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가 F1에서 키운 아주 특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XM3에 심었다. XM3 하이브리드다.
하반기 르노코리아의 승부수는 XM3 하이브리드다. 르노코리아의 첫 하이브리드 차종이어서 의미가 큰 모델이다.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XM3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올해 7월까지 누적 누출 10만 대를 돌파했다. 하이브리드 비중이 63%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특히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 유럽에서 호응이 커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XM3 하이브리드의 핵심은 ‘E-TECH 하이브리드’다. 두 개의 모터를 다양하게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르노의 기술. 모터를 엔진 보조 개념으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이다.
E-TECH 하이브리드의 뿌리는 F1 머신에 있다. 르노가 F1에서 갈고 닦은 기술과 노하우를 양산차로 이식한 기술이다. 성능과 효율을 최고 수준에서 완성시켜야 하는 F1 머신을 개발하면서 쌓아놓은 기술을 캡처, 클리오, 메간, 아르카나(XM3) 등 양산차에 차근차근 이식하고 있는 것. E-TECH 하이브리드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14년 파리모터쇼에서다. 콘셉트카 이오랩(EOLAB)에 이 기술을 적용해 첫선을 보였다.
E-TECH 하이브리드는 F1 머신처럼 한 개의 엔진, 두 개의 모터, 한 개의 배터리로 구성된다. 전기 모터가 엔진을 보조하는 보통의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달리 E-TECH 하이브리드에서는 모터의 역할이 더 크다. 시동 걸 때는 물론 저속 구간에서 전기모드로 움직이고 고속주행에서도 모터가 엔진에 힘을 보탠다. 또한 변속 충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가 하면, 배터리 충전까지 담당한다.
두 개의 모터는 각각 36kW, 15kW의 출력을 갖는다. 출력이 큰 메인 모터는 주행에 개입하는 동력원으로 작동한다. 구동을 엔진에만 맡겨두지 않고 모든 속도 영역에서 모터가 주행에 개입한다.
15kW짜리 두 번째 모터는 전천후로 움직이는 ‘리베로’다. 고전압 스타터제너레이터(HSG)로 작용하며 배터리 충전을 담당하고, 가속할 때는 동력을 보탠다. 변속 충격을 줄여주는 레브매칭 역할도 두 번째 모터의 소임이다. 가속 중에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데, 바로 이 두 번째 모터가 있기 때문. 공수를 가리지 않고 중원을 누비며 ‘열일 하는 리베로’라 할만하다.
멀티 모드 기어박스도 E-TECH 하이브리드의 특징이다. 모터와 엔진 사이에 자리하는 멀티 모드 기어박스는 2+4 구조를 갖는 6단 자동변속기다. 메인 모터에 2개 기어, 엔진에 4개 기어가 물려 각각의 조합에 따라 모두 15개의 변속 모드를 구현한다. 주행 상황에 맞춰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적화하도록 변속 모드를 자동으로 결정한다.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필요한 변속 모드를 구현한다.
XM3 하이브리드는 르노코리아가 주도적으로 개발했고, 부산공장에서 생산된다. 유럽에서 판매 중인 XM3(아르카나) 하이브리드는 E-Tech 하이브리드에 1.6리터 직렬 4기통 엔진과 멀티모드 도그 클러치 변속기가 장착된다. 엔진은 최고출력 94마력, 최대토크 14.5kgm으로 두 개의 모터 출력을 더하면 총 시스템 출력 142마력을 발휘한다. 하이브리드 전용 리튬 이온 배터리의 용량은 1.2㎾h.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