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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로 만든 티록, 소형 SUV의 정답

작은 SUV들이 차고 넘친다. 소형 SUV, 혹은 B 세그먼트 SUV라는 이름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그 위세에 밀려 소형 세단들의 존재감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폭스바겐 티록은 그중 돋보인다. 단단한 성능, 고급 기능들, 첨단 안전장치와 주행 보조 기능, 편의장비로 무장해 중대형에 못지않은 야무진 상품성을 갖춰서다.

골프의 SUV 버전. 이 한마디로 티록의 경쟁력을 얘기할 수 있다. 폭스바겐 골프는 토요타 코롤라와 더불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로 꼽힌다. 그런 골프를 바탕으로 만든 SUV가 티록이다.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리는 골프처럼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가진 소형 SUV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하나씩 따져보자.

티록은 중대형급에서도 만나기 힘든 고급 편의장비들을 갖췄다.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선을 연결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무선으로 앱을 연결할 수 있어 실내를 번잡스럽게 만드는 선에서 해방됐다. 게다가 스마트폰 무선 충전시스템이 있어 스마트폰 배터리의 압박에서도 자유롭다.

제스처 컨트롤도 있다. 허공에 손바닥을 쓸어넘기면 화면이 전환된다. 고급 대형 세단에서도 만나기 힘든 기능들을 소형 SUV인 티록에서 만날 수 있다.

작은 차라고 안전을 소홀히 하지도 않았다.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시스템, 프로 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 및 후방 트래픽 경고, 파크 파일럿, 피로 경고 시스템 등을 차곡차곡 넣었다. 시속 210km까지 커버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정해진 속도로 움직인다. 차의 전후좌우를 모니터링하며 운전자가 행여 놓치는 부분을 세심하게 커버한다. 차가 움직이는 동안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섬세한 안전 기술들이다.

2.0 TDI 디젤 엔진은 7단 DCT의 조율을 거쳐 150마력, 34.7kgm의 힘을 낸다. 힘의 질감이 좋다. 작은 배기량으로 쥐어짜는 힘이 아니다. 속도에 필요한 만큼의 힘을 자연스럽게 꺼내준다. 차급에 비해 비교적 여유 있는 배기량으로 딱 좋은 힘을 만들어낸다.

주행 질감은 엔진 회전수 2,000rpm 근처가 가장 좋다. 엔진 소리도 그렇고 힘도 가장 자연스럽다. 무리하지 않고 적절하게 힘을 쓰는 구간이다. 3,000rpm 이상으로 끌어올리면 더 강한 힘을 끌어내며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연비도 좋다. 티록의 공인연비는 15.1km/L다. 2,000rpm 전후로 파주-서울간 55km를 달리며 측정해본 실주행 연비는 22.7km/L였다. 리터당 7.6km를 더 달린 셈이다. 공인 복합 연비도 훌륭한 수준인데 좀 더 적극적으로 경제운전을 하면 훨씬 더 좋은 연비를 기대할 수 있다.

편차가 거의 없는 성능 또한 티록의 장점이다. 0-100km/h 가속 테스트를 해보면 안다. GPS 계측기를 장착하고 직접 10차례 테스트를 했는데 9.16초에서 9.73초 사이를 기록했다. 10초 미만에 시속 100km를 주파하는 것도 대견하지만 더 의미 있는 것은 편차 없는 성능이다. 최고 기록과 최저 기록 차이가 0.5초 정도에 불과한 것. 가속 거리 역시 145.75~155.82m 사이로 10m 정도 편차를 보였다.

테스트를 하다 보면 버려야 할 데이터가 나올 만큼 편차가 너무 심한 차를 만날 때가 있다. 티록은 그 반대다. 기록이 0.5초 차이로 비슷하다. 늘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다. 폭스바겐은 이 차가 8.8초 만에 시속 100km를 주파한다고 밝히고 있다.

작은 덩치에도 당당한 디자인은 첫눈에 띈다. 헤드램프와 범퍼를 하나의 테두리로 감싸 넓게 보인다. 헤드램프와 분리돼 범퍼에 내장된 LED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은 가볍게 화장한 젊은 여인의 볼처럼 시선을 잡아끈다. 견고한 캐릭터 라인이 옆모습의 중심을 잡고 있고 루프라인은 쿠페처럼 뒤를 낮췄다. 차폭 1,820mm로 소형 SUV 중에서 넓은 편이다. 어깨가 딱 벌어진 꼬마 신랑 같다.

트렁크는 기본 445ℓ에서 최대 1,290ℓ까지 확장된다. 짐 싣는 차는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넓은 트렁크에 한가득 짐을 싣고 움직일 수 있다. 트렁크를 여닫는 리어 게이트는 전동식이다. 컴팩트 SUV에 뭐 이렇게까지 고급 옵션을 넣었을까 싶을 정도다.

티록은 3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스타일 3,599만2,000원, 프리미엄 3,934만3,000원, 프레스티지 4,032만8,000원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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