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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니를 드러낸 푸조 SUV

온화하게 웃던 사자가 송곳니를 드러냈다. 푸조다.

지난 13일, 푸조의 간판 SUV 3008과 5008을 푸조 박물관이 있는 제주도에서 시승했다.

지난 해, 푸조의 전체 판매량은 4,478대. 이 중 SUV 모델이 88%를 차지했다. 3008이 1,987대(44%)이 5008이 1,414대(32%)다. 푸조 판매량의 1등 공신이다. 이 같은 활약으로 푸조는 전년대비 21% 성장했다.

3008과 5008은 더 강해졌다. 2019년형으로 교체되면서다. 기존의 6단 변속기는 8단 변속기로 교체됐다. 1.6 디젤엔진은 1.5리터로 다운사이징됐다. 힘은 더 세졌다. 최고출력 120마력에서 130마력으로 향상된 것.

갈수록 강해지는 배기가스 규제로 인증을 받지 못하는 수입차들이 많아지는 현실 속에서 푸조는 국내 판매중인 전 차종이 국제표준 시험방식으로 인증을 받아냈다. 인증 문제로 속앓이를 하는 브랜드들에겐 “참 부러운 푸조”다.

먼저 만난 차는 푸조 3008GT 라인. 푸조 3008의 크기는 길이 4.45m, 너비 1.84m, 높이 1.625m로 투싼(4.48×1.85×1.645m)보다 약간 작다. 하지만, 축간거리는 3008 2,675mm, 투싼 2,670mm로 3008이 5mm 더 길다. 그만큼 실내 공간은 여유가 있다.

실내는 프랑스 특유의  품격이 흘러넘친다. 2세대 아이 콕핏은 한층 더 세련된 디자인으로 변경됐으며, 가죽시트와 도어, 센터페시아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나타낸다.

센터페시아 터치스크린 아래 항공기 조정석처럼 토클 스위치가 적용되었다. 일반 자동차의 스위치와는 누르는 방식이 달라 처음엔 당황스럽다. 비상등을 누를 때 우왕좌왕했다.

푸조는 다른 차들보다 스티어링 휠이 작다. 운전자가 계기판의 정보를 알아보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아이콕핏 디자인이다. 계기판은 헤드업 디스플레이처럼 핸들 위로 배치된다. 스티어링 휠이 작아서 좀 더 재미있고 날카로운 조향감각을 느낄 수 있다.

13.3km 구간의 도심주행과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코너가 심한 구간, 속도를 크게 높일 일이 없었다. 하지만 최고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1.5 블루HDi엔진은 도심에서 부드러운 정속주행을 이끌어낸다. 짝꿍을 이루는 8단 변속기는 1.5 블루 HDi엔진과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중저속에서도 충격 없는 고단변속을 이루어낸다.

다음은 5008 GT 시승을 했다. 5008은 지난 2017년 11월에 국내에 공식 출시해 국내에 유일한 4,000만 원 대 7인승 SUV다.

5008은 푸조의 가장 큰 대형 SUV로 길이 4.64m, 높이 1.65m, 너비 1.845m로 국내 중형 SUV 싼타페 길이 4.77m, 높이 1.68m, 너비 1.89m보다 작다. 하지만, 축간거리는 싼타페 2,765mm, 5008 2,840mm로 축간거리는 8cm가량 5008이 더 길어 실내의 앞 뒤 공간은 5008이 더욱 여유가 있다.

5008GT는 도어와 센터페시아 부분에 가죽을 덧대어 고급스러웠다. 5008GT의 알칸타라 가죽시트는 가장 편한 자세로의 운전을 도와준다.

5008 GT는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2kg.m의 2.0 블루HDi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결합으로 중속이상에서의 강한 힘을 내며, 변속 충격 없는 부드러운 변속을 이끌어낸다. 계기판을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시속 100km를 쉽게 넘어간다.

5008은 3008과 같은 225/55R 18 컨티넨탈 타이어를 적용한다. 5008의 컨티넨탈 타이어는 노면의 충격과 소음을 잡아낸다. 또한, 전륜의 맥퍼슨 스트럿과 후륜의 토션빔은 도로의 과속 방지턱을 넘어가는 순간에도 부드럽게 넘어간다.

온화하게 웃던 사자는 송곳니를 드러냈고, 수입차 시장을 야심차게 공격하겠다는 의지 아래 3008과 5008을 내세우며 발톱까지 드러냈다. 시승차는 3008GT라인 4,379만원, 5008GT 5,427만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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