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인가, 조직구성 효율화인가.
한국수입차협회(KAIDA) 최모 상무가 최근 사직서를 내고 협회를 떠났다. 14년 넘게 근무해온 협회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그는 협회 부회장의 압박과 괴롭힘에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고” 협회를 떠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상무는 서울지방노동청에 직장내 괴롭힘으로 민원도 제기했다.
최 상무는 지난 10일, 업계 관계자들에게 ‘KAIDA 사직의 변’이라는 글을 돌렸다. 14년간 재직했던 협회를 본의 아니게 떠나는 입장을 정리한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최 상무는 지난해 부임한 신임 부회장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신분 변경의 압박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60세 정년을 보장받는 신분이었으나, 1년 임기의 계약직으로 전환할 것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결국 지난 6월에 2년 계약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최 상무는 또한 임 부회장이 과도한 업무 부여로 자신을 괴롭혔음을 강조했다. 대정부 업무를 관장하던 최 상무에게 통상업무에 더해 과도한 업무를 추가로 지시했다는 것. 최 상무는 ▲배출가스 관련, ▲중고차, 정비업의 소상공인 적합 업종 지정 건 ▲레몬법 대응 ▲서울모터쇼(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 활동 등의 업무를 담당해왔다.
여기에 더해 자동차 관련 법규 영문번역물 외부 판매, 서울모터쇼 부스 배정 컴플레인 대처, 정부의 전기차 관련 정책에 수입차 입장 반영, 각국 자동차협회 벤치마크 후 KAIDA에 반영, 독일 업체 중심으로 진행되는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에 비 독일사를 참여시키고 수수료를 받을 것 등의 업무를 추가로 부여했다는 게 최 상무의 얘기다.
최 상무는 “정년을 보장받고 회원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던 직원을, 처우의 개선이나 보장도 없이 언제라도 해고할 수 있는 계약직으로 전환시키고, 신분에 불안을 느끼는 당사자에게 지속적인 업무압박을 주었다”라며 “다른 곳으로의 이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직장을 잃게 되면 닥칠 수 있는 생활고에 대한 걱정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정리해 서울지방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난해 말부터 조직구성 효율화 방안의 일환으로 임원 근무직원의 계약직 전환과 업무 성과 제고 활동을 추진해 왔으며 이는 임원의 경우 계약직으로 근무한다는 일반적인 사회적 상식에 기반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회원사들로부터 회비를 받아 운영하는 협회로서 비용 절감과 운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업무 성과 제고 노력은 회원사의 이익 증대를 위해 협회가 추구해야 할 기본 방향”임을 강조한 협회는 “다만, 이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갈등과 오해로 이번 사안이 발생한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