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AutoDiary

캐딜락 XT6, 같은 차 다른느낌

두 얼굴을 가진 고대 로마신화에 나오는 야누스. 국내에 새롭게 출시된 캐딜락 XT6도 두 얼굴의 야누스 같은 성격을 드러낸다.

캐딜락 XT6를 20일, 서울 강남 캐딜락 브랜드 하우스에서 경기도 가평 나인 블럭까지 왕복 112km가 되는 구간을 시승했다.

XT6는 중형 XT5와 초대형 모델 에스컬레이드 사이를 채워주는 캐딜락 라인업의 구심점이다.

작아진 헤드라이트, 넓어진 블랙 메쉬 그릴, 유니크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블랙메쉬 그릴 한 가운데 있는 캐딜락 엠블럼이 미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임을 말하고 있다.

XT6는 5,050×1,965×1,750mm의 크기, 축간거리 2,863mm로 넉넉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2+2+2 구조의 6인승이다. 2열의 시트 좌우를 분리해 독립 시트로 구성했다. 덕분에 3열 탑승도 수월하다. 2열을 슬라이드로 밀거나 가운데 공간을 이용해 편하게 3열에 오를 수 있다. 3열 시트는 동급 최대 헤드룸 공간을 확보했다고 캐딜락은 강조했다. 180cm의 성인도 100kg에 육박하는 성인도 편하게 탑승할 수 있다는 것.

또한, 2,3열 폴딩 시 트렁크 공간은 2,229리터까지 늘어나 많은 짐을 싣거나 차박 여행 등에 유용하다.

실내는 스웨이드 가죽과 우드로 마감됐다. 오성급 호텔 스위트룸 분위기다.

리어 카메라 미러로 후방을 살필 수 있다. 뒷좌석 탑승객에 의해 룸미러를 통한 후방 시야가 방해받는 경우가 많은데, 리어 카메라 미러가 이런 불편함을 씻어낸다.

그동안 캐딜락의 고질적인 문제인 내비게이션은 상당한 발전을 이뤄냈다. 주요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며,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같이 연동돼 운전자의 방향 전환을 한 번에 인식하게 만든다.

다만, 아쉬운 점은 과속 카메라가 앞에 있을 때,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 것과 과속단속 카메라의 정보가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연동되지 않는 점이다.

ISG가 작동된다. 으르렁거리던 엔진이 순식간에 잠이 든다. 잠시나마 도심의 숲 한가운데 차와 함께 덩그러니 남아있다.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운전하면서 보스 스피커를 통해 콘서트장 수준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미세먼지나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는 에어 이오나이저 기능으로 쾌적한 공기를 순환시킬 수 있다.

XT6에는 투어러, 스포츠, 오프로드의 주행모드가 있다. 투어러와 스포츠 모드는 분명하게 다른 반응을 보이다. 서로 다른 차를 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야누스를 닮았다.

온화한 얼굴이 먼저 드러난다. AWD 기능을 갖췄지만 투어러 모드에서는 전륜으로만 주행한다. 심지어 투어러 모드 저속 주행일 때는 6기통의 엔진 중 2개의 실린더는 멈추고 4기통으로만 주행을 할 수 있다.

대 배기량을 자랑하던 미국산 자동차 메이커도 가변밸브 시스템, ISG 등으로 효율을 고려하고 있다. 연비와 배기가스 규제에 맞춰야 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투어러 모드라고 가속의 불편함은 없다. 가속이 부드럽다. 마치, 호수 한가운데 보트를 타고 노를 젓는 듯 유유자적한 느낌의 부드러운 주행을 선보인다.

스포츠 모드는 반대다. 언제 부드러웠냐는 듯 야뉴스의 거친 얼굴이 드러난다. 스포츠 모드는 사륜구동이 상시 작동된다. 투어러 모드의 낭창낭창한 조향 반응도 무겁게 조여진다. 서스펜션은 더욱 딱딱해진다.

최고출력 314마력/6,700rpm, 최대토크 38kg.m/5,000rpm 3.6리터 V6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는 최적의 주행을 만들어낸다. 고속 주행 시 상시 사륜구동 덕분에 커브길도 부드럽게 빠져나간다. rpm은 5,000을 넘는 가혹한 고속 주행 속에서도 풍절음은 귓가를 간지럽힌다.

야누스 같은 XT6는 똑똑한 안전기능을 더욱 보강했다. 나이트 비전 기능이 도입되어 늦은 밤 가로수 하나 없는 시골길을 주행하거나 터널을 지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못내 아쉬운 기능도 있다. 주행 중 커브를 지날 때, 5m가 넘는 XT6는 옆 차선을 밟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 순간, 차선 유지보조기능(LKAS)가 아닌 차선 경고 보조기능(LDWS)이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알려준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LKAS가 격에 맞지 않을까.

캐딜락 XT6 시승차는 스포츠 트림 8,347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