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시장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대기고객들이 빠르게 이탈하는 차종이 있는가 하면, 고금리에 불황 전망에도 불구하고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 차들도 있다.
현대차의 주요 차종들은 대기 고객이 줄고 있다. 고금리로 할부 이자 부담이 늘면서 구매를 포기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
지난 달 출시한 신형 그랜저. 출시 당시 1년 6개월을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을만큼 대기고객이 많았다. 불과 한 달 만에 길어야 11개월로 대기 기간이 줄었다. 그랜저 2.5 가솔린과 LPG 모델은 인도까지 11개월이 소요되며, 3.5 가솔린은 8개월을 기다리면 된다.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들도 대기 기간이 줄고 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대기 기간이 24개월이었지만 이달에는 4개월이 줄어 인도까지 20개월이 소요된다.
대기 고객이 이탈하는 추세가 이어지면 그 시간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올봄에 출시한 벤츠의 C클래스는 최대 1년을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었다. 12월 현재 그 기간은 3~4개월로 줄었다. 일부 콤팩트 SUV 및 S클래스는 물량의 확보로 대기 없이 바로 구매할 수도 있다.
가장 많은 대기 고객을 가졌다는 볼보도 XC90과 S90은 대기 없이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인기 모델도 대기 기간 없이 바로 인도받을 수 있다.
정반대인 곳도 있다. 제네시스와 기아, 볼보의 주요 차종들은 여전히 오랜 시간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다.
제네시스 GV80 가솔린은 지난 달과 마찬가지로 최대 30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기아는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8개월, 카니발 디젤은 16개월로 지난달과 대기 기간이 동일하며,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14개월에서 16개월로 오히려 두 달이 늘었다.
볼보의 캐쉬카우 모델인 XC60은 1년 10개월로 여전히 출고 적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국은행 기준 금리는 3.25%. 고금리 시대로 연초 2% 후반대던 현대 자동차 전용 할부인 현대캐피탈 M할부 이율도 이달 기준 6.1%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캐피탈사의 할부 이율은 10%를 웃돌고 있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