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집안의 SUV를 담당하는 RX, UX, NX는 각자 자기만의 색을 가진 재주꾼들이다.

렉서스의 모든 SUV라인업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미디어 시승회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4일동안 서울 잠실 커넥트투에서 진행됐다.

렉서스 SUV의 맏형인 RX는 1998년생이다. 국내에는 2001년 1월 데뷔했다. 2003년 공개된 2세대 RX부터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2009년 출시된 3세대는 운전자 중심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변속 레버를 센터페시아에 통합했으며, 4세대 RX는 2016년 출시됐고 현재 4세대 부분변경 모델이 시판 중이다.

이번 4세대 부분변경 모델에서는 기존 RX보다 길이를 110mm나 늘린 RX L 트림을 추가해, 선택 폭을 넓혔다.

둘째인 NX는 2014년 중형 SUV로 태어났다. 2017년 한 번의 부분변경을 거쳤다.

SUV 3형제의 막내인 UX는 2019년 4월 국내시장에 출시했다. 그리고, 올해 UX의 고성능 버전인 UX 250h F SPORT가 모습을 드러냈다.

RX는 안을 들여다보면 고품격 이미지를 느끼게 한다. 우드가 접목된 핸들과 센터페시아의 아날로그 시계, DVD 플레이어는 클래식한 감성을 자극한다. RX에 적용된 핸드폰 무선 충전패드, 터치식 디스플레이, 애플 카플레이 등 편의사양은 모빌리티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3형제중 RX에만 있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애플 카플레이를 통한 스트리밍 음악이 마크 레빈슨 스피커를 타고 몸을 감싼다. RX의 클래식한 감성이 더해 고급 서재에 있는 느낌을 준다. RX는 렉서스의 최신 안전 시스템인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으로 운전자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은 막히는 도로, 거기에 얌체같이 끼어드는 차량들 사이에서도 일정한 속도로 앞 차와의 거리를 유지해준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과 함께 마크 레빈슨으로 나오는 음악을 듣고 있으면 유유자적한 분위기와 함께 막히는 도로에서 스트레스도 사라진다.

RX 450h L의 최고출력 313마력, 최대토크 34.2kgf.m의 3.5리터 V6 DOHC 하이브리드 엔진과 e-CVT의 조합은 때로 거칠게 돌진할 줄도 알지만, 대체로 부드럽게 힘을 조절한다.

길이 5,000mm, 너비 1,895mm의 큰 덩치를 조작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차선을 밟는 일이 생긴다. 그러면 RX에 내재된 차선 추적 어시스트가 작동돼 경고의 신호를 보낸 뒤, 운전자의 반응이 없으면 스티어링 휠 조작을 해 차선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새로 나온 UX 250h SPORT는 4,495×1,840×1,520mm 크기다. 앙증맞다.

콤팩트모델이어서 RX보다 옵션이 빈약할 것이란 생각은 오산이다.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와 무선충전, 애플 카플레이 등 운전자의 편의사양 대부분이 지원된다. 있을 것들은 다 있다. 또한, UX 250h F SPORT의 F SPORT 전용시트는 몸의 중심을 잡아주며, 재미있는 운전을 하게 만든다.

다만, RX처럼 터치식 디스플레이가 아닌 터치 패드로 조작하고 크루즈 컨트롤 조작 레버가 따로 없어 다소 불편하다.

UX250h F SPORT는 시스템 총 출력 183마력, 최대토크 19.2kgf.m의 직렬 4기통 2리터 가솔린 엔진과 e-CVT 변속기가 합을 맞춰, 하이브리드 모델에 최적화된 연비운전을 돕는다. 때론 말 잘 듣는 착한 막내에서 반항기가 가득한 거친 면모도 드러낸다. 연비운전을 즐기는 에코모드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며, 착한 막내의 역할을 하다 때로는 스포츠 모드로 괴력을 발휘하는 반항기 가득한 두 얼굴을 드러낸다.

에코모드에서 친환경을 상징하던 녹색 계기판은 스포츠 모드에서 붉은 색으로 변한다. 더불어 새근새근 아기 숨소리 같던 엔진음도 포효하는 사자의 울음소리 마냥 거칠게 내뿜는다. 조향과 서스펜션은 더욱 단단해지며, 굉장히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마치,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경주마처럼 스포츠모드의 UX는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UX 250h F SPORT는 4륜이 아닌 전륜구동 방식이다. 코너를 고속으로 달리면 뒷 차축이 힘없이 따라오는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둘째인 NX를 만났다. NX (4,640x 1,845x 1,645mm)는 형인 RX처럼 너무 크지도 않으며, 동생인 UX처럼 너무 작지도 않은 알맞은 크기의 도심형 SUV다.

올해 5월까지 렉서스의 SUV의 판매량은 RX 341대, NX 266대, UX 279대로 어느 한 곳에 치우침 없이 고른 판매를 보이고 있다. 특히, NX는 2017년 부분변경 된 모델로 내년 풀 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장 치열한 수입 중형 SUV 시장에서 NX는 꾸준한 판매를 기록 중이다.

NX역시 형인 RX에 많은 것을 양보한 느낌인지 터치식 모니터는 사용할 수 없다. 기어 레버 옆에 있는 패드로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를 입력해야 한다.

NX는 시스템 최고출력 199마력, 최대토크 21.0kgf.m 직렬 4기통 2.5리터 엔진과 e-CVT 파워트레인은 조합은 연비효율을 추구하지만 때로는 강한 성능을 자랑한다.

큰 형인 RX와 막내 UX사이에서 양보만 하는 착한 둘째는 살짝 무거운 조향과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앙칼진 엔진음을 드러내며, 야무진 운동능력을 자랑한다. 고속에서는 귓가에 풍절음이 강하게 스친다.

공인 복합 연비는 RX 450h L 12.3km/L, NX 300h 12km/L, UX 250h F SPORT 16.7km/L다. 판매가격은 RX450h L 9,527만 원, NX 300h Executive 6,517만 원, UX 250h F SPORT 5,07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