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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올 뉴 익스플로러-작은 심장, 거인의 힘

포드 익스플로러가 신형 모델로 교체됐다. 7인승 SUV에 막판 등장한 기대주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처음 판매에 나섰다.

A, B, D 필러를 블랙 필러로 C 필러는 보디 컬러로 구성했다. 265/55R20 사이즈의 미쉐린 타이어를 알루미늄 휠에 장착했다. 뒷 범퍼 아래로 두 개의 배기구가 눈길을 끈다.

3열 시트까지 갖춘 7인승이다. 대게 3열 공간은 형식만 갖추고 실제로 이용하기에는 부족한 경우가 많지만, 익스플로러의 3열은 다르다. 2열 시트를 슬라이딩시켜 3열 공간을 배려할 수 있게 했다. 7명이 모두 탑승해도 모두 좁지 않은 공간을 누릴 수 있다. 3열 뒤 트렁크 공간은 515ℓ인데, 2, 3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2,486ℓ까지 적재함이 확장된다.

대부분은 2:1:2의 크기로 뒷좌석 시트를 만드는데 이 차는 1:1:1이다. 가운데 시트도 온전히 하나의 시트다. 차폭이 넓어 굳이 작게 만들 이유가 없었을 듯. 230V 150W 전원을 준비해 야외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골리앗처럼 크다. 길이 5,050mm, 너비 2,005mm, 높이 1,775mm 크기. 옷으로 치면 XXL 정도다. 휠베이스도 3,025mm에 이른다. 몸무게, 즉 공차중량은 2,082kg이다. 보는 이를 압도하는 위풍당당한 몸인데, 심장에 해당하는 엔진은 겨우 2.3ℓ에 불과하다. 그 작은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를 물렸다. 뭔가 어울리지 않는 묘한 조합이다.

이 작은 엔진으로 이 큰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까. 당연한 걱정이지만, 쓸데없는 걱정이기도 하다. 출력을 보면 안다. 2.3ℓ 엔진이 만드는 힘은 무려 304마력이다. 직접 분사, 가변 캠샤프트 타이밍, 터보 등을 더해 만든 에코 부스트 엔진의 마법이다. 다운사이징의 끝을 익스플로러에서 본다.

코파일럿 360 플러스로 명명된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은 내실을 꽉 채워주고 있다. 충돌회피 조향 시스템은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제동에 더해 조향까지 개입한다. 속도를 줄이고 방향까지 틀러 최대한 위험을 회피하는 시스템. 긴급제동을 포함하는 충돌방지보조, 레인 센터링을 포함하는 차선유지보조,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등이 꼼꼼하게 차의 안전을 지키고 주행을 보조한다.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선유지보조 조합은 반자율운전을 훌륭하게 수행해낸다. 차로 중앙을 정확하게 유지하고 차간거리도 유연하게 조절한다. 운전자는 편하게 스티어링휠에 손을 얹으면, 나머지는 차가 알아서 척척 대응한다. 운전이 편하고, 안전은 더욱 높은 수준에서 확보된다.

센터페시아에 배치된 8인치 모니터는 ‘싱크3’로 진화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아주 다양한 기능을 담아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건 트레일러 스웨이 기능이다. 차 뒤에 트레일러를 연결했을 때 흔들림을 잡아주는 기능. 확장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

키패드 코드가 있어 번번이 키를 찾지 않아도 된다. 키가 없어도 비밀번호를 눌러 도어를 열 수 있는 것. 아파트 문을 열 듯이 비밀번호를 누르면 열 수 있다. 여럿이 여행할 때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포드에서나 만날 수 있는 특징적인 부분이다.

10단 자동변속기는 다이얼식으로 조절한다. 변속 버튼이 다시 다이얼로 변화한 것. 주행모드를 선택도 다이얼식이다. 지형 반응시스템, 즉 주행모드는 모두 7개가 있다. 견인, 스포츠, 에코, 일반, 미끄러운 길, 산길, 깊은 눈길/모랫길 등이다. 일종의 저속 크루즈 기능이 다운힐 어시스트도 갖췄다. 오프로드 주행까지 너끈하게 해낼 수 있게 준비했다.

뱅앤울룹슨 오디오는 실내 곳곳에 12개의 스피커를 장착해 디테일이 살아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스피커 울림이 실내를 꽉 채운다. 음악 애호가라면 오디오 때문에라도 이 차를 사고 싶을 듯하다.

작은 엔진 배기량, 큰 출력, 다단변속기의 묘한 조합은 생각 외로 궁합이 잘 맞는다. 부드럽게 움직이고, 엔진 회전수를 높이면 거침없는 가속을 보인다. 2,261cc의 엔진 배기량은 제원표상의 숫자일 뿐이다.

작은 엔진으로 큰 힘을 만들 때 쥐어짜내는 느낌이 들게 마련인데, 익스플로러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큰 힘을 보여준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흔들림은 확연히 좋아졌다. 이전 모델보다 흔들림이 줄고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잔진동도 없다. 서스펜션을 정교하게 조절해 완성도를 높였다. 서스펜션의 이 같은 느낌은 고속주행에서도 이어진다.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이 뒷받침해 인상적인 주행안정감을 보였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후륜구동 기반이어서 일상 주행 영역에서는 후륜구동으로 움직인다. 가속, 코너링에서 사륜구동을 본격화해 주행안정성을 높여주는 방식.

2t 넘는 무게지만 가속할 때 무거운 느낌은 없다. 초반 가속 반응이 잠깐 더디지만,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 힘찬 변속을 보이며 빠르게 속도를 올린다.

실내는 조용하다. 80km/h 전후의 속도에서 잡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엔진 소리와 바람 소리 정도가 낮게 들어오는 정도다.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과 1열 좌우로 어쿠스틱 글래스를 적용해 소리를 걸러준다.

엔진 소리에서 엔진의 작은 배기량을 짐작할 수 있다. 작은 관을 통과하는 얇은 소리다. 굵고 낮은 톤의 대배기량 엔진 사운드와는 확연히 다르다.

유명산 와인딩 로드에서는 민첩한 움직임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차체 길이가 5m를 넘어 계속되는 와인딩 로드를 달리기에 심리적 부담이 컸지만, 차근차근 코너를 돌아나가면서 그런 부담감은 사라졌다. 쉽고 편하게 코너를 돈다. 스포츠카 정도는 아니지만, 대형 SUV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코너를 무서워하지 않고 달려들고 안정감 있게 돌아나간다. 공격적으로 공략해도 잘 따라온다. 차체 높이가 있어서 기우는 느낌은 있지만 단단한 서스펜션과 사륜구동시스템이 이를 잘 보완해주고 있다.

10단 변속기는 시속 100km에서 1,500rpm을 차분하게 유지한다. 속도를 유지하며 변속을 이어가면 3단 5,000rpm까지 변한다. 3단부터 10단까지 시속 100km를 커버하는 것. 운전자의 선택폭이 그만큼 넓다.

공인복합 연비는 8.9km/L로 이전 모델보다 리터당 1km를 더 달린다. 6,000만 원에서 10만 원을 뺀 가격, 5,990만 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지붕 틈새는 들떠 있다. 손가락이 드나들 정도로 재질이 단면도 드러나 있다.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다. 기술보다는 정성이 필요한 부분.
개인적으로, 센터페시아에 돌출된 모니터는 불안해 보인다. 매립하면 안전한데 굳이 노출시키는 건, 안전보다 디자인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은 아닌지 궁금하다.
뒷부분, 익스플로러 이름을 새겨넣은 부분은 손가락으로 누르면 삐걱댄다.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충분히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이어서 더 아쉽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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