm에서 3단 4,700rpm의 엔진 회전수를 나타낸다. 노면의 소음 하나 없이 평온하고 조용하다.
시승차인 E300 4MATIC AMG 라인에는 어질리티 서스펜션이 장착됐다. 어질리티 서스펜션은 고속 주행 시 차체 높이가 15mm 높아져 역동적인 운전을 즐기기에 최적화됐다.
힘껏 녀석을 몰아붙이니 서스펜션은 더욱 단단해지며, 고속 주행에 최적화된 성능을 보여준다. 고속 주행 시 바람 소리는 귓가를 간지럽히는 수준으로 E클래스의 이중 접합 유리는 최적의 정숙성을 자랑했다.
주행 보조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플러스가 더해졌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인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은 차량 간격을 유지하며 자신만의 속도를 유지하고 유유자적하게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나간다. 급작스런 정체나 정지 상황에서도 녀석은 천천히 발걸음을 세우며, 탑승자를 안심하는 너그러움을 보여준다.
차에 내장된 360도 카메라는 좁은 주차장 통로를 빠져나갈 때도 유용하지만, 급격한 커브길에서 차선을 감지해, 차선 정중앙을 달릴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외에도 시속 100km 내에서 도로 위의 장애물에 대응하는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기능도 더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다.
이번 11세대 E클래스는 단순히 이동하는 자동차의 개념을 벗어나 이동하는 순간, 탑승자가 지루함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벤츠는 언제나 탑승자를 위해 다른 브랜드 대비 한발 앞서 나갔고, 이번에도 당연히 그런 모습을 보였다. 다음 12세대 E클래스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될지 11세대를 보며 기대를 갖게 만든다.
시승차는 E300 4MATIC AMG라인으로 가격은 9,39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