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강원도 인제 서킷에서 가장 빠른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 트랙 시승을 했다.
인제 서킷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준비된 차는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 스포츠카도 아닌 슈퍼카를 타는 날의 날씨치고는 참 고약했다.
812 슈퍼패스트는 지금까지의 페라리를 뛰어넘는 페라리다. F12 베를리네타보다도 60마력이 더 세다. 일반 도로 위를 달리는 가장 빠른 페라리로 등극한 차다.
비를 머금은 트랙은 굉장히 미끄럽고 위험했다. 800마력의 힘을 다 쓸 수는 없는 상황. 넘치는 힘이 부담스러운 주행이었다.
812 슈퍼패스트는 ‘800마력에 12기통 엔진’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길이 4.66m, 너비 1.97m, 높이 1.275m의 크기다. 800마력의 힘을 받아내는 타이어는 앞 275/35ZR 20, 뒤 315/35R 20 사이즈의 피렐리 타이어다.
812 슈퍼패스트의 전체적인 실루엣은 지붕에서 트렁크까지 완만하게 이어지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하이테일 투 박스 형태이다. 시각적으로 후방 스포일러를 낮춰 다운포스를 확보한 모습은 1969년 365GTB4를 연상하게 한다. 테일 부분이 짧아 보이도록 디자인한 측면과 공격적인 모습의 휠 아치가 눈길을 끈다.
후방 디퓨저는 위와 아래로 구분되는 이중 평면 날개로 변형시켜 디퓨저의 면적을 증가시켰고, 아래쪽에는 가변형 스플리터를 장착했다. 스플리터와 디퓨저 사이로 공기가 빠져나가는 구조. 후방에는 라운드 테일램프가 수평으로 위치해 넓고 낮은 안정감을 돋보이게 한다.
812 슈퍼패스트의 실내는 스포티한 감성이 묻어나도록 새롭게 설계되었다. 표면은 정교하게 층을 이루어 중요한 디자인 요소들이 공중에 떠있는 듯한 공간감을 창출한다. 수평의 대시보드는 라페라리의 콕핏과 같이 스타일리쉬하며, 세련된 모습으로 중앙에 위치한 두 개의 에어벤트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또한, 중앙부분의 에어벤트는 눈에 띄는 메탈 소재로 하여금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 대시보드를 더욱 밝고 경쾌하게 보이도록 한다.
수평으로 위치한 대시보드 라인은 운전자 중심의 공간을 만든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터치스크린은 없다. 애플 카플레이 기능도 없어 아쉽다.
812 슈퍼패스트의 6.5리터 12기통 엔진은 8,500rpm에서 최대출력 800마력을 낸다. 리터당 123마력의 힘을 만드는 것. 12기통 엔진 특유의 스릴감 넘치는 최고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7,000rpm에서 73.3kgf.m에 이르며, 토크의 80%는 3,500rpm에서 발현돼 주행성은 물론 저 회전에서의 가속력도 향상시켰다. 812 슈퍼패스트는 인제서킷이 좁다고 넘치는 힘을 주체 못하며, 거대한 엔진음으로 포효를 했다.
조향 반응은 굉장히 부드럽다. 812 슈퍼패스트에는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이 페라리 모델 중 최초로 장착됐다.
812 슈퍼패스트의 제어 시스템은 전륜 조향장치를 보조하는 후륜 조향 장치인 버츄얼 쇼트 휠베이스 2.0시스템이 최초로 탑재되었다. F12 tdf 개발에서 얻은 경험을 적용한 것. 버츄얼 쇼트 휠 베이스 2.0은 SSC 5.0버전을 통해 통합되어 더 나은 핸들링과 차의 반응 속도를 더욱 빠르게 제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812 슈퍼패스트의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은 스티어링 휠을 통해 노면의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또한, FPP(Ferrari Peak Performance)는 코너링 시 스티어링 휠 토크는 차량의 움직임 상태를 컨트롤하며 코너를 돌 때, 그립의 한계를 알려준다.
극한의 상황을 체험하는 트랙주행, 잘 달리는 만큼 제동도 중요한 법. 812 슈퍼패스트의 브렘보 익스트림 디자인 브레이크는 페라리가 개발한 가장 효율적인 제품으로 라페라리에 장착된다.
브렘보 익스트림 디자인 브레이크는 시속 100km에서 제동 성능이 F12베를리네타와 비교하여 5.8% 향상돼 극한의 성능에서도 완벽한 수준의 제동을 보여준다. 또한, 페라리만을 위해 개발된 앞 275/35 ZR 20, 뒤 315 ZR 20 피렐리 타이어는 비가 오는 노면에서도 안정되고,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선보인다.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시작가격은 4억 후반 대부터 시작한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