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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뉴 티볼리 – 소녀 가장의 야무진 변신

이름 참 잘 지었다. 베리 뉴 티볼리. ‘마이 퍼스트 SUV’처럼 입에 착 달라붙는다.

티볼리. 쌍용차를 일으켜 세운 장본인이다. 소형 SUB 시장에서 단연 톱의 자리에 오르며 시장을 확대해왔고, 쌍용차를 견인해왔다. 소녀가장이 따로 없다. 이 작은 차에 거는 쌍용차의 기대는 결코 작지 않다. 소형 SUV 시장만큼은 결코 내어줄 수 없다는 쌍용차의 각오가 이 차에 담겨 있다. 볼수록 대견하고 한편으로는 짠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차, 티볼리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소형 SUV 시장을 평정해온 티볼리. 이름하여 ‘베리 뉴 티볼리’라는 이름의 신형 모델로 교체됐다. 약간의 디자인 변경과 편의 및 안전장비를 강화했다. 헤드램프에 풀LED를 적용했고 리어램프에도 일부 LED를 도입했다. 안전 및 편의 장비도 보강했다.

가장 큰 변화는 신형 가솔린 1.5 터보 엔진을 추가한 것. 베리 뉴 티볼리 1.5 터보 2WD 모델을 타고 춘천을 왕복하는 시승 길에 올랐다.

작은 체구지만 구석구석 야무지게 만들었다. 직선을 적절히 사용한 익스테리어와 훨씬 세련된 모습으로 변화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10.25인치 모니터로 구성한 계기판은 화려하고 세련된 그래픽으로 채웠다. 선명한 화면에 화려하고 정교한 그래픽이 더해져 다양한 정보를 분명하고 확실하게 전달한다. 화면의 변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세련된 인테리어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마무리됐다. 인테리어는 쌍용차 디자인의 진일보라 할만하다. 지금까지의 디자인 수준을 뛰어넘는다.

뒷좌석은 32.5도까지 누일 수 있어 느슨하게 기대앉을 수 있다. 혹은 완전히 접어 트렁크 공간을 확대할 수도 있다. 트렁크는 바닥 공간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이 층 구조로 만들 수 있고 칸막이로 공간을 앞뒤로 나눌 수도 있다.

첫 발짝을 떼며 웃을 수 있었다. 가솔린 엔진 특유의 경쾌함을 잘 살린 반응이어서다. 가볍고 경쾌한 움직임이 디젤엔진 차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첫 움직임에서 걱정이 사라졌다. 배기량이 적어 힘이 부족할까 하는 걱정이었다.

1.5 가솔린 엔진은 터보를 더해 163마력의 힘을 낸다. 작은 배기량으로 큰 힘을 만들어내는 다운사이징의 모범을 보이는 엔진이다. 26.5kgm의 토크가 1,500~4,000rpm 구간에서 터진다. 움직이는 거의 모든 구간에서 최대토크를 만들어내는 풀 플랫 토크를 선보인다.

고속주행까지 거침없이 속도를 올렸다. 고속주행에서 차를 계속 밀어붙이면 엔진 소리가 바람 소리를 뚫고 귀까지 전해진다. 뒷 서스펜션은 구동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4WD 모델에선 멀티 링크 서스펜션이지만, 시승차는 전륜구동차로 토션빔 리어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아주 빠른 속도에서는 차체가 조금 뜨는 느낌이 든다. 가벼운 차체의 전륜구동의 한계를 보이는 것. 하지만 이미 한계를 넘는 속도여서 이를 탓하기는 힘들다. 일반 운전자들에게는 의미가 없는 속도다. 일상주행은 물론 이를 조금 더 넘는 속도에서는 지그시 노면을 누르는 그립력을 누리며 편안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와인딩이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조금 거칠게 올랐다. 차체는 높고, 전륜구동이고, 게다가 뒤가 토션빔 서스펜션이다. 코너링에 불리한 구조다. 조금 과한 조향, 빠른 속도로 코너를 하나하나 공략했다. 왈츠 선율에 몸을 맡긴 여인처럼, 강약을 조절하며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코너를 공략할 수 있었다.

4WD 시스템을 택하면 훨씬 더 좋은 주행 안정감과 코너링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겠다. 사륜구동 특유의 안정감에 더해 멀티 링크 리어서스펜션이 좀 더 높은 수준의 성능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코너링 성능만으로 놓고 본다면 2WD 모델도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

차가 멈추면 엔진도 따라서 숨을 죽인다. 이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을 돌려도 엔진은 꺼진 상태를 유지한다. 브레이크를 살짝 떼 시동이 다시 걸리는 반응도 거칠지 않다.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다시 시동이 걸린다. 완성도가 높은 ISG 시스템이다.

운전하는 동안 심심하면 계기판 그래픽을 달리해가며 눈을 즐겁게 할 수 있다. 계기판은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10.25 인치 화면에서 펼쳐지는 ‘그래픽 쇼’를 보는 즐거움이 대단하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에 대응한다. 스마트폰의 기능을 AVN 모니터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것. 내비게이션 목적지까지 음성명령으로 지시할 수 있다. 좀 더 똑똑해졌다.

딥컨트롤은 쌍용차의 ADAS 시스템이다. 안전거리 경보, 앞차출발 알림, 차선 유지보조 등 13가지의 기술이 그 안에 통합되어 있다.

가솔린 트림의 공인복합 연비는 18인치 2WD 기준 11.4km/L, 4WD는 10.2km/L다. 티볼리의 판매가격은 가솔린 모델이 1,678만~2,355만원까지, 디젤은 2,055만~2,535만원이다. 4WD 시스템인 4트로닉 옵션은 177만원에 추가할 수 있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13가지의 기술이 적용됐다는 딥컨트롤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없다. 차간거리를 조절하지 못하고 정해진 속도로 달리는 단순한 크루즈컨트롤을 사용했다. 가장 중요하고 쓰임새가 많은 기능을 뺀 이유가 궁금하다.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올 때 계기판 조명이 다시 밝아질 때까지 5초 전후로 긴 시간이 소요된다. 조명 변화가 즉시 이뤄지는 게 아닌 것. 터널이 많은 춘천고속도로여서 특히 더 거슬렸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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