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영광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과거의 유산에 지속적인 혁신과 노력을 더해 새로운 결과물을 창조했다. 토요타의 플래그십 모델인 ‘크라운 크로스오버’다.
강원도 정선에서 강릉까지 왕복 152km의 구간에서 토요타 크라운 크로스버를 시승했다. 크라운은 토요타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1955년 생산이 시작됐다. 이후 68년 동안 15번의 모델 변화가 이뤄졌고, 16번째 모델이 한국에 왔다.
16세대 크라운은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모습이다. 전면부의 해머 헤드 디자인과 수평으로 가르는 주간 주행등, 전면부의 유광으로 덧칠된 검정 그릴은 새로운 시대 크라운의 얼굴을 상징한다. 후면부 전체를 가로지는 일자형 헤드램프는 안정감을 강조한다.
4,980×1,840×1,540mm의 사이즈다. A필러에서 C필러까지 이어지는 곡선의 루프라인과 윈도우 벨트라인의 볼륨감은 역동적이고 섹시한 크로스오버를 만들어냈다. 2,850mm의 휠베이스를 갖고 있다. 2열 착석 시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의 공간이 들어가며, 머리 위로 주먹 하나가 꽉차게 들어간다. 센터터널은 손가락 길이만큼 올라온다.
운전석 계기판과 12.3인치의 터치 모니터가 하나로 이어져, 정갈하고 단정한 용모를 나타낸다. 센터페시아 하부에는 스마트폰을 수직으로 세워 충전할 수 있는 무선 충전 거치대가 적용돼, 무선 충전 시 단단하게 고정 시켜준다.
스티어링휠 락투락 조향비는 2.6회전을 한다. 조향 반응은 묵직하면서 상당히 부드럽다. 전형적인 고급 세단 조향반응이다.
가장 먼저 만난 녀석은 2.4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 2.4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은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다이렉트 시프트 6단 자동변속기와 합을 맞춰, 시스템 총합 최고 출력 348마력, 최대토크 46.9kg.m의 부드럽고 강력한 힘을 낸다.
주행모드에 맞춰 에코, 노멀, 스포츠, 스포츠 +, 커스텀으로 변환할 수 있다. 시속 100km. 크라운 크로스오버에 적용된 가변 제어 서스펜션은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보여준다. 마치, 잔잔한 호숫가를 산책하는 부드러운 발걸음이다.
그 조용하고 부드러운 산책을 거친 뒤 강하게 몰아세웠다. 차는 하이브리드 특유의 시끄러운 모터음 대신 부드럽고 강하게 반응한다. 전속력 질주, 바람소리가 귓가를 강하게 스치고 지나간다. 또한, 2열 착석 시에는 뒷바퀴의 휠 하우스를 통해 노면의 소음이 전달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됐지만, 내비와 연동되지 않는다. 다른 경쟁사 메이커는 과속 단속 안내와 톨게이트 정보까지 나오는 점에서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2.5 하이브리드로 차량을 바꿨다. 상위 트림인 2.4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대비 많은 옵션이 빠져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패들 시프트가 없다. 상급 모델에서 갑자기 하위 트림으로 내려가니 허전한 기분이다. 그래도 시스템 총합 출력 239마력, 최대토크 22.5kg.m의 직렬 4기통 2.5리터 하이브리드 엔진과 무단변속기 조합은 최적의 도심 주행을 선사한다. 전륜의 맥퍼슨 스트럿과 후륜의 멀티링크 서스펜션으로 안정적이고 단단한 주행 반응을 확보했다.
토요타 크라운에는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인 주행보조 시스템이 장착됐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은 주변 흐름에 맞춰 움직인다.
차선 추적 어시스트는 장거리 운전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로 커브길 차선을 이탈하는 경우 경고음과 조향 개입을 통해 안전한 주행을 유지해준다. 능동형 주행 어시스트를 통해 전방의 상황을 인식하고, 속도를 미리 제어하거나 조향반응에 개입하여 주행 안전을 도와준다. 이외에도 주차 보조 브레이크 기능이 적용돼, 주차 도중 장애물이나 보행자를 인식하여 주차 중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크라운은 69년동안 쌓아온 토요타의 유산이다. 토요타는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혁신을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2.4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라는 엔진 개발을 통해 새로운 하이브리드를 창조했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넘어가는 과도기, 토요타는 자기 자신만의 새로운 옷을 입으며, 한 발 전진해 나가고 있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