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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형 올 뉴 디스커버리 “거실이 달린다”

고급스럽고 편안한 거실이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올 뉴 디스커버리를 타고 서울-파주를 왕복하며 100km 가량을 시승했다.

지하주차장에서 디스커버리를 만났다. 비록 연식변경은 됐지만 외관은 그대로다. 연식변경으로 작년 모델과 다른 점이 있다면 대화형 운전석 계기판 정도다. 대화형 운전석 계기판이라고 해서 엄청난 기대를 했지만 실상 계기판에서 나오는 말은 “도어 열림, 전방주의”같은 단답형 멘트다. 늘 시작은 미약한 법, 이를 바탕으로 향후 얼마만큼의 진화가 이어질지 기대해본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특징은 조그셔틀 미션이다. 손가락으로 돌리기만 하면 된다. 너무 편했다. 운전이 아니라 게임을 하는듯한 느낌이다.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에 올라서니 버스를 운전하는 느낌이다. 그만큼 크다. 시야도 좋다. 교통 흐름이 한 눈에 들어온다.

디젤 특유의 엔진 음이 귓속을 파고든다. 신호대기로 정차하게 되면 ISG 시스템이 엔진을 죽였다 살렸다 한다. 도심의 미세먼지가 높아만 가는 상황에 디젤엔진의 ISG 시스템 적용은 이제 필수가 되어가는 상황이다.

도심을 빠져나와 자동차 전용도로로 진입했다. 속도를 높였다. 최고시속 60-80km 사이의 속도에서는 1,000rpm을 유지했다. 또한, 평균 주행속도인 80~120km/h에서 1,000rpm 초중반을 커버한다. 최대한 속도를 높였다. 눈 깜짝하는 순간, 굉장한 속도를 내고 있었다. 고속주행에서의 제동도 반응이 좋았다. 엄청난 속도를 달리다가도 갑작스런 얌체 같은 차들 때문에 급히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는 다시 평정심을 유지했다.

도심주행할 때 귓속을 파고들던 디젤 엔진음이 고속주행할 때에는 사라졌다. 대신 풍절음이 속도에 비례해 커진다. 최고출력 258마력/3,750rpm, 최대토크 61.2kgf.m/1,750rpm~2,250rpm의 V6 3.0 터보 디젤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케미는 압권이다. 폭발적인 파워를 마음껏 뽐냈다.

굼뜰것만같은 2.5톤의 거구가 도로를 장악하며 제비처럼 날렵하게 움직였다. 덩치크다고 운동 못하는 건 아니다.

거구의 디스커버리는 커브를 돌때마다 집중을 하지 않으면 차선을 벗어났다. 그럴 때마다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가차 없이 “정신 안 차리니?”하는듯한 경고음을 울려댔다.

디스커버리에 적용된 255/55R20 굿이어 타이어는 노면 소음을 완벽히 잡아냈다. 차량의 전고가 높아서인지 고속도로에서의 주행은 하늘을 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휴식지인 헤이리 마을에서 휴식하며, 2열과 3열을 살펴보았다. 2열은 공간이 넉넉했다. 2열 뒤의 칸막이를 제거하고, 트렁크 문 옆이나 2열 문 옆의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3열 의자가 전동으로 튀어나온다. 3열도 성인이 앉을 수 있게 공간이 넉넉하고, 3열 의자에 열선기능도 추가됐다. 다만, 기자같이 100kg에 육박하는 성인은 힘들다.

잠시 휴식하며 차를 구석구석 살펴본 뒤 다시 서울을 향해 떠났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지나 다시 서울도심에 진입한 후, 차량 정체가 시작됐다. 차량 정체되는 사거리 교차로를 빠르게 지나가려다 아차 하는 사이에 앞차와 간격이 너무 붙었다. 그때, 디스커버리의 전방충돌경고센서가 빠르게 거리를 읽으며, 경고음을 사정없이 울렸다.

시승을 마치고, 출발점으로 되돌아왔을 때 계기판이 말하는 연비는 리터당 5km/L를 나타냈다. 공식연비는 복합연비 9.4km/L(고속도로:11.1km/L, 도심:8.4km/L)에 제원보다는 낮은 수치이지만 2.5톤의 거구를 가혹하게 몰아붙였으니 연비가 안 나온 건 당연지사다. 이 차를 사려는 고객들이 연비에 좌우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시승차인 올 뉴 디스커버리 시승차는 디스커버리 라인업의 최고급형인 TD6 HSE Luxury로 가격은 1억 950만원이다.

1억 넘는 고가이지만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없다. 요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국산 중형차에까지 장착될 만큼 상당히 보편화됐다. 스티어링 휠을 통해 메뉴로 들어가 차량 설정 세팅하는 것이 기계치인 기자에게는 무척 힘들었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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