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의 ‘모빌리티’ 전환이 빠르다. 어지러울 정도다. 모터쇼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모터쇼라는 말은 이제 사라졌다. 전세계 주요 모터쇼가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바꾸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로 불리던 IAA는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바꾸며 장소도 뮌헨으로 옮겼다. 유럽 최대 모터쇼의 변화다.
4일 개막한 IAA는 진짜 모빌리티쇼였다. 자동차 회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안방주인격인 폭스바겐 벤츠 BMW 정도가 전시장을 운영했고 독일 바깥에서는 르노와 중국 업체들 뿐이었다. 현대차 기아 역시 참가를 안한 대신 현대모비스가 참가했다. 그나마 현대모비스는 전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며 비밀스런 모습을 보였다.
일본 업체들도 사라졌고 GM, 포드, 스텔란티스, 볼보 등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전세계 모든 브랜드가 참여했던 IAA였는데, 이제는 안방 주인들 중심의 잔치에 불과한 모습이다. 참여하는 자동차 메이커들의 면면을 중심으로 본다면 ‘국제’ 행사로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빈틈이 너무 컸다.
전기 전자 반도체 업체들이 그 빈틈을 채우고 있었다. 삼성전자가 삼성 SDI,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고 참가했다. 최신형 반도체와 배터리, 디스플레이 장치들이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빈틈을 채우는 또 다른 주체는 중국이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BYD를 비롯해 중국 자동차 업체들 참여가 크게 늘었고,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중국의 약진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자동차는 어디로 갔는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전시장을 떠나며 드는 생각이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