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대 팔아도 수당 챙기기 힘들다. 각종 할인에 고객 선물까지 챙기다보면 판매수당이 줄어들고, 심할 땐 손해를 보기도
한다.

화려한 수입차 시장, 판매 일선에서 영업사원들의 하소연이다. 메이커(임포터), 딜러, 영업사원으로 이어지는 구조의 제일 끝, 하지만 하루하루가 전쟁처럼 이어지는 판매전선의 최일선에 선 이들이 영업사원들이다. 잘 차려입은 정장에 멋진 수입차를 판매하는 제법 멋진 직업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숨과 눈물이 넘쳐난다.

임포터와 딜러가 할인판매를 결정하면 영업사원들의 판매수당도 일정부분 깎여나간다. 여기에 더해 여기저기서 가격을 알아보고 찾아오는 고객들이 추가할인을 요청하면 영업사원들은 난감해진다. 추가할인의 경우 대부분 영업사원의 수당에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차를 팔아봐야 수당 챙기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는 것. 영업사원으로선 굳이 차를 팔아야할 이유가 사라지는 셈이다. 임포터와 딜러는 표면적으로 영업사원들에게 추가 할인을 해주지 말라고하지만 이는 말뿐이다. 추가할인이 이뤄지는 상황을 알면서도 유야무야 넘어간다.

서울 강남 소재의 수입자동차 영업사원인 A씨. 수입차 영업 쪽에서 베테랑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기자가 그를 만났을 때 그는 몰려드는 전화와 서류뭉치로 정신이 없었다. 제때 식사할 시간도 없어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할 정도다.

그는 작심한 듯 한마디 했다. “예전에는 수입차 영업이 편했다. 수입차가 대중적으로 많이 보편화된 지금의 고객들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수집해보고 그에 해당하는 할인을 요구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서 그는 “나는 그나마 영업 처음 시작할 때부터 꾸준히 찾아주는 고마운 고객들이 많다. 하지만 요즘 젊은 영업사원들은 똑똑한 고객들 때문에 많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딜러 사 간, 영업사원 간 과당 경쟁에 대해서도 “수입차 본사가 딜러 사에 정기적으로 감사가 내려온다. 하지만 형식적이다. 딜러의 지점장들은 본사로부터 늘 판매 압박을 받는 입장이다보니 정기감사는 수박 겉핥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수입자동차 영업사원 B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1억 원 짜리 차를 팔아야 수당은 100만원에 크게 못미친다. 그는 “수입차 본사가 딜러들을 많이 만들어 놓은 게 문제다. 딜러끼리, 영업사원끼리 과당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지금의 구조는 서로 피 흘리는 구조다. 공정 경쟁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국산차의 경우 프리미엄 세단을 팔면 영업사원 수당이 150만원 안 팎이다. 하지만, 우리 브랜드 플래그십 차량을 팔아도 손에 쥐는 건 50만원 안팎이다. 고객들이 딜러 사나 영업사원에게 많이 할인 받았다는 무용담을 퍼뜨려 찾아오는 고객들이 터무니없는 할인을 요구한다. 예전에는 손해를 보고라도 실적을 올리기 위해 팔았지만 지금은 지점이나 회사차원에서 그런 고객들에게는 차를 팔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업사원 C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C씨의 브랜드는 최근 본사 차원에서 공식 할인을 대폭 줄였다. 뿐만 아니다. 해당 브랜드의 소형차에 대해서는 판매수당도 없앴다. 판매량이 부진한 차에 대한 판매촉진 차원이다. 이 경우 소형차를 팔면 영업사원은 손해다. 보통 차 한 대를 출고하기 위해서는 영업사원의 시간과 노력은 물론, 사적인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판매수당이 없는 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