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EV6 온라인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 통틀어서 온라인 사전 예약을 받기는 EV6가 처음이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 쌍둥이 차로 볼 수 있는 현대 아이오닉5는 일선 전시장에서만 예약을 받고 온라인 예약은 받지 않고 있다.

온라인 예약은 온라인 판매의 전 단계로 이후 전시장을 찾아 별도의 계약과정을 추가로 거쳐야 한다. 완전한 온라인 판매는 아니지만 이를 위한 전 단계로 볼 수 있다. 이번 기아 EV6의 온라인 예약은 단계적으로 확대해가면 온라인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현대차가 시도하지 못한 부분을 기아가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하는 곳은 테슬라가 유일하다. 테슬라는 모든 구매 과정에서 영업사원을 배제하고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고 있다. 제한적으로 온라인 판매용 모델을 선보이는 등 온라인 판매를 위한 준비를 하는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 온라인 판매는 피할 수 없는 길이다. EV6 사전 예약 결과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예약 첫날 EV6의 계약 대수는 2만 1,016대로 이 중 31.6%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졌다. 6,600대가량이 온라인으로 계약된 것으로 무시할 수 없는 실적이다. 온라인 판매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은 온라인 판매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일선 영업사원들이 온라인 판매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온라인 예약 단계를 지나 완전한 온라인 판매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온라인 구매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굳이 전시장을 찾아야 하는 수고를 피할 수 있고 대면 구매를 불편해하는 소비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기아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번 온라인 예약이 “수요 예측용으로 온전한 계약이 아니다. 이후 정식 계약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기아는 밝혔다. 온라인 예약을 받았지만 이후 일선 전시장을 통해 정식 계약 과정을 거쳐야 구매할 수 있다는 것.

현대기아차 사상 처음으로 기아에서 시작된 온라인 예약이 앞으로 계속 확대될지 아니면 시험적인 시도로 도중에 좌초할지 업계와 소비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