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모터로 강력한 힘을 낸다. 조용하다. 나 홀로 조용히 산책하는 느낌이다. 혼다의 패밀리 세단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타고 16일 서울 양재동 K호텔에서 인천 용유도까지 왕복 150km에 이르는 구간을 시승했다.

어코드는 혼다가 미국에서 생산된 최초의 모델로 1976년 생산을 시작한 이래 30여년 동안 160개국 1,600만대 이상 판매된 글로벌 베스트 셀링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2002년 글로벌 출시된 7세대 모델이 2004년 출시되기 시작해, 동급 최고의 연비를 자랑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현재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으로 닛산은 국내시장에서 철수한 상태고, 토요타만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혼다도 역풍을 맞아 판매가 주춤한 상황.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로 이 위기를 넘어선다는 게 혼다의 계획이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특징은 고성능과 고효율. 두 개의 모터 시스템으로 가속과 제동 시 즉각적인 반응으로 효율을 끌어올리는 ‘스포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두 개의 모터로 강력한 힘을 내고, 필요에 따라 내연기관이 개입하는 친환경 파워 트레인이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7.5km로 기존 리터당 18.9km 대비 소폭 줄었다.

외관은 기존 모습 그대로다. 단지, 변화를 꼽는다면 19인치 알로이 휠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상징하는 푸른색 H 앰블럼. 4,905x 1,860x 1,450mm의 역동적이고 늘씬한 몸매다.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830mm, 비교적 긴 휠베이스를 갖춰 2열 공간이 여유롭다. 센터 터널은 손바닥 높이로 솟았다.

센터페시아 좌우로 뻗어나간 무늬목 마감재는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클래식한 멋을 강조한다. 무선 충전 패드가 장착됐고 블루투스로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다. 복잡한 USB 케이블이 없어도 깔끔하게 연결할 수 있다.

8인치 디스플레이는 대시보드 위로 불룩 솟아올랐다. 솟아오른 디스플레이는 외관상이나 안전상으로도 좋지 않다. 안전을 위해서는 디스플레이를 센터페시아 가운데 매립하는 것이 좋다. 전자식 버튼 변속기는 비행기 콕핏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안드로이드 오토로 길 안내를 받았다. 길 안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연동돼,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다만, 과속 안내 등은 없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간 간헐적으로 연동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음성 명령으로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어 운전 중 스마트폰 조작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한다.

락투락 조향비는 2.2회전 한다. 덩치에 비해 바짝 조여진 조향비다. 조향 반응은 낭창낭창하지 않고, 살짝 묵직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에는 두 개의 모터가 장착돼, 전기모터만으로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2.1kgm의 강력한 힘을 낸다. 여기에 최고출력 145마력의 직렬 4기통 2리터 엔진과 e-CVT의 파워트레인 조합이 더해진다. 시스템 총합 출력은 215마력으로 차를 다루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는 강력한 힘이다.

모터가 주력이고 엔진이 보조하는 개념이다. 답답한 하이브리드가 아니다. 두 개의 모터가 강력하게 차를 이끌고 달린다.

엄청난 가속력으로 미끄러지듯 고속주행까지 치고, 나간다. 고속 주행에서 풍절음은 귓가를 간지럽히듯 잔잔한 느낌으로 폭풍우 속에 나 홀로 거실에 있는 아늑한 느낌이다.

혼다의 반자율주행 보조기능인 혼다 센싱이 탑재돼, 운전자의 안전을 돕는다.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이 탑재됐다. 교통량의 흐름에 따라, 박자를 맞춰가며 스텝을 밟아나간다.

차선 유지기능(LKAS)과 도로 이탈 경감 시스템도 적용됐다. 급 커브길 주행 도중 차량이 차선에서 벗어나면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 경고 신호를 보내며, 조향에 즉각 개입한다. 이와 같은 기능으로 커브길에서도 어코드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유유히 빠져나간다.

또한, 혼다 센싱 기능에 크로스 트래픽 모니터가 적용돼, 후진 시 리어범퍼의 좌 우측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후측면 차량 사각지대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해 디스플레이 오디오 화면의 화살표와 경고음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반자율주행 기능은 주행 보조도구로 그 기능을 맹신해서는 절대 안 된다. 완전 자율주행까지는 앞으로 가야할 길이 좀 더 남아 있다. 그때까지 운전의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외에도 뒷좌석 안전벨트 리마인더 기능이 신규 적용돼, 뒷좌석 승객방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시승차는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으로 4,57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