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유연하고 강했다. 부드럽게 움직였고 때로는 강하게 치고 달리는 짜릿함도 맛볼 수 있다. BMW 420d 그란쿠페다.

BMW는 지난 19일 4시리즈 소규모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극강의 재미를 즐길 수 있는 M4 모델을 포함해 4시리즈의 전 모델을 준비했다. 그 중 420d 그란쿠페를 택해 경기도 양평부터 서울역 KDB 타워까지 50km 구간을 시승했다.

여느 BMW의 형제들처럼 420d 그란쿠페의 얼굴은 너무나도 익숙하다. 신형 바이 LED 헤드램프와 LED 안개등을 기본 장착했다. 트윈 헤드램프는 육각형으로 만들어 세련된 느낌을 준다.

뒤가 낮은 루프라인은 쿠페의 정석. 스포티하게 뒷모습을 마무리했다. 풀 LED 리어램프와 에이프런은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보닛부터 트렁크 리드에 이르는 라인은 쿠페의 역동적인 모습을 강조한다. 평범한 세단이기를 거부하고 나름 멋을 부린, 개성 강한 쿠페다.

420d 그란쿠페는 (4,640×1,825×1,375mm) 3시리즈(4,709×1,827×1,435mm)보다 작다. 앞뒤로 225/45R 18 타이어가 적용됐다.

센터패시아 위로 불뚝 솟은 모니터가 몹시 거슬린다. 충돌사고 발생 시 탑승자에 흉기가 될 수 있다. 4시리즈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아니다. 손으로 잡아 올리는 사이드 브레이크다. 시대에 뒤떨어진 옹색한 느낌. 도어와 시트의 베이지 컬러는 온화한 느낌을 준다.

420d 그란쿠페는 3시리즈보다 무게중심이 30mm가 낮다. 차의 흔들림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안정감 있는 주행을 누릴 수 있다. 서스펜션은 딱딱하면서도 부드럽다. 단단하게 차체를 지탱하며 달리다가 어느 순간 살짝 부드러운 틈새를 보여준다. 420d 그란쿠페에는 최고출력 190마력/4,000rpm, 최대토크 40.8kgm/1,750~2,500rpm 2ℓ 4기통 트윈 파워 터보 디젤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고속 주행에서 단단한 서스펜션과 부드러운 조향 반응이 어우러져 편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보인다. 운전에 집중하기 좋다. 부드럽게 달리고 날카롭게 가속을 이어가는 반응. 뜬금없이 이소룡이 떠오른다. 작은 몸집이지만 부드럽지만 정확한 동작으로 급소를 타격하는 동작이 이 차와 닮았다. 유연하지만 강하다.

속도에 비해 바람 소리는 크지 않다. 엔진도 디젤 같지 않게 조용했다. 흡음재처리로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을 막아 실내는 대체로 조용했다.

420d 그란 쿠페에는 풀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풀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주행 중 과속정보 및 추월금지, 길 안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보통 운전자들이 내비게이션과 전방을 번갈아 보며 익숙하지 않은 길을 운전하면 사고 위험이 크지만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뒷좌석 착석 시 무릎 앞으로 반 뼘 정도의 공간이 남는다. 풍족하진 않지만 궁색하지도 않은 알뜰한 공간이다. 뒷좌석 가운데는 센터 터널이 높아 착석 시에는 불편함이 있다. 5인승이지만 4인승으로 타는 것이 낫다.

420d 그란쿠페의 가격은 5,95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