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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30i & 630i GT, 더 편하고 똑똑해진 BMW의 핵심 라인

한국으로 입양 온 독일 아이 느낌이 이럴까. 지난 5월 한국에서 출생신고를 한 BMW 5와 6시리즈 신형 모델을 시승하기 위해 다시 만났다. 세계적인 탑 브랜드가 월드 프리미어 모델의 발표 무대를 한국으로 택하는 건 대단한 일이다. 그것도 브랜드 핵심 모델인 5시리즈를 포함했다. 독일 아이가 한국으로 입양 오는 것만큼이나 있을 수 없는 일에 가깝다.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은 셈이니 애정이 갈 수밖에 없다.

630i x드라이브 M 스포츠 패키지와 530i 럭셔리 라인을 번갈아 타보는 시승에 나섰다. 6시리즈 GT는 원래 5시리즈 GT로 시작한 만큼 같은 뿌리다.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이 다르지만, 주요 편의 및 안전장치, 주행보조 시스템이 비슷한 수준으로 적용됐다.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연결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디지털 키 기능도 추가됐다. 신용카드 형태의 NFC 기반 카드 키가 기본제공되고, 아이폰으로는 모바일 디지털 키를 이용할 수 있다. 키가 없어도 아이폰으로 디지털 키를 전해 받아 차에 접근해 운전할 수 있는 것. 최대 5명까지 디지털 키를 공유할 수 있다.

키드니 그릴은 하나로 통합됐고, L자형 주간주행등이 적용되면서 BMW의 상징이었던 엔젤링과는 작별을 고했다. 5시리즈의 리어 램프는 두툼한 입술을 닮았다. 면 발광 LED 램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후진 어시스트, 제스처 인식 등이 두 차에 모두 적용됐다. 계기판과 인포메이션 모니터 모두 12.3인치 고해상도 모니터를 사용하는 등 인테리어도 큰 차이 없다.

음성으로 조절하는 개인비서 기능은 대화의 폭을 더 확장했다. “안녕 BMW”로 불러낸 다음 “주행모드 스포츠로”라고 말하면 잠시 후 주행 모드가 스포츠로 바뀐다. 이제 음성 명령이 편의장비를 넘어서 주행 장치까지 개입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완전자율주행차로 향하는 과정에서 또 하나 중요한 길목을 지나는 셈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넓은 면적에 다양한 정보를 올려줘 운전자의 시선 분산을 막아준다. 계기판에는 주변 교통상황을 고해상도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드라이빙 어시스트 뷰’다. 주변에 함께 달리는 차들이 세단인지 트럭인지 구분해 보여주고, 앞에 달리던 차가 옆 차선으로 벗어나는 것까지 알려줄 정도로 세밀하다.

먼저 530i. 5시리즈는 BMW의 핵심이다. 72년에 처음 데뷔해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800만대 이상 팔렸다. 7세대 5시리즈는 지난 4년간 국내에서만 7만 7,000대가 팔려나갔다. 시승 모델은 530i 럭셔리 라인으로 5시리즈의 엔트리 트림이다. 차체 길이가 4,965mm로 이전보다 조금 더 길어졌지만 휠베이스는 그대로다.

BMW는 5시리즈를 비즈니스 세단으로 정의한다. 패밀리세단을 넘어 한 단계 높은 고품격 세단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거기에 걸맞는 공간과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조용한 실내가 가장 먼저 다가온다. 시속 80km 전후의 속도에서 노면 잡소리, 바람 소리, 엔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다. 덤프트럭과 나란히 달리는데 실내로 파고드는 소리가 생각보다 작다. 비단길 달리듯 조용하고 편안한 거동이 인상적이다.

가속하면 본격적으로 힘을 드러낸다. 184마력. 직렬 4기통 2.0 가솔린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만드는 힘은 200마력이 채 안 되는 힘이지만 후륜구동 특유의 밀고 가는 가속감을 보여준다. 단단한 서스펜션은 고속주행에 이르러서도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며 실제 속도와 체감속도의 차이를 벌린다.

8단 변속기의 변속 반응은 빠르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다운 시프트를 하면 패들 조작과 동시에 rpm 게이지가 절도있게 반응한다. 시차 없는 즉각적인 반응이 재미있다.

신형 BMW 5시리즈는 530i 럭셔리라인서부터 M550i x 드라이브까지 모두 8개 트림이 국내에 판매된다. 7,560만원부터 1억 1,640만원까지 폭 넓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 선택 폭이 크다.

이어서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에 올랐다. 630i x드라이브 M 스포츠 패키지다. 업계에 경쟁 모델을 딱 지목하기 힘들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모델이다. 5시리즈를 기본으로 한 GT로 태어나, 6시리즈 GT로 자리 잡았다. 세단과 왜건 사이 어디쯤이 이 차의 자리다. 맵시 있는 디자인에 넓은 공간, 뛰어난 공간 활용성은 6시리즈 GT의 자랑이다. 뒷좌석을 접으면 1,800ℓ의 적재공간을 확보해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풀플랫이 가능해 누워 잘 수도 있을 공간이다.

530i는 2.0 4기통 엔진이지만, 630i는 직렬 6기통 3.0 리터 엔진을 쓴다. 640i는 630i와 같은 엔진이지만 출력이 높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완전히 새로운 네이밍 체계를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630i의 직렬 6기통 엔진은 258마력의 힘을 낸다. 배기량에 비해 출력이 낮은 게 아닌가 싶지만, 실제 주행해보면 만족할만한 힘을 보여준다. 메이커가 발표한 이 차의 0-100km 가속 시간은 6.4초다.

중저속에서 더없이 편안한 느낌은 고속주행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세로로 배치된 엔진, 사륜구동 장치인 x드라이브, 단단한 서스펜션과 19인치 타이어 등이 높은 수준에서 조화를 이루며 차의 안정감을 확보하고 있다. 노면 흔들림의 상당 부분을 걸러내 우수한 주행질감을 보인다.

6시리즈 GT중 국내에 먼저 출시한 630i xDrive는 럭셔리 라인과 M 스포츠 패키지가 있다. 각각 8,920만 원과 9,220만 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630i는 에어컨의 바람 소리가 백색 소음 수준이다. 풍량 1단계에서도 송풍구 바람 소리가 도드라지게 들린다. 에어컨을 꺼보면 비로소 안다.
530i에서는 풍량 2~3단계에서도 조용해 더 대비됐다.6시리즈는 도어를 열면 날카로운 예각이 드러난다. 위험해 보인다. 쿠페 스타일을 적용하면서 프레임리스 도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위험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5시리즈와 6시리즈 모두 통풍 시트와 온열 시트를 동시에 작동할 수 있다. 찬 바람과 더운 바람을 동시에 작동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둘 중 하나만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게 상식에 부합하는 게 아닐지.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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