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70이 모터 트렌드가 선정하는 ‘2019 올해의 차(COTY)’에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한국에서 G90이 발표되던날, 미국에서 날아든 낭보였다. 모터 트렌드는 “스타 탄생”을 고하며 한국의 신생 럭셔리 브랜드의 수상 소식을 알렸다.
한국 차로서는 G70이 처음 이 상을 받았다. 모터 트렌드 70년 역사상 처음이다. 의미가 크다. 모터 트렌드가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모터 트렌드는 1949년 창간 첫해부터 ‘올해의 차’를 시행해 주목 받았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가장 권위를 가진 상중 하나라는데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해마다 쏟아지는 수많은 상들 속에서 유독 이 상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G70의 수상은 미국의 유력 자동차전문지의 인정을 받았다는 건 이제 미국에서 제네시스가 주류 시장에 편입했다는 증거다. 프리미엄을 내걸고 독립한 ‘제네시스’ 브랜드가 시장에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거의 불가능한 일을 이뤄냈다. (G70이) 3시리즈를 능가한다”고 모터 트렌드는 평가했다.
G70과 함께 2019 COTY 최종후보에 오른 차들은 아우디 A6, A7, 혼다 인사이트. 볼보 S60, V60 그리고 현대차 벨로스터다. 이처럼 쟁쟁한 경쟁차들을 따돌리고 G70이 최종 승자로 낙점받았다. 또한, G90과 더불어 벨로스터가 최종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은 현대차의 가능성도 함께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차의 핸디캡을 훌륭하게 극복했다는 점에서도 G70의 COTY 수상은 평가받을만하다. 최근 10년간의 추세를 보면 폭스바겐 파사트(2012년), 골프(2015년), 그리고 제네시스 G70 정도가 미국 브랜드가 아니면서 모터 트렌드 COTY에 뽑힌 차들이다. 2018년에 수상한 알파로메오의 줄리아가 있지만, FCA 산하 브랜드인만큼 넓은 의미에서 미국차 범주에 들어가는 차다.
10년간 일본 브랜드는 단 한 차종도 수상하지 못했음도 주목할만하다. 일본 차들은 지난 2000년대에 10년간 5대가 COTY에 선정되는 놀라운 성적을 보였다. 인피니티 G35(2003년), 토요타 프리우스(2004년), 혼다 시빅(2006년), 토요타 캠리(2007년), 닛산 GT-R(2009년) 등 일본 브랜드의 주요 차종들이 이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G70이 COTY에 오른 것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큰 것. 제네시스가 일본 브랜드들보다 한 수 위임을 인정받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G70의 수상은 제네시스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다. 모터 트렌드는 G70을 게임체인저로 평가했다. 한국에서 EQ900으로 팔렸던 G90이나 G80이 ‘니들 무버(Needle Mover)’ 즉 실적 개선을 이끄는 존재라는 평가를 받기엔 부족했지만, “G70은 그렇다”고 모터 트렌드는 전했다. 프리미엄 소형 럭셔리 세단 시장의 판을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이제 다가오는 2019년 미국에서 G70의 활약을 지켜볼 차례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