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와 함께 떠난 길에서 겨울을 맞았다. 서울은 가을이었고, 그 길의 끝 정선에 겨울이 마중 나와 있었다.
과천의 11월은 가을 단풍이 한창이다. 과천에서 출발해 강원도 정선까지 가을 한복판에서 아우디와의 하루를 즐겼다. 다섯 대의 차를 바꿔 타며 질러가면 200km가 안 되는 길을, 이리 돌고 저리 돌아 400km를 달렸다. 아우디의 엑기스만 모아놓은 종합선물 세트였다. 차 한 대, 한 대에 집중하기보다 아우디의 감성에 눈을 맞췄다.
바야흐로 전기차의 시대. 주목할 것은 전기차다. 그 선두 그룹에 선 아우디가 연이어 전기차를 투입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Q4 e트론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곧 열릴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식 론칭할 모델이다. e-트론 GT와 RS e-트론 GT를 맛보고 e트론 스포트백 콰트로를 타고 제2영동고속도로와 평창의 국도를 달렸다. RS7으로 와인딩 코스를 섭렵하고 Q7으로 마무리를 했다.
애피타이저는 e-트론 GT와 RS e-트론 GT. 슬라럼으로 그 맛을 봤다. 과천 넓은 주차장에서 아우디 e-트론 GT와 아우디 RS e-트론 GT를 타고 슬라럼으로 몸을 풀었다. 2~3분 운전석에 앉아 있었을까? 잠깐 스쳐 지나는 맛보기였지만 내리고 난 후에도 잔향이 오래 남았다. 메인 요리 같은 애피타이저였다.
e-트론 GT와 RS e-트론 GT는 고삐를 당기는 마부의 동작에 충실하게 반응하는 말처럼 움직였다. 힘찬 움직임으로 차가 지난 길에, 납작 달라붙어 있던 젖은 낙엽이 공중에 떠올라 휘날렸다. 4도어 쿠페의 멋들어진 디자인과 깜짝 놀랄 전기모터의 힘, 쏠림이 없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두 개의 전기모터는 부스트 모드 사용 시 ‘e-트론 GT’는 최고출력 390kW, ‘RS e-트론 GT’는 최고출력 475kW의 힘을 낸다. 바닥에 배치된 93.4kWh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는 에너지를 제공하는 역할에 더해 만만치 않은 무게로 차체의 중심을 딱 잡아주는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 WLTP 기준 ‘e-트론 GT’는 488km, ‘RS e-트론 GT’는 472km다. ‘아우디 e-트론 GT’와 ‘아우디 RS e-트론 GT’는 연내 국내 출시 예정이다.
e-트론 스포트백 50 콰트로에 올라 동쪽으로 향했다. 전기모터 두 개로 313마력, 55.1 kgm의 힘을 내는 전기차다. 71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해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220km다. 제한 속도를 터치하는 속도에서도 실내는 조용했다. 유령의 움직임이다.
공기저항계수 0.25로 바람 소리도 크지 않다. 조용한 실내에서 10개의 스피커로 듣는 음악은 그 깊이가 달랐다.
미래의 차로 불리던 전기차다. 이제는 아니다. 오늘, 내가 탈 수 있는 차다. 그것도 골라서 탈 수 있다. 연말이면 아우디에서만도 제법 많은 전기차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아우디의 초고성능 모델 RS 7에 올라 비로소 웃음을 띠었던 건 반가워서였다. 오른발에 반응하는 익숙한 소리와 진동.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친구를 만난 기분이다. 다이내믹 모드에서 힘찬 사운드와 함께 시원하게 쭉쭉 뻗어나가는 반응에 엄지척! 몸이 먼저 반긴다. 자연스럽고 편하게 RS7의 600마력을 즐길 수 있었던 건 콰트로를 믿었기 때문이다. 조금 빠른가 싶어도, 코너가 조금 깊어 보여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이 돋보였던 것은 콰트로 덕이 크다.
그리고, 평창의 어느 산길에 겨울이 마중 나와 있었다. 굽이치는 코너를 돌아나가는 순간, 흩날리는 눈발이 점차 짙어지더니 한겨울의 장관을 연출했다. 가을이 한창인 과천에서 출발한 지 대여섯 시간 만에 도착한 그곳은 겨울이었다.
‘아우디 RS 7’은 4.0L V8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TFSI) 엔진과 8단 팁트로닉 변속기를 탑재해 최대 출력 600마력, 최대 토크 81. 58kg.m의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이와 함께, 상시 사륜구동 콰트로와 다이내믹 라이드 컨트롤(DRC)을 포함한 RS 스포츠 서스펜션 플러스의 조합으로 아우디 특유의 스포티한 드라이빙 퍼포먼스와 뛰어난 안전성을 자랑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 시간은 3.6초, 연비는 복합 연비 기준 7.4km/l이다.
종합선물 세트의 마지막은 Q7. Q7 55 TFSI 콰트로 프리미엄에 올랐다. 오늘 타는 차중 가장 높은 차다. 흔들리거나 불안함보다 편안함이 앞선다. 대저택 거실에 들어선 것 같은 넓은 공간감이 편안한 대형 SUV다. 3.0L 가솔린 (TFSI) 엔진과 8단 팁트로닉 변속기를 탑재해 340마력, 51.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앞서 타본 차들이 워낙 개성 강한 짜릿한 모델들이어서 심심해 보이는 Q7이지만 RS7과 호흡을 맞추며 정선으로 향하는 국도의 와인딩 도로를 달렸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