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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저 랩터& 와일드 트랙’ 뜨거운 여름 제대로 즐길 포드의 최신병기

국방색의 거대한 근육질의 맵시에 첨단 디지털 장비를 장착한 용사다, 아스팔트에서는 물론 비포장도로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인다. 놀랍도록 빠른 반사신경으로 위험을 해처나간다. 포드의 픽업트럭 레인저(Ranger)다.

포드의 픽업트럭 레인저 랩터와 와일드 트랙을 25일 서울 서초구 마제스타 시티에서 경기도 이천까지 왕복 180km 구간 시승을 진행했다.

포드 레인저는 1983년 북미에서 첫 판매를 시작한 정통 픽업트럭으로 40년 동안 4번의 모델 변화를 거쳤다. 국내에는 지난 2021년 3세대 모델부터 수입됐고, 올해 3월, 4세대 신형 모델이 판매를 시작했다.

랩터와 와일드 트랙의 전면 시그니처 C 모양의 LED 헤드 램프는 멀리서 봐도 강인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좌측 전면 국방색 데칼 디자인을 넣어 레인저, 즉 유격대와 같은 아우라를 발산한다.

랩터와 와일드 트랙은 전 세대 대비 길이가 줄어들었다. 랩터 (5,380×2,030×1,920mm)는 기존 구형 (5,560×2,030×1,870mm) 대비 180mm 길이가 짧아지고, 50mm 높아졌다. 와일드 트랙은 (5,370×1,920×1,885mm) 기존 모델 (5,490×1,870×1,850mm) 대비 길이가 120mm 줄었다. 그러나 휠베이스는 3,220mm에서 3,270mm로 50mm 늘어났다.

2열 착석 시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 머리 위로 주먹 하나와 손바닥을 눕힌 여유가 있다. 충분한 공간이다. 센터터널은 손가락 길이에서 한 마디 이상 더 되는 높이다. 그러나 2열 가운데 착석해도 머리 위로 여유가 있다. 중앙에 앉아도 불편함은 크지 않다.

12인치 대형 터치 스크린이 세로로 배치됐다. 이를 통해 공조장치 조절, 애플 카플레이 혹은 안드로이드 오토 설정 등을 할 수 있다.

랩터와 와일드 트랙 모두 락투락 조향비는 3.3회전을 한다. 와일드 트랙의 조향반응은 살짝 묵직하면서 부드러운 반면, 랩터의 조향은 와일드 트랙보다 살짝 더 무겁다. 요즘 나오는 픽업트럭의 조향과 대비된다.

두 차에 모두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장착됐다. 경쟁 픽업에 없는 장치다. 엔진 정지 기능인 ISG (Idle stop go)도 적용됐다. 더불어 오토 홀드 기능이 장착돼,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순간, 브레이크를 계속 밟고 있지 않아도 된다.

가장 먼저 만나본 녀석은 레인저 랩터. 송풍구의 붉은 색 포인트와 스티어링 휠, 시트에 마감된 빨간 스티치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최고출력 205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2리터 바이터보 디젤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합을 맞춘다. 도심 주행, 285/70R17 오프로드 타이어를 통해 잔잔한 노면의 진동이 올라온다.

시속 100km 9단 1,600rpm에서 4단 4,200rpm 구간에서 엔진이 회전한다. 근육질의 랩터는 잘 훈련된 특수부대원처럼 힘 자랑에 나선다. 그 힘은 능숙하고 정갈하다. 완전 군장으로 신속하고 저돌적으로 적진에 달려드는 모습이다.

오로지 노면의 진동만 느껴진다. 저속에서 걸걸하게 들리던 엔진음도 고속에서는 조용하다. 엔진회전수는 3,000rpm을 나타내지만, 충분한 힘이 남아있다. 바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조용하다.

랩터에는 셀렉터블 드라이빙 모드가 있다. 필요시에 따라 2륜 모드와 4륜 구동 모드를 오갈 수 있다. 2륜에서 상시 사륜구동 모드인 4A로 바꿨다. 랩터는 노면이 불규칙한 오프로드를 조심스럽게 나아간다.

지뢰밭 같은 구덩이에 깜짝 놀라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랩터의 디퍼렌셜 락킹 기능이 험로를 무사히 빠져나오게 도와준다. 또한, 랩터의 폭스 쇽업 쇼버 서스펜션이 매 순간 안정적이고 단단한 승차감을 만들어준다.

와일드 트랙으로 옮겼다. 실내는 랩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랩터에는 패들 시프트 기능이 있지만 와일드 트랙에는 빠졌다.

랩터는 나지막한 조용한 엔진음을 나타냈다면, 와일드 트랙은 강렬한 엔진음으로 상대의 기를 죽인다. “랩터보다 내가 한 수 위다”라고 포효하는 듯한 울음소리다.

랩터가 붉은색 바느질로 내부에 포인트를 줬다면, 와일드 트랙은 노란색으로 더 밝은 분위기를 나타냈다.

시승이 진행된 코스에는 각종 도로 공사와 차량 통행이 많은 구간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레인저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자신의 속도만을 고집하지 않고, 앞 차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나아가는 유유자적함을 보여줬다. 또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순간에도 갑자기 끼어드는 차에 자리를 내어주고 자신은 한 칸 뒤로 물러난다. 그 과정이 자연스럽고 여유롭다.

5미터가 넘는 거구는 주차를 할 때 불편함이 적지 않다. 레인저의 360도 카메라 등이 내재돼, 공간이 좁은 주차장에서 사용하기 편하다.

레인저 랩터와 와일드 트랙은 일반 SUV 대비 빠지지 않는 동력 성능과 첨단 디지털화로 수입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뜨거운 여름을 제대로 즐길만한 포드의 최신 병기다.

시승차 레인저 와일드 트랙 6,350만 원, 레인저 랩터 7,99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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