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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뉴 CR-V 터보, 성능 효율 다 잡았다. 혼다 센싱은 기본

혼다 CR-V가 신형으로 교체 투입됐다. 5세대 부분 변경모델이다. 혼다 센싱을 기본장착하고 디자인 디테일에 힘을 줘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1.5 직접 분사 가솔린 터보 엔진은 193마력, 24.8kg의 토크를 낸다. 배기량 작은 소형 엔진에 출력은 중형급이다. 리터당 128마력의 힘을 만드는 셈. 힘도 효율적으로 만들고 있다.

산뜻한 빨간색의 시승차를 받고 길을 나섰다. 4WD 투어링 트림이다. 그릴은 블랙 컬러, 리어 가니시는 다크 크롬으로 마감했다. 진중한 느낌이다. 밝은 보디 컬러에 균형을 잡아주는 부분이다. 넓게 펼쳐진 앞 범퍼는 SUV의 거친 느낌을 살렸고 범퍼 아래로 가니시를 더해 다이내믹한 맛을 살렸다. 풀 LED 헤드램프를 적용했고 안개등도 LED 램프를 새로 적용했다.

두 개의 배기구는 사각형으로 마무리해 긴장감을 주고 있다.

실내는 차급을 뛰어넘는 공간을 가졌다.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가 넉넉히 드나든다. 바닥에 센터 터널도 없어 공간의 제약을 덜어내고 있다. 그 덕에 뒷좌석 가운데 좌석도 제법 편하게 앉을 수 있다. 2열 시트에는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열선이 적용됐다. 따뜻한 자리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적재공간은 2,146ℓ까지 확장된다. 풀 플랫으로 만들어 두 사람이 누울 수 있는 바닥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텐트가 없어도 캠핑을 할 수 있겠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센터 콘솔이다. 칸막이를 이리저리 조절해 넓은 수납공간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통으로 쓸 수도 있고 칸막이로 막아 분리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부분은 혼다센싱이다. 혼다 센싱은 혼다의 주행 보조장치를 말한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차선이탈 방지장치, 추돌경감 제동 시스템, 운전자 졸음방지 시스템, 오토 하이빔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센싱박스에 있는 레이더, 앞 차창 위에 있는 카메라가 부지런히 차선과 전방 주행차를 모니터하며 조향과 제동을 조절한다.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차선을 밟지 않고 차로 중앙을 따라 움직인다. 베테랑 드라이버가 다루는 편안하면서도 빠른 거동을 만난다. 반자율 운전을 높은 수준에서 완성하고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30km/h 이상 속도에서 작동하고 차선이탈 방지장치는 72~180km/h 속도 구간에서 활성화된다. 추돌경감제동 시스템은 5km/h 이상 속도에서 추돌위험 시 경고하고 필요할 땐 제동에도 개입한다. 운전자 졸음방지 모니터는 드라이버의 상태를 집중, 일반, 산만, 졸음 4단계로 구분해 경고가 필요할 때 계기판 표시, 소리, 진동으로 알린다.

193마력의 힘이 감당해야 하는 공차중량은 1,620kg이다. 마력당 무게비를 계산해보면 8.4kg. 엔진은 작지만 힘은 넘친다. 거침없이 고속구간까지 질주를 이어간다. 고속주행에서 거칠게 살아나는 엔진 사운드는 바람 소리에 지지 않는다. 무단변속기여서 변속 충격도 느끼기 힘들다. 치솟던 rpm이 숨 쉬듯 간간이 출렁이기는 하지만 변속 충격이라 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빠르게 달리면 노면 굴곡의 흔들림이 전달될 틈이 없다. 타이어가 노면 충격을 무시하듯 밟고 지나고 서스펜션은 전해오는 충격을 적당한 탄성으로 흡수해버린다. 노면에서 발생하는 충격이 빠른 속도와 타이어, 서스펜션에 막혀 사라진다.

여기에 사륜구동이 받쳐줘 안정감을 더한다. 차체 흔들림이 덜해 체감속도가 실제 속도보다 낮다. 193마력의 힘으로 충분히 고성능을 맛본다. 시속 100m에서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강한 제동반응과 동시에 차체가 앞으로 숙여지는가 싶더니 강하게 버티는 제동반응이 완전 정지 때까지 이어진다.

굳이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차체 안정감은 빛을 발한다. 중저속 구간에서 함께 달리는 세단들을 내려다보며 편안하게 움직인다. 순항한다. 노면 소음과 바람 소리가 잔잔히 들리지만 편안함을 해칠 수준은 아니다. 80~100km/h 구간이 속도와 편안함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속도다.

코너에서는 차체가 높은 SUV에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한 뒤 엑셀 오프, 엑셀 온으로 빠져나왔다. 세단과는 다른 SUV 특유의 스릴 넘치는 코너링이다. 차체가 기울지만 운전자의 의도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중립적인 조향 특성이 안정감을 확보해 준다. 차체의 안정감은 운전자의 심리적 안정감과 맞닿는다.

GPS 계측기를 연결하고 시속 100km 가속 테스트를 시도했다. 강한 힘으로 출발하지만 휠스핀은 없다. 트랙션 컨트롤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 무단변속기 특유의 부드러운 변속감, 몰아치듯 달려 나가는 193마력의 힘이 인상적이었다. 9차례의 테스트는 모두 9초대를 기록할 만큼 편차가 적었다. 최고기록은 9.18초, 129.23m. 가장 느린 기록도 9.90초, 153.68m였다. 평균 기록은 9.51초, 144.78m로 측정됐다.

엔진은 작지만 힘은 넘치고 연비 효율은 뛰어났다. 파주-서울간 55km를 달리며 실주행 연비를 살펴봤다. 가는 날이 장날, 자유로를 제외한 전 구간에서 교통체증에 시달렸다. 55km를 두 시간 가까이 달려야 했다. 어림잡은 평균 주행 속도는 30km/h에 못 미치는 수준. 그럼에도 최종 연비는 14.4km/L를 기록했다. 극심한 교통체증을 뚫고 달리며 공인 복합 연비 11.5km/L보다도 우수한 연비를 기록했다는 점은 칭찬받을 만하다.

혼다 CR-V 터보는 두 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2WD EX는 3,850만 원, 4WD 투어링은 4,540만 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트립미터를 재설정할 때 스티어링 휠에 달린 버튼을 이리저리 조작하고 마지막 리셋은 계기판 오른쪽 위에 있는 긴 막대 버튼을 눌러야 한다. 없으면 딱 좋겠는데, 한번 눈에 걸리니 자꾸 거슬린다. 왜 꼭 긴 막대 버튼이어야 하는가.
일자형 변속레버는 요즘 시대에 안 어울린다. 무단변속기지만, 시프트 업&다운이 가능한 변속레버였으면 딱 좋겠다. 이미 구형 모델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혼다는 이 부분 수정할 의사가 없었나 보다. 다음 모델 체인지를 기대해 본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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