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금리에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수입차 업계는 고금리로 주요 기능이 마비상태다. 수입차 할부 금리는 대부분 10%를 넘긴 상태. 고금리로 새차 구매를 미루는 가운데 전시장을 찾는 이들은 줄고, 계약 고객의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고객을 찾아나서는 영업사원들의 외근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1등을 차지한 메르세데스 벤츠. 판매량도 많지만 취소 고객도 적지 않다. 벤츠 일선 전시장 관계자는 “3명 중 1명꼴로 계약 취소를 했다”고 전했다. 또한, 관계자는 “고금리로 개점휴업에 들어간 영업사원들도 있으며, 일부 모델 물량 부족 현상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벤츠처럼 할부금융을 담당하는 파이낸스 자회사가 있는 독일계 브랜드는 자체 저리 할부 상품이라도 만들 수 있어 그나마 나은 형편. 전용 파이낸스 자회사가 없는 중소규모의 수입사들은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볼보가 그렇다. 볼보와 제휴된 캐피탈 회사는 신한카드. 신한카드는 현재 여신금융협회 자동차 할부 금리 기준 15.37%로 가장 비싼 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볼보의 고객들이 주문 취소가 많은 이유다.
1년을 기다렸지만, 계약했던 시점 대비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버린 것. 볼보 일선 전시장 관계자는 “5명에 1명꼴로 취소 고객이 이어진다”며 고금리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한, 관계자는 “주문 취소가 이어지며, S90 같은 경우는 재고 물량이 있어 바로 구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스텔란티스의 지프도 마찬가지. 지프 일선 전시장 관계자는 “고금리로 전시장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며 “소비 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이 상반기중 금리를 최고 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금리인상도 불가피하고 자동차 할부 금리도 더 오르게 된다. 당분간 고금리로 인한 자동차 시장의 보릿고개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