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을 차려 입은 멋진 모습, 한편으론 캐주얼 차림의 흥에 겨운 모습이 보인다. 서로 다른 두 모습을 멋지게 소화해내는 BMW 840i xDrive 그란쿠페다.
BMW의 제품 라인업중 가장 높은 숫자를 배정받았다. 홀수는 세단, 짝수는 쿠페와 컨버터블의 몫이다. BMW의 플래그십 쿠페의 탄생, ‘840i xDrive 그란쿠페’를 지난 13일 시승했다.
BMW 역사 뒤편으로 잠시 사라졌던 8시리즈가 20년 만에 한껏 멋을 부린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시 등장했다. 8시리즈의 부활로 BMW의 라인업은 한층 더 풍부해졌다.
5,075×1,930×1,410mm의 크기는 동급 경쟁모델로 꼽히는 AMG GT 4도어보다 길고 낮다. 조금 더 잘 달릴 수 있는 체형을 가진 셈이다.
2+2 시트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동승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가졌다.
센터페시아의 12.3인치 모니터는 돌출돼 있다. 안전에는 좋지 않다.
대시보드와 가죽시트의 마감처리, 글래스 소재로 적용된 변속레버는 최고 수준의 고급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수입차의 고질적인 내비게이션 문제는 BMW에서는 많은 부분 개선을 이루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날 때, 통행요금을 안내해주며, 과속단속 카메라 등장이나 나들목 안내 등 한 치의 오차 없이 안내한다. 기존의 수입차 내비게이션의 오차 때문에 별도로 스마트폰 거치대를 장착하고 불만을 수렴한 결과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선명도가 개선됐다. 터널을 지날 때나 맑은 날에도 내비게이션과 계기판을 번갈아 가며 보지 않아도 된다. 마치 전투기를 조종하는 것처럼 운전석 창문 위에 투영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만 보며 가면 된다.
8시리즈는 일반적인 세단과 달리 더욱 단단하고, 견고하다.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을 적용해 단단하고 민첩한 반응을 보였다. 스포츠카의 유전자를 숨기지 못하는 것.
245/35R20의 앞 타이어와 275/30R20의 뒤 타이어는 도로를 장악하며 물찬 제비처럼 달렸다.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340마력의 힘을 드러낸다. 최대토크는 50.99kgm로 1,600~4,500rpm 구간에서 발휘된다.
그 힘을 8단 자동변속기가 조율한다. 직렬 6기통 엔진의 부드럽지만 힘찬 반응은 매력적이다. 우렁찬 엔진음을 내뿜으며 힘차게 고속주행까지 내달린다. 거침없는 움직임을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뒷받침한다. 서스펜션은 고속주행에서 차체의 흔들림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준다.
사륜구동 시스템도 한몫 한다. 광폭 타이어와 어댑티브 서스펜션, 사륜구동 시스템이 주행 성능의 완성도를 한결 높이고 있다.
한계 속도에 이르렀는데 rpm은 3,000을 갓 넘기는 수준이다. 빠른 속도에서도 여유가 있다. 힘을 주체하지 못해 포효하는 엔진 사운드를 내뱉으며 달리는 느낌은 짜릿했다. 고속주행과 급제동을 반복해도 불쾌함을 느끼지 못한다.
주행보조장치는 운전을 편하게 해준다. 빠르게 달리며 무심코 차선을 밟았는데 강하게 조향에 개입하며 차선 이탈을 막았다. 졸고 있는 학생를 정신 차리라고 귀를 잡아당기는 선생님의 매운 손을 느꼈다. 운전자가 잠깐 잠깐 놓지는 부분을 빈틈없이 커버해준다. 고맙고도 믿음직한 기술이다.
8시리즈에는 다양한 편의장비가 적용됐다. 리모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기능이 탑재되어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자동으로 차량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가 진행된다. 또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패셔널이 기본적용됐으며,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이 기본 탑재됐다.
BMW 840i xDrive 그란쿠페의 가격은 1억 3,410만 원이다.
옥의 티: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이 약했다. 충전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USB연결 시에는 콘솔 박스의 수납함을 열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