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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5 eDrive 40, 싱글모터 340마력 고성능의 하한선

세계 처음 한국에서 공개한 BMW 8세대 5시리즈의 전기차 모델 i5 e드라이브 40. ⓒautodiary

가끔 ‘진짜’ 놀랄 때가 있다. 지난 10월이 그랬다. BMW 5시리즈 신형 모델을 한국에서 세계 처음 공개한 것. 페이스 리프트나 이어모델이 아닌 풀체인지 모델을 한국에서 처음 선보였다. 상징하는 바가 크다. 가끔 한국 시장에 대한 상찬을 듣기는 했지만, 그저 듣기 좋으라는 립서비스 정도로 흘려듣곤 했다. 이번엔 진짜였다. BMW가 ‘5시리즈’를 그것도 ‘풀체인지 모델’을 공개하는 곳으로 한국을 택했다. 괜히 기분 좋아지는 얘기다.

이전 대비 90mm가 더 길어진 5,060mm다. 5시리즈는 중형이라는 공식은 이제 의미 없다. 너비는 1,900mm로 30mm, 높이는 1,515mm로 35mm를 각각 키웠다. 휠베이스도 20mm 늘어난 2,995mm다. ⓒautodiary

6년 만에 풀체인지를 단행한 8세대 5시리즈다. 전기차인 i5 e드라이브 40을 시승차로 택했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커진 몸을 드러냈다. 길이 5m를 넘겼다. 이전 대비 90mm가 더 길어진 5,060mm다. 5시리즈는 중형이라는 공식은 이제 의미 없다. 너비는 1,900mm로 30mm, 높이는 1,515mm로 35mm를 각각 키웠다. 휠베이스도 20mm 늘어난 2,995mm다.

BMW i5 eDrive 40의 아이코닉 글로우. ⓒautodiary

아이코닉 글로우는 그릴 경계를 따라 선명한 라인을 그리며 분명하게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바깥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로 완성된 주간주행등은 더 넓어진 차폭을 강조하고 있다. C 필러의 꺾인 선 호프마이스터 킨트에는 숫자 ‘5’를 음각으로 새겼다.

12.3인치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구성했다. 대시보드 상단엔 커브드 디스플레이뿐이다. 버튼을 치우고 터치스크린으로 채웠다. 버튼들은 모두 아래로 몰아넣었다.

12.3인치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구성했다. ⓒautodiary

조명이 실내를 압도한다. 굵은 면으로 실내를 둘러 은은한 조명을 사용했다. 조명은 이제 아주 중요한 인테리어 디자인 요소로 자리잡았다. 기어 레버와 햅틱 피드백이 적용된 컨트롤 패널은 크리스털 소재를 사용해 반짝이는 보석의 느낌을 살렸다.

81.2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했다. 모터 하나를 후륜에 배치해 뒷바퀴 굴림으로 움직인다. 최고출력은 340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이다. ⓒautodiary

81.2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했다. 모터 하나를 후륜에 배치해 뒷바퀴 굴림으로 움직인다. 최고출력은 340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이다. 340마력이 이 차의 성격을 잘 말해주고 있다. 탁월한 고성능 대신 일상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이다. 공차중량 2,250kg인 차체를 끌고 6.0초 만에 시속 100km를 터치한다고 메이커는 밝히고 있다. 340마력, 6초. 고성능의 하한선 같은 숫자다.

GPS 계측기를 장착하고 시속 100km 가속 테스트를 직접 했다. 5.97초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6.26초가 가장 늦은 기록으로 편차가 크지 않았다.

주행 안정감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탁월했다. 가장 무거운 배터리를 미드십에 넣고 뒷바퀴를 굴려 움직인다. 주행 질감이 나쁠 수 없는 구조다. 점차 속도를 높여 고속주행에 접어들어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을 보여준다. 전기차의 구조적 강점에 BMW의 엔지니어링이 만드는 탁월한 주행 안정감을 맛볼 수 있다.

아이코닉 사운드는 좀 더 다이내믹한 느낌을 살리기 위한 음향 효과다. 개인적으로는 이처럼 인위적인 소리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끄고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속도를 높여 바람 소리가 커지는 구간에서는 아이코닉 사운드가 제법 듣기 좋은 소리로 바람 소리를 덮어준다. 고속주행에서는 아이코닉 사운드가 열일한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385km로 국내 인증을 받았다. BMW코리아 측 설명으로는 21인치 타이어를 장착해 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국내 판매는 19, 20인치 타이어를 사용하니 그만큼 연비는 더 좋아진다는 얘기다.

실제로 그렇다. 계기판 정보는 영하 4도, 배터리 잔량 82%, 주행가능거리 338km였다. 날씨가 좋았다면 450km까지는 충분히 달릴 수 있지 않을까?

급속 충전은 205kW까지 대응하지만 기온 0.5도에서 최대 86kW까지만 대응했다. 그만큼 충전 속도는 늦어진다. 추운 날씨에 야외 충전기라 충전 효율은 그리 좋지 않았다. 실내 충전소였다면, 기온이 좀 더 높았다면 충전 효율은 더 좋았을 것이다.

기온 0.5도에서 급속충전하는 계기판 정보. ⓒautodiary

DC 급속 충전은 최대 205kW까지 대응하고 10~80%까지 30분이면 충전 가능하다는 게 BMW의 설명이다. 최적의 조건에서 가능한 얘기다. AC 완속 충전은 11kW까지 대응한다. 0~100%
까지는 8시간 15분 정도가 걸린다.

넓은 화면에 선명하게 보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autodiary

많은 이들이 전기차의 주행가능거리에 집착한다. 1,000km를 달리는 차까지 만든다고 하니 대단한 일이기는 한데 그럴 필요 있을까? 멀리 가기 위해 배터리를 크게 만들면 무겁고 연비가 안 좋아진다. 충전 시간도 오래 걸린다. 주행가능거리가 짧으면 배터리 무게를 줄여 연비를 좋게 할 수 있고 충전도 빨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주행가능거리 300km 이상이면 큰 문제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각자 입장에서 판단할 일이다.

파주-서울 간 55.9km를 경제운전으로 달린 연비. 6.0km/kWh를 기록했다. ⓒautodiary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은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스톱&고, 차간거리 제어, 차선유지 보조는 물론 차선 변경까지 부드럽게 지원한다.

주차지원도 한다. 주차 및 후진 보조를 포함하는 파킹어시스트 프로페셔널 기능이다. 최대 200m까지 자동 주차 또는 저장된 주행을 수행한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 차에서 내려서 주차 및 제어가 가능하다. 차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하나씩 늘고, 운전자는 그만큼 할 일이 없어진다. 운전에서 해방일 수 있고, 운전하는 재미를 잃어버리는 것일 수도 있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녹화된 경로로 주행할 수 있다. My BMW 앱을 이용하면 차에서 내린 상태에서 차를 주차 시킬 수 있다. ⓒautodiary

판매가격은 9,390만원~1억170만원으로 최대 140만원까지 취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보조금은 없다. 내 돈 내 산이어서 오히려 속 편하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안드로이드 오토를 활성화하면 계기판에 보이던 내비게이션 지도가 사라지고 방향 표시 정도만 나타난다. T맵이나 네이버맵 등 안드로이드에서 작동하는 지도가 표시되지 않는 것. 안드로이드 오토가 불편해진다.
전기차치고는 공간이 좁다. 센터터널이 높게 솟은 뒷좌석이 그렇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니어서 어쩔 수 없다. 전기차 특유의 넓은 공간을 이 차에서는 기대해선 안 된다.

뒷좌석 공간을 제한하고 있는 센터터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니어서 공간은 제한적이다. ⓒautodiary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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