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뚫고 사상 최대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기아의 내수시장 누적 판매량은 22만 9,104대로 21만8,282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 822대, 5.0%가 늘었다. 2020년은 기아 판매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해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에서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판매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처럼 기아가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기존 모델들의 판매가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가운데 성공적인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쏘렌토, 카니발, K8 등이 강력한 신차효과를 내고 있고 중형 시장에서는 K5가, 경차 시장에서는 모닝과 레이가 선전하고 있다.

K5는 경쟁모델인 현대 쏘나타의 2021년식 모델이 출시했음에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자가용 판매에서 이 같은 추세는 두드러진다. 지난 5월 K5의 자가용 판매는 5,527대로 쏘나타 4,053대를 1,474대나 앞질렀다. 쏘나타는 영업용 시장에서 K5를 앞서 체면치레했다.

레이는 지난 5월 계약 대수 4,000대를 넘겼고 판매 대수는 3,608대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출시한 K3는 5월에 3,147대를 기록, 전월 대비 26.3%를 기록하며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계약 대수 기준 1만 대를 넘긴 차는 모두 5개 차종. 이중 기아가 3대 차종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기아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쏘렌토가 1만4,000대를 넘기며 최다 계약 차종으로 자리했고 K8(1만 2,180대) 카니발(1만127대)이 3위와 5위에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인기가 치솟으면서 출고적체가 기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6월 초 기준 출고 대기 고객은 13만대에 이르고 있다. 쏘렌토 3만7,000대, 봉고 3만1,000대, K8 1만9,000대, 카니발 1만6,000대, 셀토스 1만4,000대 등이 출고를 준비 중이다.

기아의 승용차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중요한 변화다. 지난 5월 승용차 판매 비중은 46.1%로 RV 44.0%를 추월했다. 2020년 3월 이후 1년 3개월 만의 변화다. K8이 본격 출고를 시작했고 신형 K3가 출시하면서 승용차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것. 최근 K9까지 판매를 시작해 이같은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