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중고차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반갑지만 다른 한편으론 염려스럽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상황.
현대차는 중고차 진출을 선언하며, 자사의 5년 10만km 이내의 중고차만 매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외의 중고차는 중소 중고차 매매상들과의 상생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매를 통해 처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트레이드 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자사 차량 소유 고객이 자차를 처분하고, 새 모델로 바꾸는 경우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현재 대부분의 수입사가 자사 고객 우대 차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도다. 현대차는 이 제도를 도입해, 중고차 가격을 보장하고 동시에 자사의 새 모델을 구매하는 고객을 우대하려는 것이다.
직영 정비센터에서 200가지 검사항목을 모두 통과한 차만이 현대차의 인증 중고차 전시대에 오른다. 소비자는 일반 중고차 상사에서 판매되던 의심스러운 매물 대신 현대차가 보증하는 중고차를 안심하고 살 수 있다.
신차에서 적용이 되지 않던 온라인 구매도 가능해진다. 견적, 계약, 출고, 배송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쇼핑으로 고객의 집 앞까지 배송된다. 기존 오너들과 신규로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동전의 뒷면과도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 현대차는 케이카의 점유율이 4%인 점을 들어, 내후년까지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5.1%로 자체적으로 제한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2026년 기준 국산차 5개 회사 기준 모두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도 총 점유율은 7.5%~12.9% 수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수치와 함께 2024년 이후의 자체 제한 계획은 명기하지 않았다.
허름한 건물만이 존재하던 시장 골목에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사람들은 모두 최신 대형마트로 향하게 된다. 현대차는 중소 중고차 매매상들에게는 최신 대형마트와도 같은 존재다. 막연한 수치만으로 중소 매매상들의 걱정을 잠재울 수 없다.
현대차의 인증 중고차 진출에 환영하지만, 중소 매매상들과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상생을 위한 구체적인 플랜이 필요해보인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