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일상을 즐기고, 힘을 드러내야 하는 순간에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BMW가 작정하고 만든 야심작 XM은 두 얼굴을 가진 영웅이다.
28일 진행된 미디어 시승회에 참가해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하남 조정 경기장까지 30km 구간에서 XM을 경험했다.
XM은 BMW가 지난 1978년 출시한 스포츠 쿠페 M1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M 전용 모델이자, M 하이 퍼포먼스 모델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테두리 윤곽 조명이 적용된 거대한 키드니 그릴, 분리형 헤드 라이트는 새로운 시대를 이어갈 BMW의 이미지를 강하게 뿜어낸다. 측면의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지붕선과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벨트라인은 가만히 서있어도 다이내믹한 역동성을 한층 부각시켰다.
XM은 5,110×2,005×1,755mm의 크기로 대형 모델이다. BMW SUV 라인업 중 가장 큰 형인 X7 (5,180×1,990×1,835mm) 보다 더 넓다. 휠베이스는 두 차량 모두 3,105mm로 동일하다. 2열 탑승 시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 이상의 널찍한 공간이 있으며, 머리 위로는 주먹 하나의 여유가 있다.
필러와 천장에는 스웨이드 가죽으로 마감 처리가 돼, 고성능 럭셔리의 이미지를 한껏 강조한다. 12.3인치의 계기판과 14.9인치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됐다. 또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연동돼, 운전에만 몰두할 수 있다. 전투기 조종사가 된 기분으로 차를 조종할 수 있다.
조향 반응은 고성능 모델 답게 살짝 묵직하며, 부드럽다. 락투락 2.6회전, 5미터가 넘는 거구에 비해 타이트한 조향비다.
오고 가기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은 노면의 진동과 소음을 걸러낸다. 더불어 29.5KWh의 배터리는 1회 충전 최대 62km의 주행이 가능해, 일상 생활에서는 내연기관의 개입없이 전기차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초인적 힘을 가진 슈퍼 히어로가 자신의 힘을 숨긴 체, 평온한 일상을 즐기는 느낌이다.
XM은 최고출력 489마력의 V8 4.4리터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짝을 이룬다. 여기에 최고출력 197마력의 힘을 내는 29.5KWh의 고용량 배터리가 더해지며, 총 시스템 출력 653마력, 시스템 최대토크 81.6kg.m의 괴물같은 힘을 낸다.
강한 가속을 시도하면 잔잔하던 엔진 소리가 강력한 울음으로 바뀌며, 목표물을 향해 사정없이 달려든다. 더불어 대시보드 위의 스피커에서는 한스 짐머와 개발한 BMW 아이코닉 사운드가 나온다.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하며,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순간에도 XM의 전자제어 방식 M 서스펜션 프로페셔널과 액티브 롤 스테빌라이 제이션은 스트레스 없는 주행을 선사한다. 또한,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M스포츠 디퍼렌셜, M스포츠 브레이크 덕분에 운전이 재미있다.
고속 주행 시 풍절음과 노면의 소음도 조용하다. 마치, 평온한 일상을 즐기던 영웅이 악당들에게 대적하기 위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주행 보조 시스템도 적용됐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정체된 순간, 자신의 속도만을 고집하지 않고, 차량의 통행 흐름에 맞춰 지점을 향해 나아간다. 가끔은 먼저 가겠다고 끼어드는 성질 급한 차가 있어도 여유 있게 대응하는 아량이 있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이 적용되며, 장거리 운전 집중이 흐트러지 쉬운 순간, 조향이 바로 개입돼, 운전자의 피로도를 낮춰준다. 또한, BMW드라이브 레코더와 서라운드 뷰, 리모트 3D 뷰가 적용된 파킹 어시스트 플러스에는 후진 보조 기능이 포함돼, 좁은 골목길 맞은 편 차와 맞닥드렸을 때 최대 50미터까지 온 길을 다시 후진해 갈 수 있다.
이제 좁은 골목길에서 맞은 편 차와 맞딱드려도 긴장하거나 기싸움할 필요가 없다. 쿨 하게 후진보조 시스템을 작동시키면 된다.
이외에도 BMW 디지털키 플러스가 더해져, 아이폰을 소지한 것 만으로도 차 문을 잠그거나 해제할 수 있는 편의성이 더해졌다.
XM은 야누스의 얼굴같이 고성능과 친환경 양면성을 가진 괴물이거나 일상 생활에서 자신의 힘을 숨기고 싶어하는 슈퍼 히어로임에 틀림없다.
XM의 가격은 2억 2,19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