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1이 3세대 풀체인지를 단행하면서 전기차 iX1을 함께 공개했다. 봄비 내리는 날 벚꽃 앞으로 iX1을 타고 달려갔다. 비오는 날 시승은 하지 않는게 좋지만, 늦추면 언제 만날지 기약할 수 없어, 장사익의 봄비를 들으며 자유로에 올라섰다. 시승차는 iX1 xDrive 30.
듀얼모터를 사용해 313마력의 고출력을 확보했다. 64.7kWh 고전압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해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313km, 저온에서는 268km로 국내 인증을 받았다. 130kW 기준 10~80% 급속 충전하는데 29분, 11kW로 완속 충전하면 0-100% 충전하는데 6.5시간 걸린다.
5세대 BMW eDrive 시스템. 친환경 파워트레인이 벌써 5세대에 접어들고 있다. 그만큼 노하우를 많이 쌓고 있다는 의미다.
길이 4,500 너비 1,835 높이 1,615mm로 이전보다 55, 15,25mm 씩 커졌다. 휠베이스는 2,690mm. BMW SUV 라인업에서 제일 아랫급인 소형 SUV지만 작다고 할 수 없는 사이즈다. 실내 들어가보면 뒷좌석도 무릎 앞으로 주먹 하나가 여유있게 드나들 정도다. 패밀리 SUV로 사용해도 좋을 크기로 만들었다.
기어 셀렉터와 컨트롤 패널이 통합된 플로팅 타입 암레스트는 심플했다. 그 아래로 콘솔박스의 벽을 허물어 열린 공간으로 만들었다. 단순하고 넓은 공간이 시원하게 다가온다. 뒷좌석 시트 등받이는 최대 12도까지 조절된다.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는 무선으로 연결된다.
LED 헤드램프와 R자로 꺾인 주간 주행등이 잔뜩 힘이 들어간 눈을 닮았다. 말대꾸하면 한 대 얻어맞을 듯한 분위기. 뒤를 보면 램프가 하늘로 꺾여올라갔다. 기죽지 않으려고 가시를 바짝 세운 느낌이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7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한데 묶어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구성했다. 대시보드에서 버튼은 싹 치웠다. 공조 버튼 두 개가 버티고 있는데 이왕 치우기로 했는데 굳이 남겨둘 필요가 있었을까? 어쨌든 버튼을 치워 깨끗해진 센터페시아에 10.7 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자리했다. OS8로 진화한 시스템으도 다양한 기능을 직관적으로 확인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음성명령으로 조작하는 개인비서 기능은 음악을 틀고 목적지를 설정하고 심지어 차창까지 열어준다.
공차중량 2,085kg. 전기차로는 무겁다고 할 수 없는 몸이다. 마력당 무게 6.6kg면 딱 좋다. 313마력의 힘으로 시속 100km를 5.6초만에 끊는다고 메이커는 밝히고 있다. 다이내믹 모드와 이피션트 모드에서의 가속감은 확실히 달랐다. 바짝 긴장한 채 꼭지점으로 빨려드는 다이내믹 모드와 달리 이피션트 모드에서는 편안하고 여유있게 반응했다.
한스 짐머의 아이코닉 사운드는 호불호가 갈리겠다. 개인적으로는 그리 좋게 들리지 않는다. 없는 소리를 일부러 만들었는데 굳이 그럴필요 있을까 하는 생각이지만, BMW의 생각은 다른가 보다.
빠른 코너링. 눈과 몸에 다른 정보가 들어온다. SUV의 높은 차체가 주는 시각 정보는 빠르고 기울기가 크지만, 시트에 밀착된 몸은 차체와 함께 딱 안정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더 재미있고 다이내믹하다. 바닥에 배치된 배터리가 무게 중심을 낮춰 흔들림을 억제하는 물리적인 작용을 무시할 수 없다. 휠 슬립을 즉각 제어하는 액추에이터 휠 슬립 제한장치(ARB)도 코너에서는 한몫을 한다.
차선 유지 보조, 스탑 앤 고가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는 차선 중앙을 정확하게 유지하면서 움직였다. 빗속이어서 시야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덕분에 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평소에도 유용하지만 특히 악천후에 빛을 발하는 기능이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은 갈림길에서 카메라로 불러온 실제 화면에 화살표를 띄워 길을 알려준다. 길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좋겠다.
판매가격 6,710만원으로 국고보조 295만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지자체 보조를 더하면 소비자 부담액은 6,000만원 초반대로 기대할 수 있다. 보조금이 많지 않아 살짝 아쉽기는 하지만 여차하면 보조금 포기하고 살 수도 있겠다 싶은 가격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기차를 이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면 충분히 매력있는 제안이 아닐까 싶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회생제동 시스템과 연계된 B 모드는 너무 강하다. 이를 작동하면 급경사 내리막 길에서도 차가 멈춘다. 2~3단계 정도로 B 모드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으면 좋겠다. 패들을 이용해 그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면 운전하는 재미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겠다. 패들을 넣고 B모드의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