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3형제는 각자의 음색이 있었다. 콰트로 포르테는 조용한 클래식 음악같으며, 르반떼는 재즈, 기블리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같았다. 셋 중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콰트러 포르테. 부드럽고 조용하면서 강하다. 내가 몇으로 달리는지 가늠이 안간다. 그 정도로 편안하다.
마세라티의 단체 시승회가 6일 인천 송도에 있는 경원재 호텔에서 개최됐다. 마세라티의 한국 진출 10주년을 겸하는 행사였다. 송도 경원재 호텔을 출발 해 인천대교를 지나 용유도 네스트 호텔을 2번 왕복하는 총 120km 구간을 차를 바꿔가며달렸다.
가장 먼저 기블리 SQ4 를 만났다. 외관은 4도어 쿠페의 날렵한 모습이었다.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 실내의 센터페시아와 가죽시트는 빨간색으로 디자인 돼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센터페시아의 모니터는 터치 식으로 간편하게 조작을 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의 모니터는 크고 한 눈에 들어왔다.
시동이 걸린 기블리 SQ4 차량의 엔진음은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시동을 걸고 출발을 했다. 차는 우렁찬 배기음과 함께 출발을 했다. 계기판은 전자식으로 시인성이 좋았다.
2018년형 차량부터는 마세라티의 ADAS 시스템 중 차선 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인 LDWS가 LKAS로 업그레이드 됐다. 경고만
하던데에서 직접 조향을 보조해주는 단계로 진화한 것. 차선을 벗어날 즈음 핸들이 스스로 돌아간다. LKAS 기능은 유용하지만 핸들에 전해지는 반발력때문에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면 너무 편하다.
시내 코스를 지나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기블리 SQ4의 V6 2,979CC, 430마력의 엔진은 눈 깜짝 할 사이에 엄청난 속도를 내고 있었다. 곳곳에 속도제한 감시 카메라가 있어 내비에서 울려대는 경고음 때문에 기블리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다음은 르반떼 S. 르반떼 S는 기블리 SQ4와 달리 SUV라는 특성인지 운전 시야가 좋았다. 눈 앞의 교통 흐름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센터페시아와 실내의 구성은 기블리와 같다.
르반떼 S의 내부는 동급 최고의 럭셔리를 자랑했다. 뒷좌석은 성인 3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게 공간이 넉넉했다. 580리터의 공간을 자랑하는 트렁크는 장거리 여행에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었다. 대시보드와 중앙 콘솔에는 8.4인치 마세라티 터치 콘트롤 플럿, 디스 플레이, 드라이브 모드 조작버튼, 에어 서스펜션 스위치가 장착되었다.
에어 서스펜션은 승차감과 안정성 확보에 큰 도움을 준다. 고속에서는 차 높이를 낮춰 공기저항을 줄여준다.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하는데 일조 한다. 에어 서스펜션을 조작했을 때 차량의 높이가 자동적으로 조절되는 게 마치 어렸을 적 시소를 탄 느낌이었다.
기블리 SQ4의 엔진음이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을 듣고 있는 느낌이었다면 르반떼 S의 엔진음은 재즈음악을 듣는 느낌이었다. 힘껏 가속할 때 가속반응은 기블리 SQ4의 가속반응보다는 약간 굼뜬 느낌이었다. 크루즈 컨트롤 버튼 조작에도 방아쇠가 발사되는 것처럼 탄력적으로 튀어나갔다.
르반떼 SQ4와 르반떼 S는 2,979CC 가솔린 엔진에 자동 8단 미션이 조합된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하지만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성능에서 기블리 SQ4는 4.7초, 르반떼 S는 5.2초의 차이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용유도에서 송도 경원재로 돌아오는 길에 마세라티의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 포르테 SQ4를 시승했다.
콰트로 포르테는 1963년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문이 4개 달린 차라는 뜻의 콰트로 포르테로 출시 이후 전 세계 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겉모습은 기블리 SQ4와 크기가 별 반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콰트로 포르테 전장 5,265mmx전폭 1,950mmx전고 1,475mm로 기블리 SQ4의 전장 4,970mmx전폭 1,945mm x전고 1,455mm 보다 차체가 더 컸다.
실내는 긴 휠베이스 덕분에 넓은 실내를 자랑했다. 실내는 먼저 시승한 기블리 SQ4처럼 화려한 색은 아니었지만 차분하면서도 멋진 느낌이다.
인테리어는 운전자에 최적화 시켰다. 주행 필수 데이터를 제공하는 7인치 TFT LCD 대형 속도계가 한 눈에 들어왔다. 가죽으로 마감된 스티어링 휠과 곳곳의 도어와 센터페시아의 가죽 마감은 “나는 프리미엄 수입차”라는 느낌을 강하게 풍겼다.
주행을 시작했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콰트로 포르테 SQ4는 “아차”하는 사이에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시승한 차량 모두 동일한 V6 2,979CC 430마력, 8단 미션을 조합한 동일한 파워트레인 이지만 콰트로 포르테 SQ4의 힘은 앞 선 기블리 SQ4와 르반떼 S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였다. 또한, 고급 수입차답게 서스펜션이 아주 강해 고속으로 달리는 와중에도 전혀 불안감이 없었고, 평온했다. 고속 주행의 느낌은 나 혼자 조용한 방 안에서 커피를 마시며 클래식 음악을 듣는 느낌이었다. 앞 두 차는 가속할 때 옆 사람과 대화에 방해되는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풍절음이 있었다.
하지만, 콰트로 포르테 SQ4는 풍절음도 없이 조용했다.
콰트로 포르테 SQ4의 상위 모델로 콰트로 포르테 GTS가 있지만 콰트로 포르테 SQ4도 충분했다. 그 윗급에 GTS가 있다.
이렇게 짧은 시승동안 기블리 SQ4, 르반떼 S, 콰트로 포르테 SQ4 세 대의 차를 모두 타보았다. 저 마다의 장점을 갖고 있는 차량이었다.
오케스트라 같은 엔진음의 기블리 SQ4, 높은 시야에 느낌 있는 재즈 같은 르반떼 S, 잔잔한 클래식 같은 차분한 느낌의 콰트로 포르테 SQ4. 3차3색 제각각이었지만 그 안에는 마세라티의 피가 흐르고 있다. 선택은 구매자의 몫이다.
기블리 SQ4의 차량 기본 가격은 1억 2,870만원, 르반떼 S의 차량 기본 가격은 1억 5,770만원, 콰트로 포르테 SQ4의 차량 기본 가격은 1억 7,770만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