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의 등장에도 성장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진정한 강자라 할 수 있다. B-SUV 세그먼트에서 티볼리가 그렇다. 티볼리는 지난 여름, 코나와 스토닉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티볼리는 매달 5,000대 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 높은 경쟁력을 말해주는 성적표다. 쌍용차가 지난 7월 출시한 티볼리 아머를 타고 200km를 달렸다.
차량의 전면부인 헤드램프와 안개등 범퍼에서 변화가 있다. 디테일의 소소한 변화다. 연식변경을 하면서 적용한 차량의 보디에 데칼이 눈길을 끈다. 보디, 루프, 아웃사이드 미러, 후드에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을 적용할 수 있다.
탑승을 위해 도어를 여는 순간, 붉은 빛의 도어 스팟이 주차장 아래 아스팔트 바닥을 비췄다. 주차장 바닥에 빨간 도장 직인이 찍힌 느낌이었다.
스티어링 휠은 한 손에 쥘 수 있게 그립감이 좋았고, 운전석 계기판은 시인성이 좋았다. 공조장치는 듀얼 존 독립제어 모드로 더운 여름날 운전자와 조수석에 앉은 동승자끼리 에어컨을 놓고 서로 싸울 일도 없었다. 지니 내비게이션도 교통량의 흐름을 파악해 최적의 길을 안내했다. 기계에 약한 이들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수준이다.
변속기를 D에 놓고, 달리기 시작했다. 엔진 사운드는 영락없는 디젤차임을 말하고 있다. 세단보다는 운전시야가 좋다.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어 사각지대 확인부터 차선변경까지 운전에 편했다. 후방 시야는 좁은 편이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길. 티볼리의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는 간간이 변속 충격을 전했다. ISG시스템은 없었다. 정차 중에 아까운 기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가속페달에 발을 살짝 올렸는데도 운전석 계기판은 이내 시속 100km를 가리켰다. rpm도 2,000이 넘지 않았다. 도심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을 때는 변속 쇼크가 있었는데 고속에서는 변속의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티볼리의 1.6리터 디젤엔진은 최대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5kg.m/ 1,500rpm~2,500rpm의 힘을 낸다. 중저속에서의 굵은 토크감이 고속에서의 빈약한 출력을 보완하고도 남는다. 시속 120km를 넘기는 일상주행영역에서 30.5kg의 토크는 충분한 힘이었다.
도로엔 늘 얌체들이 판을 친다. 급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은 가끔씩 벌어진다. 그럴 때마다 티볼리의 오토 크루즈 컨트롤이 경보음을 내 주의를 촉구한다. 차간거리 조절을 해주는 대신 경고음을 내는 것. 제동은 운전자의 몫이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꾹 눌러 밟았다. 제법 빠르게 속도를 높였다.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차체를 지지해주며 달렸다. 고속주행에 접어들면 바람소리가 점차 커진다. 215/45R 18인치 솔루스 타이어는 노면의 소음을 부드럽게 흡수했지만 노면이 고르지 못한 아스팔트길을 지나갈 때는 잡소리와 더불어 잔잔한 흔들림을 전했다.
급한 커브에서 의도치 않게 차선을 벗어나는 순간에는 차선유지 보조시스템이 “정신 빼 놓지마”라는 말하듯 경고음을 어김없이 날렸다. 스티어링 휠을 잡고 서서히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조향 보조시스템이 “알아서 돌릴 테니 너는 좀 쉬어라”하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티볼리의 운전자 주행 보조시스템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 커브길에서도 편안한 주행을 도와줬다.
6시간의 시승을 마치고 주차장에 돌아와 확인한 연비는 12.3km/L였다. 차량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거친 주행이라 생각보다 좋지않은 성적이다. 출퇴근용으로 정속주행 위주의 운행을 한다면 훨씬 더 좋은 연비를 기대할 수 있겠다. 이 차의 공식 복한 연비는 13.9km/L.
시승차인 티볼리 아머 기어 에디션 모델의 차 가격은 2,400만원이다. 여기에 4WD+멀티링크 서스펜션 180만원, 7인치 어라운드 뷰 시스템&후방카메라 80만원,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Ⅰ60만원 등 풀 옵션 사양이 장착되어 시승차의 총 가격은 2,850만 8,000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