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70이 등판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로 투입되는 한국형 ‘프리미엄’ 중형 SUV다. 벌서 장안의 화제다.
담금질을 거쳐 디테일까지 강조한 디자인은 제네시스의 디자인을 한 차원 높게 완성시키고 있다. 정면의 크레스트 그릴과 쿼드 램프를 같은 선상에 배치했다. 당당한 모습이다. 측면의 파라볼릭 라인은 쿠페라인을 그리는 지붕선과 맞물려 GV70의 품격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완만하게 경사를 준 뒤창은 볼륨감 있는 테일게이트와 이어지며 단정한 모습을 마무리하고 있다. 얇고 긴 리어 쿼드 램프로 포인트를 줬다. 이처럼 풍부한 디테일에 못지않게 전체적인 비례가 차의 안정감을 돋보이게 한다.
실내는 비워서 멋있다. 여백의 미를 제대로 살려냈다. 필요한 것들을 제 자리에 배치하고 남은 공간은 욕심부리지 않고 비웠다. 곳곳에 배치한 유선형 라인은 부드럽고 여유로운 실내 분위기를 완성시키는 포인트. 굳이 비행기 날개를 닮았다는 비유를 하지 않아도 좋겠다. GV70만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잘 살려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배치한 시원한 모니터를 통해 풍성한 기능과 편의 장치들을 조작할 수 있다. 대표적인게 지문인식까지 범위를 넓힌 카페이 시스템. 레이더 기반의 후석 승객 알림 기능도 있다. 내비게이션은 증강현실을 입혀 실제 화면에 진행 방향을 표시해준다. 길을 잃으려야 잃을 수 없다. 애프터 블로우 기능은 시동 끈 후 30분이 지나 작동한다. 공조 장치 내부를 건조시켜 습기를 제거하고 세균 발생을 막는 기능이다.
공간은 그리 넓다 할 수 없다. 후륜구동 기반으로 만들어 뒷좌석 공간은 무릎 앞으로 주먹 하나 조금 더 남는 공간을 가졌다. 센터 터널이 높아 좌우를 정확하게 분리하고 있다. 머리 위로는 주먹 하나가 남는다. 딱 좋은 공간이다. 뒷좌석은 뒤로 넉넉하게 누일 수 있어 좀 더 편한 자세로 이동할 수 있다. 또한 6:4로 접을 수 있어 트렁크와 풀 플랫이 가능하다.
GV70의 엔진은 모두 세 종류. 2.5 터보와 3.5 터보 두 개의 가솔린 엔진과 2.2 디젤이 있다. 3.5 터보 AWD를 타고 하남에서 가평까지 왕복했다.
380마력의 힘은 넘친다. 현대차는 5.1초 만에 시속 100km를 주파한다고 밝혔다. GPS 계측기를 달고 직접 측정한 결과는 5.76초가 가장 빨랐다. 대단한 가속이다. 한국형 고성능 프리미엄 SUV의 성능을 제대로 보여준다.
단단한 하체는 고속주행에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을 선보인다. 차체가 높은 SUV지만 노면에 낮게 깔리는 주행감이다. 체감속도와 실제 속도 차이는 크다.
차 음 유리를 적용하고 엔진룸 격벽 구조를 강화하고 이중 구조 플로어를 적용해 실내로 유입되는 소리를 막아냈다. 속도에 비해 훨씬 조용한 실내를 완성하고 있다. 바람 소리가 들어온다 싶으면 스포츠 모드로 박력 있는 엔진 사운드를 키우면 된다. 엔진 소리에 눌려 다른 소리들이 사라진다. 가상의 소리를 더해주는 액티브 사운드 효과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 ‘2’로 업그레이드됐다. 차선변경 기능이 추가됐다. 이 시스템을 활성화시키고 방향지시등을 켜면 측 후방 교통상황이 허락할 때 스스로 조향에 개입해 차선변경까지 해낸다. 그 과정이 무척 부드럽고 노련했다. 당연히 뒤에 따라오는 차가 있으면 차선변경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차선변경을 시도하다가 포기하고 원래 차선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자율주행을 향한 진일보다.
후륜 기반의 사륜구동 시스템에는 전자식 차동제한장치를 적용했고 주행모드에 오프로드를 커버하는 테리언 모드를 더했다. 굳이 거친 길 가지 않아도 좋을 멋진 모습이지만, 오프로드 주행까지 감안해 필요한 장치들을 갖췄다.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아 진행 방향의 도로 상태를 미리 인식한 뒤 서스펜션을 제어한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다. 255/40R21 사이즈의 미쉐린 타이어를 신었다.
주행보조 장비는 화려하다. 있을 건 다 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전방 주시 경고,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II, 후방 교차충돌 방지보조,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등이 운전자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빈틈을 촘촘히 메워준다. 사고위험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
시승차의 공인복합 연비는 8.3km/L. 2톤에 달하는 무게, 사륜구동 시스템, 21인치 타이어 등이 연비에는 불리한 부분들이다. 엔진 오토스톱, 코스팅 기능 등은 연비를 개선해주는 요소. 가평-하남 50km 구간을 에코 모드로 달리며 체크해본 실주행 연비는 9.6km/L 수준. 오르막이 심한 산길을 통과하는 동안 연비 손해가 컸다.
시승차는 가솔린 3.5 터보 시그니쳐 디자인 셀렉션 2가 적용된 모델로 옵션들을 모두 추가한 가격이 7,350만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카카오i 기반의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은 여전히 실내 온도를 맞춰달라는 요청을 알아듣지 못한다. 제법 많은 말을 알아듣고 척척 대응하고 인터넷을 검색해 알려주지만 유독 그거 하나를 해내지 못하는 느낌.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은데 왜 못하는지 궁금하다.
궁금한 건 또 있다. 보닛 철판 끝이 아랫부분을 덮고 있는 것. 윗니가 아랫니를 살짝 덮은 것과 같은 구조다. 왜 그랬을까. 공기저항에 불리할 텐데 굳이 이렇게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오종훈 yes@aut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