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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의 멋과 향기 ‘GV80 쿠페’

제네시스 GV80이 부분 변경 모델로 교체하면서 쿠페를 추가했다. ⓒautodiary

멋진 디자인에 프리미엄의 향기를 더했다. 한발 한발 계속되는 제네시스의 진화. 제네시스 GV80이 부분 변경 모델로 교체하면서 쿠페를 추가했다. 오늘의 파트너는 제네시스 GV80 쿠페다.

GV80 쿠페의 앞모습. ⓒautodiary

제네시스 브랜드로 만든 첫 SUV인 GV80은 2020년 1월 출시 이후 국내외에서 누적 판매량 17만 대를 넘겼다. 신형 모델은 3년 9개월여 만에 선보이는 부분 변경 모델이다. 지난 4월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콘셉트 모델을 공개했고 이제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 두 개의 파워트레인 2.5 터보와 3.5 터보에, 쿠페 전용으로 415마력짜리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를 추가했다. 사진은 제네시스 GV80 쿠페 3.5 터보. ⓒautodiary

기존 두 개의 파워트레인 2.5 터보와 3.5 터보에, 쿠페 전용으로 415마력짜리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를 추가했다. 시승차는 제네시스 GV80 쿠페 3.5 터보다.

SUV에 지붕을 쿠페 라인으로 마감했다. 디자인이 한층 더 멋있어 보인다. 쿠페 투입은 라인업을 확장해 소비자 선택폭을 넓혔다는 의미가 크다. 멋있지만 공간이 좁다는 게 쿠페의 정석이다. 뒤가 낮아 2열 머리 위 공간이 좁아진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는 것. 이를 확인해 보려 뒷좌석에 앉았는데 머리 위 공간이 좁지 않다. 완성도 높은 멋진 디자인으로 장점은 취했고, 쿠페임에도 공간은 비좁지 않게 만들어 단점은 비켜 갔다. 손톱만큼도 손해 보지 않고 실속을 차리고 있다. 얄미울 정도로 야무지게 만들었다.

더블 레이어드 지-메트릭스 그릴과 제네시스의 윙 엠블럼. ⓒautodiary

더블 레이어드 지-매트릭스 패턴 그릴에 MLA(Micro Lens Array) 타입의 LED 램프를 두 줄로 배치했다. 확장된 에어 인테이크와 액티브 에어플랩이 특징이다.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는 면 발광 타입이다. 뒤에서 보면 면 발광이 주는 따뜻한 느낌이 살아난다. 앞뒤 모두 두 줄의 램프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쿠페 전용으로 사용되는 휠은 20인치와 22인치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터치 버튼으로 두 개의 향을 세 단계로 조절하며 향을 누릴 수 있다. ⓒautodiary

도어를 열면 향기가 먼저 반긴다. 두 개의 향을 내장했다. 터치 버튼을 사용해 세 단계로 조절하며 향을 누릴 수 있다. 눈과 손에 앞서 코가 인테리어의 품격을 느낀다.

실내는 독특한 패턴을 적용해 쿠페의 특성을 살렸다. 다이아몬드 패턴을 적용한 시트는 몸을 편안하게 받아준다. 27인치 모니터를 사용했다. 두 개의 모니터를 나란히 연결한 게 아니다. 모니터 하나로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스크린을 모두 커버한다.

단정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마무리한 인테리어. ⓒautodiary

물리적 버튼 대신 스크린 터치로 대부분 기능을 선택한다. 터치 반응이 빠르다. 최고 사양의 스마트폰 수준이다. 음성명령 시스템도 빠르다. 버튼을 눌러 목적지 설정하고 안내받기까지의 과정이 기다림 없이 마치 대화하듯 흐른다. 뭔가를 묻거나 지시하면 빠릿빠릿 움직인다.

V6 3.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380마력의 힘을 낸다. 8단 변속기를 쓴다. 최대토크는 54.0kgm. 네 바퀴 굴림으로 움직인다. 공차중량이 2,230kg이니 마력당 무게는 5.86kg이다. 시속 100km 가속시간은 6초 전후가 되겠다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증강현실을 적용한 네비게이션을 계기판에 띄울 수 있다. ⓒautodiary

눈발이 날리는 오후 파주로 향하는 자유로에 올랐다. 380마력은 언제든 쏜살같이 달려 나가는 힘이다. 그 힘을 다 쓸 일은 거의 없다. 시속 100km 전후의 일상 주행 영역에서는 조용하고 차분했다. 뒤창까지 이중접합 유리를 사용했고, 타이어에도 흡음 기능을 넣었고, 엔진 마운팅 컨트롤 유닛도 2세대로 업그레이드했다. 그만큼 소음 진동 관리에 신경 썼다는 의미다.

SUV에 멋을 더해 쿠페 스타일로 완성한 모습. ⓒautodiary

소리를 잘 다루고 있다. 100km/h 전후까지 영역에서는 소리를 억누른다. 그 이상 빨라지면서 소리를 계속 누르고 있기 힘들면 액티브 사운드가 작동하면서 울림이 큰 듣기 좋은 사운드로 소리를 만져준다. 약간의 인위적인 느낌은 남아 있지만 이전에 비하면 매우 자연스럽게 만졌다. 인위적인 소리가 싫다면 액티브 사운드 기능을 끄면 된다. 자연스러운 엔진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이 영역에서는 액티브 사운드를 끄는 게 좋다.

리어컴비네이션 램프는 두 줄로 마감해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담았다. 따뜻한 느낌의 면발광 램프를 사용했다. ⓒautodiary

액티브 사운드는 속도가 아주 빠를 때 진가를 발휘한다. 점점 세지는 바람 소리를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액티브 사운드를 끄면 엔진 소리와 바람 소리가 범벅이 되는데, 액티브 사운드를 켜면 바람 소리가 현저하게 작게 들린다. 아주 빨리 달릴 땐 액티브 사운드 켜고 달리는 것을 추천한다.

제네시스 GV80 쿠페의 앞모습. ⓒautodiary

단단한데 부드럽다. 서스펜션이 그렇다. 못생긴 미녀, 돈 없는 부자 같은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그렇다. 부드럽게 움직이는데, 노면 충격이 올 때 혹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단단하게 반응한다. ‘단단한데 부드럽다’는 이 말도 안 되는 반응이 자동차에서는 가능함을 제네시스가 증명하고 있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도 이런 특성에 한몫한다. 카메라와 GPS를 이용해 도로 상태를 파악해 서스펜션 특성을 세심하게 조절해 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넓은 화면에 선명한 그래픽으로 다양한 정보를 보여준다. ⓒautodiary

AWD가 서스펜션의 특성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 그렇다. 안정적인 구동력으로 차의 안정감을 높여 준다. 마침 기온은 떨어지고 눈발이 날리는 날씨여서 AWD가 더 믿음직스럽다. 에코 컴포트 스포츠 마이 드라이브 등 온로드 주행모드 외에 오프로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터레인 모드가 있어서 오토, 스노, 머드, 샌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사륜구동의 장점을 제대로 확보하고 있다.

디자인과 동력성능이 경쟁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월등한 수준을 자랑한다. 수준 높은 음성명령 시스템, 디지털 키, 지문 인증, 카페이 등등 수입차에서 만나기 힘든 기능들이 제네시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안에는 꽉 차게 들어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선도하는 수준이다.

제네시스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autodiary

차선변경 지원 시스템은 이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차선이 점선 구간에서 왼쪽 혹은 오른쪽에, 즉 차선변경 할 곳에 공간이 비어있으면 방향지시등을 켜고 스티어링휠을 쥐고 있으면 차가 스스로 차선을 변경한다. 굳이 따지자면 운전자가 핸들을 쥐고 있으니 운전자가 차선 변경하는 것을 주행보조시스템이 ‘보조’해 주는 것이지만, 실제로 운전자는 핸들을 쥐고 아무 힘도 주지 않고 있으니 차가 알아서 차선을 바꾼 것이다. 법적으로는 운전자는 항상 핸들을 쥐고 있어야 한다.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운전자의 행태를 바꾸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GV80 쿠페의 뒷모습. ⓒautodiary

시속 90km에서 8단 1,300rpm을 마크했다. 3단에서는 4,000rpm이다. 8단 변속기를 사용해 낮은 회전수에서도 빠른 속도를 확보할 수 있는 것. 연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당연히 회전수를 높이면 좀 더 강한 성능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시속 90km에서 브레이크를 강하게 작동시켰다. 브레이크 페달은 생각보다 부드럽게 밟혔다. 비상등이 스스로 작동했고, 안전띠가 몸을 낚아채듯 잡아당기며 고정시켰다. 앞으로 처박혀야 할 차체는 수평을 유지하며 아래도 가라앉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높은 차체를 가진 SUV인데 매우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제동을 마무리했다.

파주-서울간 55km를 달리며 연비를 살펴봤다. 공인복합 연비는 7.8km/L. 3.5리터 대배기량에 무거운 차여서 식욕도 왕성하다. 금요일 저녁 러시아워를 뚫고 1시간 50분 만에 55km를 달린 후의 연비는 9.4km/L였다. 두 자릿수 연비가 아니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도로가 꽉 막힌 러시아워를 달렸는데 공인복합 연비보다 확실히 우수한 연비를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55.5km를 움직이는데 1시간 50분이 걸렸다. 교통체증에도 불구하고 공인 복합 연비보다 더 좋은 연비를 기록했다. ⓒautodiary

GV80 쿠페 3.5 터보 판매가격은 풀옵션 기준으로 1억원 안팎으로 보면 된다. 2.5 터보가 기본 가격 8,255만원이다. 가솔린 3.5 터보는 420만원을 더 내서 8,675만원이다. AWD는 기본 제공한다. 여기에 외장 유광은 무료, 무광은 70만원, 22인치 휠·타이어(120만원), 내장 쿠페 디자인 셀렉션Ⅱ(150만원), 파퓰러 패키지(640만원), 파노라마 선루프(140만원), 컨비니언스 패키지(255만원), 빌트인 캠 패키지 (85만원) 등을 더하면 1억 65만원 ~ 1억 135만원 정도가 된다. 풀옵션 1억원 보면 크게 틀리지는 않겠다.

비슷한 크기의 원형으로 만든 두 개의 조작레버. 인포테인먼트 조절 레버는 헐겁고 가볍다. ⓒautodiary

오종훈의 단도직입
음성명령으로 음성 인식 기능을 활성화하지 못한다. “안녕 BMW” “헬로 벤츠”처럼 “안녕 제네시스”를 알아들으면 좋겠는데 이게 안 된다. 차창 열어줘, 온도 올려줘, 실내 온도 22도, 뉴스 읽어줘, 삼성전자 주가, 엉따, 뒤창 열어줘, 선루프 열어줘, 유머 해봐 등등 아주 까탈스런 주문에도 일일이 빠르게 대응하는데 단 하나 “안녕 제네시스”를 못 알아듣는다.
변속레버와 인포테인먼트 조작 레버가 비슷한 크기의 원형 레버여서 잘못 조작할 수 있다. 게다가 위에 자리한 조작 레버는 조작감이 가볍고 헐겁다. 고급스러운 반응과는 거리가 있다. 이 부분 전체적으로 다시 디자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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