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디시 럭셔리가 한 발 더 진화했다. 볼보의 맏형 S90이 신형 모델로 교체됐다. 4년 만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볼보코리아가 8일, 서울 여의도 마리나 클럽 요트에서 인천 영종도 네스트 호텔까지 왕복 120km 구간에서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신형 S90은 겉모습을 살짝 성형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새롭게 디자인해 3D 앰블럼을 적용했다. 리어램프는 시퀀셜 턴 시그널 헤드램프로 살짝 포인트를 줬다.
가장 큰 변화는 파워트레인이다. 이번 신형 S90부터는 순수 내연기관이 적용되지 않는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친환경 파워트레인만 운영되는 것. 볼보는 내연기관과의 이별을 통해 친환경 정책과 더불어 전동화 정책을 본격 전개하기 시작했다.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플랫폼을 사용한 신형 S90은 5m 벽을 넘어섰다. 차체 길이가 구형 모델 대비 125mm 늘어나 5,090mm에 달한다. 이는 BMW5 시리즈나 벤츠 E 클래스를 포함하는 E세그먼트 세단 중 가장 긴 사이즈다.
휠베이스도 120mm 키워 3,060mm로 확대됐고 이를 바탕으로 뒷좌석 공간을 넓혔다. 뒷좌석 레그룸이 115mm가 늘어 1,026mm로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에 앉아보면 무릎 앞으로 공간을 측정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넓은 공간을 만나게 된다. 휠베이스는 벤츠 S클래스(3,035mm)보다 더 길다. 더욱 넓어진 길이와 휠베이스로 E세그먼트와 F세그먼트를 아우르는 양수겸장의 조커로 자리한 것.
실내는 볼보 특유의 스웨덴 향기와 고급스러움이 가득하다. 천연 나뭇결이 살아있는 무늬목은 친환경에 집착하는 볼보의 철학을 말해준다. 오레포스사의 크리스털 기어노브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두 배로 증가시킨다.
12.3인치의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공조 장치 조절 및 차의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애플 카플레이 혹은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연동시킬 수 있다.
잡음을 걸러주는 노이즈 캔슬링을 적용하고 업그레이드된 바워스 월킨스 오디오 시스템이 있어 한적한 재즈바에서 즐기는 분위기를 누릴 수 있다. 실내를 꽉 채우는 음악 소리는 S90을 타는 멋을 느끼게 한다.
천연 나뭇결 무늬목, 크리스털 기어노브, 바워스 월킨스 오디오 등이 “스웨디시 럭셔리는 이런 것”임을 말하고 있다.
기어노브 옆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이 적용돼 USB 케이블로 충전하는 번거로움을 덜어냈다. 또한, 어드밴스드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을 포함한 클린존 에어 패키지를 전 트림에 적용해 코로나와 미세먼지로 어수선한 운전자의 건강도 챙긴다.
정면을 응시하면 보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진행 방향, 현재 속도 등 운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신형 S90에는 TPEC 내비게이션이 적용됐다. 많은 정보를 업그레이드했지만, 티맵이나 카카오내비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부족해 보인다.
과속단속 카메라의 위치를 알람으로 알려주지 않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그림만 띄워준다. 볼보는 2022년형 모델부터 SK텔레콤과 제휴해 티맵 내비게이션을 국내 판매모델에 장착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번 신형 S90부터는 순수 내연기관이 적용되지 않는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친환경 파워트레인만 운영되는 것.
시승모델은 48V 시스템을 적용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트림의 B5다. 최고출력 250마력/ 5,700rpm, 최대토크 35.7kgm/1,800~4,800rpm의 힘을 내는 2ℓ 싱글 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합을 맞추며, 출발과 가속 시 14마력의 추가출력이 48V 시스템을 통해 지원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적용된 S90은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사한다. 도로의 롤 현상을 가끔 느끼게 되지만 255/40R 19 피렐리 타이어는 노면의 충격과 소음을 부드럽게 흡수한다.
시속 100km에서는 8단에 고정되며, 1,500rpm의 엔진 회전수를 기록한다. 시속 100km에서의 기어비는 3단까지 내려가고, 5,300rpm까지 올라간다.
주행 중 차선을 밟을 때마다 정신 차리고 운전하라는 듯, 스티어링휠이 스스로 움직이며 조향에 개입한다.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 패키지는 정체되는 구간이나 구간 단속 지역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파일럿 어시스트Ⅱ, 시티 세이프티, 도로이탈 완화 등 첨단 안전 패키지인 인텔리 세이프가 전 트림에 기본 탑재돼 운전자들의 안전을 지켜준다.
시승차는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 트림으로 6,690만 원이며, 복합 공인연비는 리터당 11.3km로 기존 가솔린 모델 리터당 11km보다 3%가량 향상됐다.
이상진 daedusj@autd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