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의 고성능 버전 JCW 차량을 체험하기 위해 29일 인제 스피드 웨이로 향했다. 서울에서 인제까지 2시간 30분, 지겨움보다는 설레임이 가득했다.

MINI의 고성능 브랜드 JCW는 MINI에 몬테카를로 랠리의 우승을 이끈 레이싱 선구자 존 쿠퍼의 튜닝 프로그램이 추가되어 더욱 강력한 성능의 MINI를 선보이는 고성능 브랜드다.

가장 먼저 트랙 체험에 나섰다. 파트너는 컨트리맨 JCW와 클럽맨 JCW다. 인스트럭터는 대기하고 있는 기자들에게 “마음에 드는 차를 향해 뛰라”고 말했다. 듣는 순간 내 발걸음은 리드카 바로 뒤에 세워진 클럽맨으로 향했다. 클럽맨의 운전석에 앉았다. MINI라는 이름이 차가 상당히 비좁을 것 같은 편견을 줬지만 상대적으로 뚱뚱한 기자가 타도 실내는 넉넉했다. 차의 길이는 4미터가 넘었고, 너비는 1.8미터에 달했다. 또한, 높이도 1.4미터에 달했다. 미니가 아니라 미디엄이라고 해도 될 거 같았다.

스티어링 휠과 기어의 노브는 가죽으로 촉감이 좋았다. 운전석에 앉아 차의 구석구석을 훑어봤다. 구석구석 가죽과 금속재질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다만 센터페시아의 8.8인치 디스플레이는 작은 느낌을 줬고, 디스플레이 아래는 시동 버튼 외에 여러 가지 버튼이 있어 처음 운전하는 운전자에게 혼란을 주기 십상이었다. 그 수많은 버튼을 보니 비행기를 조종하는 느낌이다.

선도차를 따라 출발했다. 클럽맨이 차량들이 먼저 출발하고, 컨트리맨 차량이 그 뒤를 따랐다. 유치원 봄 소풍가는 어린이들처럼 리드카를 좇아 열심히 달렸다. 클럽맨은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차의 중심을 잃지 않았으며 차의 핸들은 부드럽게 풀리고 감겼다. 직선코스에 들어서자마자 풀 가속을 했다. 차는 폭발적인 배기음을 내며 밀고 나갔다. 고속 풀 가속에서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는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럽게 변속을 했다. 제원표상 6.3초인 100km/h 도달 시간은 더 빠르게 느껴진다.

클럽맨은 작지만 매운맛을 보여주는 우리의 축구 국가대표 이승우 선수처럼 상대 골문을 향해 재빠른 돌파를 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그에 더불어 트랙을 주행하면서 들리는 엔진 배기음은 한 편의 록 콘서트같은 느낌을 줬다.

트랙 재미에 흠뻑 빠져들 때쯤 트랙을 나와야 했다. 다음은 랩타임 기록을 하기 위해 드래그 체험장으로 향했다. 드래그 체험장에는 두 대의 컨트리맨에 세워졌다. 드래그 체험장은 깃발이 올려지는 동시에 차가 출발해 1km뒤에 보이는 지점에 차량의 앞 휠과 뒤 횔 사이에 정확히 정차시키면 성공이다.

안내요원이 수신호로 깃발을 들자마자 힘껏 가속을 했다. 순간 스타트에서 밀렸다. 처음 기록은 10초 8이 나왔다. 기회는 한 번 더 있었다. 이번에는 트릭을 써서 브레이크에 발을 대고 있지 않고 악셀에 발을 살짝 대고 있었다. 그리고 출발했다. 나는 옆 차에게 “나 잡아봐라”하는 것처럼 쏜살같이 달렸다. 그러나 너무 빨리 달린 나머지 브레이킹 타임이 늦어 도달지점이 한참 벗어났다. 공식기록은 9초 82로 첫 번째 타임보다 1초나 앞당겼지만 너무 벗어나 패널티 10초가 가산됐다.

마지막으로 짐카나를 했다. 짐카나는 MINI JCW 3도어 차량으로 시작을 했다. 짐카나는 출발하자마자 슬라럼을 하고 폴 막대가 세워진 곳에 시계 바늘방향으로 원으로 돈 다음 다시 슬라럼을 하면서 목적지에 도달하면 된다.

MINI JCW 3도어에 탑승했다. 앞 선 차량은 길이가 4미터가 넘었지만 이 차는 3,8미터밖에 되지 않았다. 정말 미니였다. 출발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슬라럼을 위해 세워진 파일런을 요리저리 피하며 핸들을 돌렸다. 급격한 슬라럼에 핸들을 놓치기 십상이었다. 그래도 짐카나 마지막까지 해서 들어온 시간 30초가 조금 넘었다. 아쉬었다. 번외전으로 한 번 다시했다. 인스트럭터는 “가려는 방향으로 핸들을 미리 꺾으라”고 지시했다. 인스트럭터의 조언에 힘이 났다. 먼저 코스보다 더 세게 달려 브레이크를 밟지말고 달려야하는데 브레이크를 몇 번 밟았다. 그러고도 랩 타임은 3초나 줄여 27초가 나왔다. 아주 잠깐 1등에 올랐지만 곧이어 달린 참가자들이 속속 그 기록을 깨고 말았다.

MINI JCW 트랙 체험행사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컨버터블을 제외한 MINI JCW의 모든 라인업 차량을 시승했다. MINI JCW는 일상생활에서는 치열한 삶을 사는 이들이 주말에 멀리 경쾌한 엔진음과 MINI만의 패션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차라고 생각이 들었다.

MINI JCW 가격은 4,850만 원, MINI JCW 클럽맨 5,570만 원, MINI JCW 컨트리맨 5,97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