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캐딜락이 마련한 기자단 단체 시승 행사에서 XT5를 시승하게 됐다. 기자에게 할당된 거리는 편도 26km였다. 길지 않은 거리동안 XT5와 많은 것을 교감했다.
처음 보고 뭔가 귀엽다는 느낌이 들었다. 캐딜락을 비롯한 미국 차들이 웅장한데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XT5는 귀여운 느낌이었다. 보통의 미국 차에 비해 작아서 귀여움을 유발하지만 XT5는 길이 4,815mm X 너비 1,905mm X 높이 1,705mm로 동급 경쟁차종 벤츠 GLC, BMW X3보다 큰 덩치다. 작지만 작지않은 차다.
실내에 앉았다. 미국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달락이라는 걸 증명하듯, 내부는 굉장히 고급스러웠다. 센터페시아 및 도어는 가죽과 금속의 적절한 비율로 한껏 우아함을 뽐냈다. 가죽과 금속의 적절한 비율이 돋보였다.
운전석 가죽시트는 등받이를 세웠을 때, 자세를 잘 잡아줬으며, 착좌감도 아주 편안해 운전하는 동안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시동을 켜고 출발을 했다. 마치 탱크를 모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무거운 느낌이 났다. 출발이 무겁다. 가속페달 및 변속이 늦는 그런 느낌은 아니다. 그럴만한 것도 이 차의 공차중량은 2,015kg, 2톤이 넘게 나갔다. 또한, 국산차에 익숙한 사람은 이 차를 운전하는데 약간 힘이 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어링 휠은 상대적으로 무거운 느낌이 났다.
프리미엄 천연 가죽을 쓴 스티어링 휠은 두 손으로 꼭 쥐기 좋은 크기다. 그립감과 촉감이 운전자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5.7인치 터치스크린은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내비게이션이나 라디오 등을 손쉽게 작동할 수 있었다. 또한, 선두차량의 통솔아래 시승을 해야 했기 때문에 마음껏 성능 테스트를 할 수는 없었다.
XT5는 굉장히 조용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XT5는 가솔린 엔진이다. SUV하면 경유차라는 인식이 강한데, 가솔린 SUV의 느낌이 새롭다. 정차 중에 엔진스톱 기능이 작동되면 평온한 느낌마저 들었다. 또한, XT5는 시속 60-80km에는 1,000rpm 초반을 가리키며, 힘을 아꼈다. 또한, 정속주행 및 저속모드에서는 6기통 엔진 중에 2기통을 닫고 4기통으로만 주행하는 모드도 잠시나마 선보였다. 캐딜락이 운전자 주머니에서 기름값을 덜 지출하게 해주는 특급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주행 중에 신호 때문에 선두차량 그룹을 놓쳤다. 정속주행만 하던 찰라 잠시나마 선두그룹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잠시 가속을 했다. 무거운 느낌이 들었던 차는 어느 순간 물찬 제비가 되어 굉장한 가속을 냈다. 3.6리터 V6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먹이를 쫓는 맹수처럼 “으르렁”거리며 포효를 했지만 그 음도 기자의 귀에는 클래식 음악처럼 들렸다. 잠시나마 제원표 상의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7.4kg.m의 힘을 느껴볼 수 있었다. 엔진룸과 실내 사이의 흡음 처리를 잘 해 실내는 아주 조용했다.
235/55R 20 미쉐린 4계절용 타이어는 노면의 소음 및 진동을 말끔하게 잡아냈다. XT5는 도로와 한 몸이 되어 자유자재로 스케이트를 타는 느낌을 주었다. 행사 장소인 남양주로 돌아오는 도중 앞 차와 간격이 너무 붙는 바람에 시승 도중 써 먹을 일 없을 줄 알았던 긴급제동 시스템이 작동됐다.사고를 막거나, 피해를 크게 줄여주는 요긴한 시스템이다.
전체적으로 캐딜락의 막내 XT5는 경쟁 독일 차량 대비 상대적으로 재미는 없다. 경쟁 독일 차량이 댄스 음악이라면 캐딜락은 잔잔한 클래식 음악 느낌이 든다. 캐딜락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상당수도 클래식 같은 점잖은 고객들이 상당수라고 한다. XT5는 시끄러운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조용한 걸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추천을 해주고 싶은 차다.
XT5는 프리미엄과 플래티넘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뉘어졌다. 기자가 시승한 프리미엄 버전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빠졌다. 공인연비는 8.7km/L였지만 시승 당일 왕복 연비는 7.3Km/L가 나왔다. 시승차 XT5 프리미엄의 가격은 6,680만 원.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