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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센슈어스, 1.6 터보의 경쾌한 움직임

현대차가 쏘나타 1.6 터보를 발표했다. ‘센슈어스’라는 애칭을 붙였다. 정식 모델 이름에 메이커가 따로 별칭을 붙이는 건 드문 경우다.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잘 드러낸다는 의미에서 애칭을 붙였다는 설명이다.

라디에이터 그릴 끝부분에 테두리가 없다. 틀을 벗어난 느낌이어서 훨씬 자유롭게 보인다. 긴장감 있는 측면의 캐릭터 라인, 뒷 범퍼 아래의 리어 디퓨저, 블랙컬러의 사이드미러 등이 스포츠세단다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1.6 가솔린 엔진에 터보,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해 180마력의 힘을 낸다. 리터당 100마력 이상의 힘을 만들고, 공차중량 1,460kg으로 마력당 무게비는 8.2kg이다. 아주 우수한 수준은 아니지만 경쾌한 움직임을 기대할 수 있는 파워 밸런스를 갖췄다고 보인다.

인테리어는 블랙 앤 브라운 컬러로 마감했다. 투톤 컬러의 밝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크기 변동은 없다. 4,900×1,860×1,445mm 크기에 휠베이스는 2,840mm다. 뒷좌석에 앉으면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가 꽉 끼게 들어갈 정도의 넓이를 가졌다. 조수석 옆으로 3개의 버튼이 있다. 시트 조절용 버튼이다. 운전석이나 뒷좌석에서 이 버튼을 이용해 조수석 시트를 조절할 수 있다. 마치 쇼퍼드리븐 카처럼 뒷좌석에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해줄 수 있다. 필요하다면 의전용 쇼퍼드리븐 카로도 사용할 수 있겠다.

에코, 스마트, 커스텀, 스포츠, 컴포트 등 5개 주행모드를 갖췄다. 주행모드에 따라 계기판이 변하는데 화려한 그래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카카오 i의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을 도입해 “경기도 파주 헤이리 마을” 하고 말하면 한 번에 알아듣고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띄워준다. 단계별로 명령하지 않고 한 번에 다 말해도 알아듣는 것. 블랙박스 기능을 하는 ‘빌트인 캠’도 있다. 녹화된 화면을 손가락으로 확대하면서 볼 수도 있다. 공기청정 모드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 실내를 좀 더 쾌적하게 만들어주는 유용한 편의 장비다.

스티어링휠은 2.5회전 한다. 12개의 스피커를 가진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실내를 소리로 꽉 채워준다. 볼륨을 올리면 스피커의 떨림을 몸이 느낄 만큼 울림이 크다.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변속레버 대신 몇 개의 버튼으로 변속을 한다. 수동변속은 스티어링휠 아래에 있는 패들시프트로 하면 된다.

센터패시아에 자리한 10.25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에는 이 차에 담긴 많은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다. 당연히 안드로이드 오토, 혹은 애플 카플레이에도 대응한다.

재미있는 것은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시스템. 운전석을 비워두고 차 밖에서 리모컨 키로 차를 앞뒤로 움직일 수 있다. 사람이 빠져나올 수조차 없는 좁은 공간에 차를 세울 때 유용한 기능. 차가 움직일 때 장애물이 있으면 스스로 핸들을 돌리기도 한다.

오버헤드 콘솔에 자리한 SOS 버튼은 마음 든든한 지원군이다. 버튼을 누르면 긴급구난센터와 연결된다.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있는 것만으로도 안심되는 버튼이다.

연속 가변밸브 듀레이션 기술을 새로 적용해 엔진 밸브가 열리는 시간을 조절한다. 성능과 효율, 그리고 배기가스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 저압배기가스 재순환장치는 배기가스를 터보 컴프레셔 전단으로 빼줘서 성능과 효율을 개선하고, 엔진의 열관리를 통합제어하는 통합열관리 시스템도 확보했다. 연료 분사압력은 250바에서 350바로 높였다. 성능을 키우면서도 효율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쏘나타 센슈어스는 다운사이징 엔진에 터보를 조합한 스포츠세단이다. 235/45R18 사이즈의 피렐리 타이어를 신겼다.

앞 유리와 1열 차창에 이중접합유리를 적용해 대체로 조용하다. 차분하고 조용하게 움직인다.

주행보조 시스템은 완성도가 무척 높다.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들에 비해도 전혀 뒤지지 않을 만큼이다. 차로 중앙을 잘 유지하며 차간거리 조절, 제동과 가속 등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능숙하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굳이 운전자가 스티어링을 붙잡고 있지 않아도 차 스스로 아무 문제 없이 움직인다. 물론 가끔 스티어링 휠을 쥐라는 경고만 없다면 말이다.

시속 100km에서 1,600rpm을 유지한다. 같은 속도로 3단 4,800rpm까지 커버한다.

킥다운 버튼은 없다. 가속페달이 밋밋하게 끝까지 밟힌다. 가속을 시도하면 잔잔하던 엔진 소리가 살아난다. 극한적인 속도까지 빠르게 속도를 높인다. 차의 무게감은 느끼기 힘들다. 노면에 착 달라붙는 묵직한 가속과는 거리가 있다. 그보다는 경쾌한 발놀림을 하는 권투선수 같은 느낌. 무게 잡지 않고 가볍게 움직인다.

가속하면서 살아나는 듣기 좋은 엔진 사운드는 더 속도를 높이면 자연스럽게 바람 소리에 파묻히고 만다. 이어서 바람 소리가 실내를 채운다. 고속에서는 노면 굴곡에 따른 흔들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속도가 높아지면서 어느 정도 흔들림을 느낀다.

시속 100km에서 강한 제동을 시도했다. 브레이크는 빨리 달리는 차의 속도와 무게를 잘 견디며 정지했다. 앞이 잘 버틴다는 느낌이다. 기대 이상이다.

좁은 코너를 빠르게 돌아나갔다. 전륜구동이어서 앞이 무겁고 뒤가 가볍게 쫓아오는 느낌이었지만 타이어는 크게 개의치 않고 노면 저항을 무마하며 돌아나갔다. 힘들다고 비명을 지를법한 상황이었지만 타이어는 침묵을 지켰다. 서스펜션과 타이어가 차의 한계를 조금 더 끌어올리고 있다.

스포츠세단이라고는 하지만 넘치는 힘을 가진 고성능 세단은 아니다. 1.6 터보엔진이라고 믿기 힘든 파워에 경쾌한 움직임이 젊은 아빠의 느낌을 담고 있다. 넘치는 힘은 아니지만 빠르고 민첩했다. 평소엔 패밀리카로, 주말엔 아빠의 기분을 내는 스포츠세단으로 쓰기에 참 좋겠다.

GPS 계측기를 통해 측정해본 0-100km/h 가속 시간은 8.42초가 가장 빠른 기록. 출발할 때 약간의 멈칫거림을 느낀 뒤 부지런히 가속한다. 큰 힘을 담은 주먹 한 방이 아닌, 소나기 펀치를 퍼붓는 느낌으로 달린다.

파주-서울 55km를 달리는 연비테스트에서는 17.6km/L를 기록했다. 18인치 타이어를 적용한 이 차의 공인연비는 13.2km/L.

쏘나타 1.6 터보는 모두 5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스마트(2,489만원) 프리미엄(2,795만원) 프리미엄 패밀리 (2,876만 원) 프리미엄 밀레니얼(3,073만원) 인스퍼레이션(3,367만원)이다. 최고급 트림 인스피레이션에 풀옵션을 선택하면 3,668만원이 된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헤드램프의 쳐진 눈매는 스포츠세단으로선 너무 순한 이미지다. 긴장감이 떨어진다. 리어 스포일러에 배치한 에어로핀은 깨끗한 피부에 잡힌 물집처럼 보인다. 트렁크를 열면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가 날카로운 예각을 드러낸다. 부딪히면 제대로 다칠 형상이다. 트렁크 천장에 철판이 드러나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나사가 돌출되어 있고 트렁크 도어 연결부 위에 발라진 윤활유가 손이나, 짐에 묻는다. 애칭으로 붙인 이름 센슈어스. 확 와닿는 느낌은 없다. 뭔가 있어 보이는 알쏭달쏭한 말. 그게 뭔지 구체적이고 분명하지 않다. 쉽고 분명해야 모두가 동감한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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