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작다. 속은 알차다. 미니 클럽맨이다. 다른 차로 못 지나가는 골목길, 클럽맨이라면 다른 차들 보란 듯이 유유히 빠져나가겠다.
MINI의 신형 클럽맨을 지난 14일, BMW전 차종 시승회가 열리는 전남 진도 해비치 카페에서 솔비치 리조트까지 35km 구간을 시승했다.
신형 클럽맨은 2015년에 출시된 3세대 모델의 부분변경 모델로 기존 클럽맨이 가지고 있는 실용성과 디자인 철학을 그대로 계승했다.
클럽맨의 전면부를 보면, 조카가 장난감 가게에 같이 가자고 조르는 귀여운 표정이 생각난다. 후면부의 라이트는 영국 국기 유니온잭 문양을 집어넣어 영국 태생의 자동차임을 밝히고 있다.
클럽맨은 4,266×1,800×1,441mm의 크기로 i30(4,340×1,795×1,455mm)보다 작다. 하지만 축간거리는 클럽맨이 2,670mm로 i30의 2,650mm보다 20mm나 더 길다. 소형차지만 준중형 못지않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이유다.
센터페시아의 8.8인치 터치스크린과 운전석 계기판, 그리고 터치스크린 아래 에어컨 조절 다이얼 모두 동그라미로 디자인 포인트를 줬다. 앙증맞고 귀여운 디자인이다. 여성들이 특히나 더 이 차를 좋아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차량 시동 버튼은 센터페시아 아래 빨간 레버로 달려있다. 기존 차들과는 다른 색다른 느낌으로 출발할 수 있다. 아주 잠깐 비행기 시동을 거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소형차이지만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BMW의 플래그십 세단인 7시리즈에서 시작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BMW의 대부분 차량과 MINI까지 적용됐다.
이제 모르는 길을 갈 때도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을 두리번거리며 보는 위험한 운전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정면만 제대로 보면 된다.
조향반응은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은 부드럽고 역동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굴곡진 진도의 시골길에서 클럽맨은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재미있는 반응을 나타낸다.
국산차와 반대로 승차감은 영락없는 유럽차라는 걸 말해준다. 웃음을 짓게 하는 딱딱함. 달리기 성능에 최적화 된 영국 태생의 소형차라는 것.
최고출력 136마력/4,500~6,500rpm, 최대토크 22.4kgm/1,800~4,500rpm 1.5리터 3기통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과 7단 DCT 자동 변속기는 환상적으로 궁합을 맞춘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처럼, 작은 몸집의 MINI는 직선 주로에서 자신의 힘을 최대한 내뿜는다. 그래도 클럽맨은 지치지 않는다. 놀이동산에서 신난 아이의 미친 체력처럼 클럽맨은 지칠줄 모르고 달렸다. 급경사로에서도 숲 속의 다람쥐처럼 날쌔다.
136마력의 최고출력. 크지 않은 힘이지만 실제로 느껴보면 숫자 이상이다.
제동성능 또한 일품이다. 고속주행으로 달리던 도중 속도를 줄이면 급격한 쏠림은 없이 속도를 조절한다. 전/후 225 45R 17 타이어는 울퉁불퉁한 시골노면의 충격을 흡수해 운전자가 노면으로 올라오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주며 운전자가 운전 중 노면에서 느끼는 불쾌감을 감소시켜준다.
클럽맨은 소형차지만 수납공간이 넉넉하다. 기본적으로 360리터의 트렁크 공간이 제공되며,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1250리터까지 화물적재공간이 늘어난다.
클럽맨은 편의사양에서도 다양한 기능을 적용했다. 트렁크 아래로 발을 움직여 트렁크 문을 열 수 있는 컴포트 액세스 기능이 적용됐으며, 애플 카플레이 소프트웨어가 적용돼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하는 위험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시승차는 클럽맨 하이트림으로 4,190만 원이다.
옥의 티: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됐지만 앉은키가 큰 기자에게는 눈높이가 맞지 않아 고개를 숙여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시트를 미세 조절할 수 없어 아쉽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