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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Q4 스포츠백 e-트론, 성능보다 실용

아우디 Q4 스포트백 40 e-트론. 아우디의 컴팩트 전기 SUV다.

전기차의 본질을 잘 간직하고 있다. 배출가스 없는 친환경차의 존재 이유에 충실한 것. 차급에 비해 넓은 공간을 확보해 실용성을 높였다. 성능보다 실용을 앞세우는 차다.

전형적인 SUV보다 스타일이다. 4,590×1,865×1,620mm 크기에 휠베이스 2,765mm로 컴팩트 SUV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30리터에 최대 1,460리터까지 확장된다.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4개 형태로 점등된다. 헤드램프 형태까지 선택할 수 있는 것. 디지털 라이트 시그니처 기능이다.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을 사용해 덩치에 비해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앞바퀴의 조향각을 확장해 회전직경을 10.2m로 줄였다. 스티어링휠은 3.2 회전한다.

루프 라인은 뒤로 가면서 낮아지는 쿠페 스타일로 멋을 부렸다. 뒷좌석 머리 윗공간이 좁지 않을까, 직접 앉아보니 손바닥 두 개 겹치는 정도가 남는다. 무릎 앞으로는 주먹 두 개 공간이다.

인테리어 대시보드도 직선과 각을 살려 멋을 냈다. 시트에 앉아 브레이크를 밟고 변속레버를 D로 옮기면 바로 출발이다. 시동 버튼을 따로 누르지 않아도 된다. B 모드를 이용해 회생제동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패들을 이용하면 회생제동 기능을 3단계로 제어할 수 있다. B 모드를 잘 활용하면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82.4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해 1회 충전으로 409km를 달린다. 이전보다 52km나 더 멀리 갈 수 있다. 주행가능 거리는 이제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수준이다. 봄가을에는 500km까지도 넘볼만한 수준이니 국내 어디든 중간 충전 없이 도착할 수 있겠다. 물론 한겨울에는 주행가능 거리가 많이 짧아진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이 차의 저온 주행가능 거리는 269km다.

실생활 속에서 주행가능 거리는 조금 짧아진다. 배터리를 100% 사용할 수 없어서다. 배터리 보호를 위해 80%만 충전하라는 게 대부분 메이커의 권고사항이다. 배터리 잔량 10% 정도에서는 충전해야 한다. 결국 배터리 사용 가능 구간이 최저 10%에서 최고 80%라고 본다면 배터리 용량의 70% 정도 사용하게 된다. 시승차의 경우 평소 300km, 겨울철 200km 정도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가장 보수적으로 계산했을 때 이렇다는 말이다.

전기 모터는 뒷차축에 배치돼 후륜구동으로 움직인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31.6kg.m의 힘이 뒷바퀴에 걸린다. 가장 무거운 배터리가 미드십에 자리하고 있어 주행 안정성은 최고 수준이다. 엔진으로 치면 미드십 엔진 리어 드라이브 구조인데 실제로는 이보다 더 좋은 주행 질감을 구현한다. 아우디는 콰트로지만, 후륜구동이어도 괜찮았다. 전기차니까.

조향 특성은 뉴트럴에 가깝다. 흔히 뒷바퀴 굴림은 오버 스티어, 앞바퀴 굴림은 언더 스티어 특성을 보인다고 하지만 이는 엔진차의 경우일 뿐, 미드십에 배터리를 배치하는 전기차는 중립적인 특성을 보인다.

게다가 조용하니 금상첨화다. 뒷바퀴가 밀고 가는 조용한 케빈. 일상 주행 영역에서 부정할 수 없는 주행 특성이다. 적어도 시속 100km 전후의 속도까지는 그렇다. 무리해서 과속하지 않는 한 안정된 주행, 편안한 실내를 누릴 수 있다. 최고속도 시속 160km에서 제한됐다고 하지만 굳이 그 속도를 확인할 필요는 없다. 속도를 올릴수록 배터리와 모터의 효율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아우디 Q4 스포츠백 40 e트론의 시속 100km 가속 테스트 기록.

공차중량이 2,150kg이다. 204마력으로 그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 마력당 무게는 10.53kg으로 조금 무거운 편이다. 하지만 메이커 발표로는 8.5초 만에 시속 100km를 주파한다. 힘과 무게의 비율을 감안하면 기대보다 빠른 가속 성능이다. 실제로 GPS 계측기를 달고 가속 테스트를 해도 비슷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순간 가속은 역시 전기차답다. 다이내믹 모드를 선택하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한 번에 밟으면 훅~하고 낚아채듯 차체를 밀고 달린다. 뒤에 255/45 R20, 앞에 235/50 R20 사이즈의 타이어를 끼웠다.

공인복합 연비 4.8km/kWh로 인증받았으나 작정하고 달리면 훨씬 더 좋은 연비를 만나게 마련이다. 파주-서울간 56km 실주행 연비 7.6km/kWh를 기록했다. 놀라운 효율이다. 이 연비를 유지한다면 1회 충전으로 600km도 달릴 수 있겠다.

증강 현실이 적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갈림길에서 화살표를 띄워 정확하게 방향을 알려준다.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순간에 알려준다.

아우디 Q4 스포츠백 40 e 트론은 기본형과 프리미엄 두 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기본형 6,570만 원, 프리미엄은 7,270만 원이다. 국고 보조금 241만 원, 서울시 보조금 63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기차 살 사람은 다 산 것일까. 쾌속 질주하던 전기차 시장이 주춤거리고 있다.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연말을 앞둔 시점까지 남아 있다. 전에 없던 일이다. 예년 같으면 벌써 보조금이 바닥나있을 시기지만, 올해는 아니다. 전기차 보조금이 남는다. 보조금 줘도 안 산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급기야 값을 깎아주고, 보조금도 조금 더 얹어준다고 한다. 역발상, 이럴 때가 전기차를 살 때다. 조건을 잘 살펴보고 판단해 보길 권한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독일 차라 그런가 한국말을 잘 못 알아듣는다. 목적지로 ‘강남역’을 말하면 ‘교대역’에는 교회를 찾는 식이다. 하도 엉뚱한 답이어서 음성명령 기능을 포기하게 만든다. 대폭 개선이 필요하다. 이 정도라면 차라리 없애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룸미러를 통해 뒤를 보면 거울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선이 거슬린다. 리어 스포일러가 룸미러 한가운데에 딱 걸리는 것. 시야 확보에 크게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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