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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열을 품은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환골탈태. 다 바꿨다. 덩치를 키워 3열 시트까지 품었고, 디자인은 강렬했다.

도로를 압도하는 존재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녀석, 그랜드 체로키 L이다. 고품격 이미지를 추구했으며, 타인을 배려하는 첨단 안전 기능과 편의사양도 더했다.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7일, 지프의 프리미엄 SUV 그랜드 체로키 L 시승회를 개최했다. 2인 1조로 서울과 용인 120km 구간을 왕복했다. 그 중 경기도 용인에서 서울 강남 스텔란티스 본사까지 60km 구간을 운전했다.

그랜드 체로키는 지난 1992년 처음 출시된 이후, 4세대로 거치는 동안 700만 대 이상 판매된 지프의 정통 베스트 셀링 모델이다.

강인한 얼굴이다. 첫인상이 무섭다. 샤크 노즈 형태를 응용한 디자인. 지프를 상징하는 세븐 슬롯 그릴은 더욱 넓어졌다. 아직 국내 출시 전인 윗 형님, 왜고니어의 모습을 많이 닮았다.

몸집도 대폭 커졌다. 5,220×1,975×1,795mm의 사이즈로 기존(4,820x 1,945x 1,800mm) 대비 400mm 이상 대폭 길어졌다. 휠베이스도 2,920mm에서 3,090mm로 170mm나 늘어났다.

시트 구조는 2+2+2 구조로 2열 시트는 독립식이다. 센터터널은 손가락 길이만큼 높다. 무릎 앞과 머리 위로 각각 주먹 하나 반의 공간을 확보했다. 공간 그 자체가 주는 고급스러움이 충분하다. 2열 독립 시트는 차의 고급스러움을 한층 끌어올리는 요소다. 셋이 구겨앉는 벤치 시트에 비하면 독립 시트는 차원이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놀라운 건 3열 공간이다. 생색만 내게 마련인 3열 시트인데, 그랜드 체로키 L은 3열 시트도 하나의 시트에 온전히 한 사람 몫의 공간을 마련했다. 제대로 된 3열 시트다. 거기 앉을 사람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겠다.

가죽과 나무를 사용한 인테리어는 지프가 추구하는 프리미엄을 보여준다. 또한, 앰비언트 LED 라이트도 있다. 조명이 살아나는 실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다이얼 방식의 변속레버 덕분에 공간을 더 여유있게 쓸 수 있고 더 고급스럽게 보인다.

지프 최초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덕분에 운전에 더 몰입할 수 있다. 다만 내비게이션 정보가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연동되지 않는다. 초행길 운전에는 긴장하고 두리번거리게 된다.

스마트폰과의 연결은 무선으로 해결했다.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연결해 사용한다. 충전도 무선으로 하게 했다. 선을 연결하는 수고로움과 어수선함을 모두 벗어나 무선이 주는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된다.

5.2미터 거구인데 스티어링휠 락투락 2.6회전에 불과하다. 타이트한 조향을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286마력, 35.1kgm의 V6 3.6리터 VVT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합을 맞춘다. 시속 100km에서 1,500rpm, 차분하고 정숙하다. 275/45 R21의 타이어는 노면의 소음과 진동을 최대한 걸러내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한다. 강인한 모습의 그랜드 체로키는 얼굴과 다르게 차분함을 유지한다.

고속에서는 본연의 모습이 드러난다. 으르렁거리는 야수의 포효 같은 엔진음과 함께 맹렬한 속도로 돌진해 나간다. 맹렬한 기세의 고속에서도 풍절음은 귓가에 속삭이는 수준이다.

더불어 전륜과 후륜의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노면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운전자의 승차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또한, 275/45 R21 전후 타이어는 노면의 진동과 소음을 흡수한다.

운전자의 장거리 운전을 돕는 최첨단 주행보조 시스템이 내장됐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도로의 정체 속에서도 자신만의 속도로 얌체 주행하는 차들이 갑작스레 끼어들어도 관대한 모습을 선보인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작동 속도 표시는 계기판 오른쪽 아래 작게 나타나 답답하게 느껴진다.

최고급 차에서나 만날 수 있는 나이트 비전이 그랜드 체로키 L에 들어왔다. 어두워 시야확보가 안되는 상황에서도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전방의 사물을 식별해 안전한 주행을 이어나갈 수 있다.

그랜드 체로키 시승차는 서밋 트림으로 8,98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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