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전기자동차에서 수명을 다한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사업에 본격 나섰다.
환경부는 26일 산업통상자원부, 제주도, 경상북도, 현대자동차와 함께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자원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사용된 배터리의 성능평가를 위해 국내 1호인 ‘제주도 배터리 산업화 센터’를 개소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향후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추진됐다.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자동차 업계가 협력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등 순환경제 확산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약 6만9000여대의 전기차가 보급됐다. 지자체로 반납된 전기차 배터리는 112대에 불과했으나 2022년 이후에는 발생량이 9000대 이상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기차에서 사용된 배터리는 잔존가치에 따라 다양한 산업에 활용(재사용)이 가능하고 제품으로 재사용이 어려울 경우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유가금속 회수(재활용)가 가능해 전후방 산업 연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전기차 배터리의 잔존가치를 평가하거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방법과 기준이 없다는 데 착안해 이번 협약이 체결됐다. 정부, 지자체와 민간 기업은 배터리 성능평가를 비롯한 재사용, 재활용 방안 마련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갈 계획이다.
환경부와 산업부는 성능평가, 재사용, 재활용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등 추진기반을 마련하는 등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 경상북도, 제주도는 관련 연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전문연구기관과 자동차업계에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제공할 방침이다.
전문연구기관과 자동차업계는 차종별 사용 후 배터리의 성능평가를 수행하고 그에 따른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연구 완료 후에는 제공받은 배터리를 반납해야 한다.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내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제주도, 현대차 등의 기관에서 보유한 시설과 전문 인력을 활용해 성능평가 기준 마련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전 세계적으로 대기 질을 개선하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미래에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고,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것은 순환경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