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수익과 비용적 측면에서 심각한 위기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지난 4일 발간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망 : 불확실성 대응’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미칠 막대한 영향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망 보고서’는 매년 전 세계 자동차 산업 전반의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알릭스파트너스의 인사이트를 담고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 상황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 내려진 봉쇄령, 더딘 경제활동 재개, 소비심리 및 고용 위축 장기화로 올 3월 초부터 축적된 신규 부채액이 721억 달러(한화 약 86조 8,74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알릭스파트너스는 2019년 자동차 판매량과 비교했을 때 올해부터 2022년까지 향후 3년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최대 3,600만 대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7천50만 대,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153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과 북미의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와 업체별 신차효과 등의 긍정적인 요소도 존재하고 있어 향후 코로나19의 확산 방향에 따라 내수 판매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2020년에서 2025년까지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누적 투자액이 약 790억 달러(한화 약 94조 2,23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19 등의 위기가 겹치면서 예상 투자액의 상당 부분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 보고서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기준 자동차 제조사들의 투하자본수익률이 2015년 대비 평균 47%, 부품사들의 경우 평균 36%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부채액도 자동차 제조사 36%, 부품사 33% 증가했다. 이는 자동차 제조 및 부품 업계가 코로나 사태 발발 이전부터 2000년대 말 경제 대침체 당시보다도 더 심각한 재정 상태를 겪고 있었으며, 장기간 지속된 업계 불황에 팬데믹이라는 위기가 더해져 재정 악화를 더욱 가속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던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 및 50개 부품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월 초부터 5월 22일까지 197억 달러(한화 약 23조 4,961억 원) 규모의 신규 차입금에 524억 달러(62조 4,974억 원)의 추가로 한도성 여신까지 고려할 경우 총 721억 달러(한화 약 86조 5,921억 원)의 신규 부채를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부채비율, 운전자본, 투하자본수익률 등의 지표가 반영된 알릭스파트너스의 데이터베이스 및 고유 공식을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 작년 기준 자동차 부품 업계 총매출의 6%를 차지하는 기업들만이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50%의 기업들이 ‘고위험(43%) 및 ‘부실(7%)’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알릭스파트너스의 마크 웨이크필드 자동차 부문 글로벌 공동 대표는 “자동차 기업들이 판매량 급감으로 인해 불어난 부채와 코로나19 대유행이 초래한 불확실성에 신중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신속히 손익분기점을 낮춰야 한다”며 “손익분기점을 2000년대 말 경제 대침체 당시 수준으로, 즉 세계 자동차 판매량 약 6,500만 대 및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 약 1,400만 대 가량으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알릭스파트너스 서울사무소 박준규 부사장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수요 또한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생산 및 수출은 여전히 어려움이 예상되나, 한국의 코로나19 조기 종식 가능성에 따른 내수 회복 가능성 또한 공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다양한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비용 하나하나 면밀하고 냉정하게 검토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2025년까지는 세계 자동차 시장이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던 2017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렵지만 국가별로 ‘각기 다른 속도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시작된 중국이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여 총 2,300만대의 판매량을 달성하고 뒤이어 미국이 1,360만 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가장 컸던 유럽이 1,410만 대의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