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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선배’ 김효준의 인재경영, BMW에서 통했다.

“탁월한 후배를 키워 내 자리에 앉힌 뒤 더 높은 곳으로 옮겨가는 이가 좋은 선배다”

9년 전인 2008년 12월, 김효준 BMW 코리아 사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얘기다. [관련기사보기]

오늘을 예견했던 것일까. 9년 후, 탁월한 후배가 그의 자리에 올라섰고, 그는 더 높은 자리로 승진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그는 좋은 선배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BMW 독일 본사는 최근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사장에 한상윤 BMW말레이시아 법인장을 임명했다.

이들 두고 업계에서는 김효준 사장의 인재경영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이다. 한 사장은 김효준 회장이 이끄는 BMW코리아에 2003년에 입사해 2015년까지 MINI 브랜드와 BMW 세일즈, 마케팅 총괄 임원을 두루 거쳤다.

한 사장은 이후 2016년 1월 말레이시아 법인장에 전격 발탁됐다. 한국 이외 지역에서 최초의 한국인 해외법인장이다. 이때부터 일부에서는 김효준 회장의 후임으로 한 사장을 꼽기 시작했다.

한 사장은 말레이시아에서 2년간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부임 첫해인 2016년, 판매대수 9,000대로 전년대비 19.7%의 고성장을 이끌어냈다. 올해에도 3분기까지 6,730대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7% 증가를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BMW코리아가 그랬듯, 말레이시아에서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 BMW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에도 심혈을 쏟았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한 사장은 친정인 BMW코리아에 화려하게 컴백했다. 김 회장이 키워낸 인물이 해외 법인장이라는 검증 과정을 통과해 후임자로 돌아오는 선순환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김 회장이 평소 강조해온 ‘인재경영’의 결과다.

“인재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건 김 회장의 평소 지론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를 강조했다. BMW코리아에 재무담당 상무로 입사하던 1995년부터 가졌던 생각이라고 그는 기자에게 밝힌 바 있다. 그가 인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는 “고객 만족”과 맞닿아 있다. 고객을 만족시킬 사람들이 바로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한상윤 사장의 등장으로 BMW 코리아는 김효준 회장, 한상윤 사장 투톱체제로 변화한다. 그동안 김효준 대표 원톱 시대를 마무리하고 한상윤 사장이 함께하는 투톱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BMW는 김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 회장은 BMW코리아의 대표이사직을 계속 유지하면서 BMW코리아 그룹의 전체 업무를 조율하는 회장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효준 회장은 2020년까지 BMW그룹코리아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더 많은 인재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역할을 계속하게 된다. 한상윤 사장은 2018년 3월 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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