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편의가 향상됐다. 부드러운 주행 감각에 강력한 동력 성능을 얹었다. 렉서스의 베스트 셀링 SUV, 신형 RX와 렉서스의 첫 전용 전기차 RZ다. 신형 RX와 RZ는 기존 렉서스에서 일취월장해, 기존 고객들이 갖고 있는 렉서스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RX는 렉서스의 오늘이다. 렉서스의 주력 SUV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중 하나다. RZ는 렉서스의 내일이다. 브랜드의 첫 전기차로 렉서스의 내일이다.
렉서스코리아는 22일 자사의 간판 SUV 모델, 신형 RX와 첫 전용 전기 SUV, RZ 출시 기념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일대를 달렸다.
RX는 2001년 국내 첫 출시 이후, 진보를 거듭하며, 현재의 5세대 모델까지 이어오고 있다. 5세대 신형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발전했다. 기존의 거대한 그릴은 사라지고, 심리스 타입의 스핀들 바디를 적용해, 렉서스만의 독특한 인상을 만들어냈다. 렉서스 디자인의 중점이라 할 수 있는 L-Shape 주간 주행등은 심리스 디자인을 돋보이게 날렵한 모습으로 다듬어졌다. 후면부의 일자형 리어램프는 렉서스만의 고급스러우면서도 정갈한 디자인을 만들었다.
5미터급 덩치들이 넘쳐나는 세상. 4,890×1,920×1,695mm의 크기는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 않다. 2,850mm의 휠베이스다. 2열 착석 시 주먹 두 개의 여유분과 머리 위로 주먹 하나의 공간이 있다. 손가락 두 마디 높이의 센터터널이 있다. 2열 가운데 앉을 시, 머리 위로 손 바닥을 눕힌 공간이 있어 불편하지 않다. 2열 송풍구 아래 C타입 USB 커넥터가 있다. 온 가족 여행 시 적어도 스마트폰 충전 문제로 싸울 일은 없겠다.
RX에는 타즈나(Tazuna) 컨셉이 적용됐다. 타즈나 컨셉은 승마에서 사람과 말이 교감하듯, 운전자와 차량의 교감을 이룬다는 의미다. 렉서스는 RX에 운전석 계기판과 14인치 터치식 계기판을 일체형으로 업그레이드 했고, 여기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추가해. 운전자와 차의 교감을 높이기 위한 집중도를 높였다. 다만 RX에 내장된 내비게이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연동되지 않는 점은 아쉽다.
락투락 조향비는 2.7회전을 한다. 살짝 묵직하며, 부드럽다.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46.9kg.m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짝을 이룬다. 여기에 후륜의 76KW (103마력) 전기모터가 더해져, 시스템 총합 371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RX에는 전자제어 가변식 서스펜션이 장착됐다. 강원도의 불규칙한 노면을 걸러낸다. 오로지 운전자가 느낄 수 있는 것은 노면의 잔잔한 진동이 느껴진다. RX에는 에코, 노멀, 스포츠 세 가지 주행모드가 적용됐다. 주행모드가 에코에서 노멀에서 스포츠로 바뀔 때는 붉은 색으로 바뀌며, 계기판에 rpm 모드도 나타난다.
계기판이 붉은 색으로 바뀌자마자, 붉은 깃발을 흔들고 약올리는 투우사를 본 황소 마냥 RX는 전속력으로 돌진한다. 부드럽고, 소프트한 주행 대신 역동적이고 힘이 넘친다. 잠에서 깨어난 승냥이의 울음소리처럼 카랑카랑한 엔진음이 들려온다.
하이브리드인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바람소리와 노면의 소음은 잔잔하다. 마치, 푹신한 이불 위에서 부드럽게 스텝을 밟고 있는 느낌이다.
와인딩 코스에서 RX는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조향 성능을 보여준다. 특히, RX에 있는 다이내믹 리어 스티어링은 뒷바퀴와 앞바퀴를 같은 방향, 혹은 반대방향으로 최대 4도 조향을 해, 굴곡진 코스가 많은 강원도의 산 비탈길을 부드럽게 탈출한다.
이어서 RZ에 몸을 실었다. 전면부의 스핀들 보디, 후면의 일자형 리어램프는 RX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4,805×1,895×1,635mm의 사이즈로 RX보다 살짝 작지만, 휠베이스는 2,850mm로 RX와 같다. 단, 낮은 전고 때문에 2열 가운데 착석 시 머리가 천장에 닿는 불편함이 있다.
RZ에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적용됐다. 비 오는 날, 잠시 천장에 맺힌 빗방울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RZ에는 탄소절감을 위해, 친환경 소재인 울트라 스웨이드 시트가 장착됐다. RX와 같이 운전석 계기판과 14인치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이어졌다.
RZ는 71.4KWh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돼,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44.4kg.m의 동력 성능을 자랑한다. 배터리 충전 시 최대 377km를 갈 수 있으며, KWh당 5.4km의 복합 전비를 실현했다.
마치 멀리뛰기 선수가 도움닫기를 하기 위해 힘차게 전력질주하는 것과 같은 느낌. 기존 렉서스의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먼 강력한 동력성능을 만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내가 알던 그 친구가 아닌 듯한 느낌이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기 때문에 노면의 소음이나 풍절음이 더욱 잘 들린다. 조용해서 시끄러운, 역설이다. 그러나 RZ는 이중 접합 유리와 흡음재 등의 사용으로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을 차단했다. 고속 와인딩을 즐기는 순간에는 우주선을 탄 느낌이다. 바깥과 완전하게 격리된 색다른 기분이다. 에코, 노멀, 스포츠 모드 등이 적용돼있지만, 체감상 주행 질감 차이는 크지 않다.
5세대 RX와 RZ는 운전자의 편의 향상과 강력한 동력 성능이 더해져,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기존 렉서스 고정 고객층에 더불어 새로운 고객들까지 확보하겠다는 렉서스의 전략이다. 그 전략은 신형 RX와 RZ로 운전의 재미를 느끼고 싶어하는 신규 고객들을 창출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시승차는 RX 500h F SPORT Performance로 가격은 1억 1,560만 원 이며, RZ 450e 럭셔리 9,250만 원 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