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을 맞으며 저금리를 앞세운 자동차 판매가 눈길을 끈다. 기아는 1월 출고하는 모닝에 3.25% 할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BMW는 일부 차종에 1%대, 르노코리아 역시 주요 차종에 2.9% 금리를 적용해 할부 판매중이다. 자사 계열의 파이낸스 상품을 이용할 때 저금리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시중 자동차 할부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해 10%를 넘어섰다. 구조적으로 자동차 판매회사나 계열 파이낸스 자회사는 자동차 금리를 시중보다 낮춰 판매할 수 없다. 고객 예금을 받을 수 없는 여신금융회사여서다.

현대캐피탈, 메르세데스 벤츠 파이낸스, BMW 파이낸스 등이 여신 금융회사다. 여신 금융회사는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와서 일정 금리를 적용해 할부나 리스 상품을 판매한다. 빌려온 이자보다 더 높은 이자를 받아야 운영이 가능해진다.

여신금융회사인 자동차 파이낸스 회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3.50%보다 비싼 6%의 기준 대출금리로 돈을 빌려온다. 이들은 거기에 2~3%의 이자를 추가해 고객에게 할부를 승인한다. 금리가 10%로 결정되는 구조다. 이런 구조에서 1~2%의 금리를 적용한다는 것은 금리 차이만큼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자동차 파이낸스 업계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결국 이들도 누군가에게 시중 대출 금리 기준으로 돈을 빌려 고객에게 할부 승인을 내주는 것인데, 원칙상으로 무이자나 저리 할부가 성립할 수 없다”며 “저리 할부는 이들이 남의 돈을 빌려와 손해를 본다는 의미”라 성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런 무이자 할부나 저리 할부가 가능한 이유는 “메이커의 지원금”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메이커의 지원금으로 금리 차이를 메워 낮은 금리 상품을 판매하는 것. 사실상 할인판매라 할 수 있다.

현재 여신금융협회 자동차 할부 기준 BMW 파이낸스의 금리는 9.49%이며,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10.38%로 조회된다. 이 보다 낮은 금리로 판매되는 할부 상품들은 금리 차이만큼 제조사가 지원금을 투입하는 셈이다. BMW 523d나 530e에 적용중인 1.9%의 할부 금리는 7.59%P 만큼을 지원금으로 사용하는 셈으로 8,030만 원짜리 523d xDrive M 스포츠의 경우 지원금은 602만 원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지난달 무이자할부로 판매를 강행했던 폭스바겐 티구안이나 아우디의 A6 모델도 폭스바겐의 파이낸스의 공시 이율인 8.99% 전부를 차량 지원금으로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같은 자동차 저리 할부는 큰 틀에서 고객이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선택약정 할인 대신 스마트폰 기기 지원금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