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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민한 고성능 BMW M340i

3시리즈에서 처음 등장한 M 퍼포먼스 모델이다. 당연히 3시리즈에서 가장 강력한 출력을 보이는 최강 모델이다.

직렬 6기통 4.0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을 사용해 387마력의 힘을 토해낸다. 450마력을 자랑하는 M3에는 못 미치지만, 258마력인 330i보다 100마력 이상 더 센 힘이다.

4,713×1,827×1,440mm의 크기로 다른 3시리즈보다 4mm 길고 5mm 높다. 휠베이스는 2,851mm로 같다. 생각보다 작지 않은 크기다. 모델 변경할 때마다 조금씩 커진 덩치가 이제는 중형을 넘볼 정도에 이르고 있다. 덕분에 뒷좌석은 무릎 앞으로 주먹 하나 반이 들어갈 정도로 여유를 가졌다. 센터 터널이 높아 공간을 어느 정도 제한하고는 있지만, 차급에 비해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두툼한 크롬 라인으로 테두리를 두른 키드니 그릴은 독특한 패턴으로 채워 차별화했다. 헤드램프는 레이저 라이트를 적용했다. 무려 500m를 비추는 눈이다. LED 램프보다 두 배를 더 멀리 비춘다. 보닛은 몇 개의 라인으로 각을 잡아 적당한 긴장감을 연출하고 있다.

엔진룸에는 3.0 리터 직렬 6기통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이 세로로 배치됐다. 387마력의 힘도 힘이지만, 세로 배치로 좌우 균형을 맞추는 효과도 크다. 여기에 뒷바퀴 굴림 방식으로 앞뒤 무게 균형까지 효과적으로 배분하고 있다. 큰 힘을 제대로 받아낼 수 있는 균형 잡힌 몸을 만든 셈이다.

또한 어댑티브 M 서스펜션, M 스포츠 배기시스템, 가변식 스포츠 스티어링, M 스포츠 브레이크 등이 고성능에 대응하는 섀시를 완성하고 있다. 고성능에 대응하는 디테일을 갖춘 셈이다. 앞에 225/40R19, 뒤에는 접지 면적이 넓은 255/35R19 런플랫 타이어를 신었다.

도어를 열고 들어가는데 아랫부분에 M340i 표기가 선명하다. 하만카돈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모두 16개의 스피커로 풍부한 음질을 들려준다. 앰비언트 라이트가 은은한 컬러로 실내 분위기를 살려준다. 조명은 다양한 컬러가 준비되어 있다.

계기판은 12.3인치 스크린을 사용한다. BMW OS 7.0으로 업그레이드해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로 다양한 주행 정보를 알려준다. 센터페시아에는 i 드라이브 컨트롤러와 연동하는 10.25인치 터치 스크린을 적용했다. 정면을 응시하면 차창에 투사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반긴다. 어디에 시선을 두든 필요한 주행정보가 눈에 들어온다.

음성으로 주소를 불러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입력할 수 있다. 자판을 터치하거나 화면에 직접 손글씨로 적어 입력할 수도 있다.

독립 환풍 기능이 있다. 예약 시간을 설정해 놓으면 출발하기 전에 실내공기를 환풍시켜 쾌적한 실내를 만들어주는 것. 세심한 디테일이 살아있다.

후진 보조 시스템은 BMW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신통한 기술이다. 주행하다 길이 막혔지만 차를 돌리기가 여의치 않을 때 진행했던 그대로 후진해 나올 수 있다. 자동 후진 장치다. 결국은 자율주행차에 적용하게 될 기술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것. 주차보조 시스템과 함께 유용하고 재미있는 시스템이다.

아주 많은 기능이 있고, 그 많은 기능을 일일이 운전자가 자신의 취향, 환경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스마트키의 열림 버튼으로 운전석만 열지 전 좌석을 열지, 차선이탈방지 장치에서 알람만 할지, 조향 개입까지 할지, 앰비언트 라이트 컬러는 어떻게 할지, 계기판 정보 표시 설정은 어떻게 할지 등등 운전자가 선택할 것은 의외로 많다. 많이 알수록, 더 편하고 안전하게 이 차를 누릴 수 있다. 차량 설명서를 꼼꼼히 읽으며 차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스티어링휠은 2.25 회전한다. 조금 더 예민한 조향감을 지향하고 있다.

출발하면 단단한 서스펜션이 먼저 다가온다. 노면 충격을 품어 안기보다 완강하게 버티면서, 때로는 맞받아치는 느낌이다. 충격을 넘고 단 뒤 잔진동을 허락하지 않는다. 마무리가 깔끔하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완전 정지는 물론이고 정지후 출발까지 스스로 한다. 네거리에서 신호대기로 멈췄을 때 앞차를 따라 멈추고, 신호가 다시 바뀌면 앞차를 따라 스스로 출발했다. 꽤 오랜 시간 멈췄지만, 작동을 멈추지 않고 계속 상황을 모니터하고 대응하는 것. 체증 구간에서 상당히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 영민하다.

앞차와 옆 차로에 함께 달리는 차의 형태도 소형과 대형으로 구분한다. 버스와 트럭을 구분하는 것은 아니지만, 승용차와 대형차를 구분해 보여주는 것. 좀 더 다듬어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에 접목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차선이탈방지 장치는 차로의 중앙을 충실하게 유지했다. 차선을 밟는 일이 없다. 맡겨놓으면 사람처럼 스스로 조향한다. 수시로 핸들을 잡으라는 경고만 없다면 그냥 운전을 맡겨놓아도 좋을 정도다. 하지만, 아직은 안된다. 자율주행차가 되기 전에는 운전의 최종책임은 운전자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차가 스스로 조향하도록 하고 가볍게 손을 올려놓고 간다는 느낌으로 운전하면 좋겠다. 누군가가 내 팔을 함께 쥐고 운전하는 묘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387마력의 힘을 내는 6기통 엔진을 조율하는 것은 8단 자동변속기다. 시속 100km에서 rpm 1,200 정도에 머문다. 3단까지 시프트 다운을 이어가는데 rpm은 4,800까지 치솟는다. 시프트 다운하면 rpm이 계단 오르듯 쭉쭉 올라간다. 직결감 있는 변속이 인상적이다.

재미있게 운전할 수 있는 장치들이 있다. 스포츠 디스플레이를 띄우면 출력과 토크, 터보 압력, 오일 온도, G 포스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가속페달에 반응하는 차체의 다이내믹한 움직임에 더해 춤추는 그래프 덕분에 눈까지 즐겁다.

소리를 빼놓을 수 없다. 엔진 사운드는 과하지 않게 제어하고 있지만 낮게 깔리는 소리에 힘이 느껴진다. 내지르는 소리가 아니다. 입을 꾹 다물고 참는 것 같은 소리다. 상당히 절제된 소리인데 매력이 있다. 자꾸 그 소리를 듣고 싶어 패들시프트로 시프트 다운을 걸게 된다.

스포츠 프로 모드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을, 에코 프로 모드에선 느슨한 여유를 보인다. 주행 모드에 따라 가속페달에 대한 반응이 아주 다르다.

친환경 자동차도 아닌데, 에너지 이동을 보여준다. 하이브리드차처럼 배터리로 충전을 하기도 한다. 일상 주행에 필요한 전기를 회수하는 일종의 회생제동 시스템이다. 고성능 세단이지만 단 한 방울의 에너지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의지다. 오랜 시간을 두고 쌓아온 BMW 다이내믹 이피션시가 적용된 기술이다.

고속 주행은 탁월했다. 강한 서스펜션이 중저속 구간에서 간간이 거칠게 느껴지는 것과 달리 고속에서는 안정된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한다. 빠르게 달리면 노면 충격이 매우 크게 증폭되게 마련이지만, 적절한 수준에서 제어하면서 충분한 안정감을 확보하고 있다. 오히려 고속에서 더 편안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강한 서스펜션과 더불어 19인치 타이어의 그립, 세로 배치된 엔진과 후륜구동의 이상적인 무게 배분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덕분에 쭉쭉 뻗어나가는 가속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제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성능은 의미가 없다. 시속 100km에서 급제동을 했다. G포스 그래프가 모니터 밖으로 쭈욱 밀려 나가버린다. 체중을 실어 제동을 했지만 의외로 차는 크게 요동치지 않고 속도를 줄여 멈춘다. 여유 있게 받아내는 반응이다. 고성능을 완성하는 제동 성능, 화룡점정이다.

7,590만 원. 3시리즈로 보면 비싸고, M으로 보면 수긍이 가는 가격이다. M 뱃지를 단 자존심을 담은 가격이다. 제대로 된 고성능 세단을 원한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0-100km/h 가속성능 테스트

공차중량 1,720kg. 378마력. 마력당 무게비 4.44kg이다.

BMW가 밝히는 이 차의 0-100km 가속 시간은 4.5초. GPS 계측기를 사용해 100km/h 가속 시간을 측정했다. 최고 기록은 5.01초였다. 가장 늦은 기록은 5.73초, 7차례 테스트한 평균 기록은 5.26초였다. 주행거리를 보면 68.91m가 가장 짧았다.

0-100km/h 가속성능 그래프.

연비 테스트

파주에서 출발해 서울까지 55km를 달리며 측정해 본 이 차의 실주행 연비는 15.6km/L. 공인 복합 연비 9.9km/h를 감안하면 매우 우수한 연비를 기록한 셈이다. 고성능 세단도 운전자가 다루기에 따라 아주 착한 연비를 보여줄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결과다. 물론 그렇게 탈거면 고성능 세단을 왜 타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은 남는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제스처 컨트롤이 없다. 손동작으로 오디오 볼륨을 조절하고 화면 전환하는 등 나름 재미있고 유익한 아이템인데 이를 뺀 것. 크게 불편할 건 없지만, 그래도 BMW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매력 포인트 하나가 빠졌다. 브랜드 컬러를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인데 왜 뺐을까 아쉽다.

밝은 아이보리 컬러의 가죽 시트는 실내 분위기를 환하게 만든다. 한 번 타고 반납하는 시승차로서는 나쁠 게 없다. 하지만 내 차를 산다면 밝은 가죽 시트는 피하고 싶다. 쉽게 때가 타서 관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시승차의 시트 역시 그사이 제법 때가 많이 묻어 있었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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