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코나를 투입하면서 소형 SUV 시장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소형 SUV 코나를 발표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코나를 소개했다. 회사의 최고위층이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만큼 비중이 큰 차라는 의미다.
코나는 현대차의 글로벌 전략차종이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모델이라는 것. 프라이드 플랫폼을 사용하는 스토닉과 달리 코나에는 차세대 소형 플랫폼이 적용됐다.
안정감 있는 비례로 낮고 넓게 디자인된 모습에 원색 계열의 컬러를 적용했다. 보디컬러와 다른 하얀색 지붕에 범퍼 모서리와 휠하우스 주변을 검은색으로 덧대 경쾌하고 발랄한 이미지로 선보였다.
앞모습은 위아래를 분명하게 구분 지었다. 위로 LED 주간주행등을, 그 아래로 헤드램프를 배치했다. 앞모습은 시트로엥 칵투스와, 차체의 컬러 배치는 미니와 비슷한 인상을 준다. 모두 젊은 감각을 보여주는 차들이다.
계기판과 수평으로 배치했다는 8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는 센터페시아 상단에 솟아올랐다. 수평보다 좀 더 위로 올라온 느낌이다. 조금 낮추면 좋았겠다.
수납식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앞창 대신 별도의 반사판을 이용한다. 햇살이 강한 날씨에도 선명하고 깨끗하게 보인다. UV 코팅된 선글라스를 쓰면 조금 흐리게 보인다.
뒷좌석은 시트 포지션이 높아 앉은 자세가 편하다. 무릎 앞, 머리 위로 주먹 하나 정도 공간이 남는다. 딱 좋은 정도의 공간이다. 손가락 길이의 센터터널이 한 가운데를 가로지른다. 가운데 자리는 조금 불편하다. 뒷시트는 6:4로 접혀 트렁크와 풀 플랫이 가능하다.
실내에는 모두 6개 에어백이 배치됐다. 크렐 오디오시스템을 적용해 선명한 음색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볼륨을 크게 올려도 음이 찌그러지지 않았다.
음성명령도 가능하다. 오디오, 내비게이션 목적지 선정, FM 등의 기능을 목소리로 작동시킬 수 있다. 운전하는 중에 손을 사용하지 않고도 여러 기능들을 작동시킬 수 있다. 편리할뿐더러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 센터페시아 아래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기도 갖췄다.
컴포트, 에코, 스포츠, 3개의 주행 모드를 갖췄다. 사륜구동시스템에는 센터디퍼렌셜락 기능을 더했고 경사로 저속주행시스템도 있다. 아주 험한 길에서 유용한 기능들이다. 소형 SUV에 넘치는 기능들을 담고 있다.
코나는 B 세그먼트 SUV로 차급에 비해 호화로운 편의 및 안전장비들을 갖췄다. 부잣집 막내아들 같다. 헤드업디스플레이, 3개의 주행 모드, 사륜구동 시스템, 첨단 플랫폼, 가솔린 엔진까지 코나는 스토닉에는 없는 것들을 아주 많이 가졌다. 노골적인 밀어주기다. 부모의 적극적인 뒷바라지 받는 부잣집 막내아들 소리를 듣는 이유다.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에서 스토닉에 비해 코나가 우위에 있다.
코나는 라인업도 화려하다. 가솔린 1.6 터보, 디젤 1.6 두 개의 엔진을 갖췄다. 가솔린 엔진에는 사륜구동을 더할 수 있다. 뒤이어 나온 기아차의 스토닉은 디젤엔진 하나로 라인업을 꾸리고 있다. 시승차는 가솔린 1.6 터보에 4WD 시스템을 갖춘 모델.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7kgm인 가솔린 1.6 터보 엔진에 7단 DCT 조합이다. 한국타이어 235/45R18 사이즈의 타이어가 구동한다.
2.6 회전하는 스티어링 휠은 마지막에 유격이 살짝 느껴진다. 가솔린 특유의 경쾌함이 살아있다. 첫 발짝이 가볍다.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노면 굴곡을 잘 타고 넘는다. 서스펜션은 제법 잘 조율돼 낭창거리지 않고 차체를 잘 지지했다. 충격을 넘을 때에도 쇼크를 잘 흡수해 큰 흔들림 없이 움직인다.
차로 이탈 방지보조에 크루즈 컨트롤을 더해 반자율운전이 가능하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아니어서 차간거리 조절은 되지 않지만, 조향 개입으로 차선을 따라 달릴 수 있다. 가끔 브레이크나 가속페달 조절은 해야 하지만 조향보조가 이뤄져 반자율운전을 경험할 수 있다. 100km/h를 넘는 빠른 속도에서도 대체로 정확하게 차선을 읽으며 달렸다. 나 말고 또 다른 누간가 핸들을 쥐고 있는 느낌, 수호천사가 함께하는 기분이다. 차에 대한 신뢰감이 생긴다.
스포츠 모드를 택하면 힘이 바로 살아난다. 시트가 몸을 밀어내는 느낌이 분명하게 온다. 엔진 소리도 확실히 달라진다. 날카롭게 힘쓰는 가솔린 엔진 특유의 사운드가 더해진다.
에코 모드에선 긴장을 확 풀어버린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반응이 느리다. 여유 혹은 게으름이다.
7단 DCT는 엔진 파워를 직결감 있게 전달한다. 가속을 이어가면 절도 있는 변속감이 느껴진다.
가속페달 깊게 밟으면 엔진의 힘이 폭발한다. 177마력, 리터당 100마력 이상의 힘이다. 억지로 쥐어짜는 힘이 아니다. 부드럽게 변속을 이어가며 속도를 끌어올린다. 체감속도는 실제속도보다 20~30km 느리다. 사륜구동의 안정감 덕분이다. 충격을 지날 때 앞뒤 방향의 흔들림, 피칭이 일어난다. 차체 길이와 휠베이스가 짧은 탓이다.
시속 100km에서 2000rpm에 고정된다. 엔진 회전수를 조금 더 높이는 편이다. 엔진 배기량의 한계다. 7단 DCT는 3단부터 7단까지 이 속도를 커버한다.
코너에선 제법 빠르게 달릴 수 있다. 마음이 편했다. 네바퀴굴림에서 비롯된 차체의 안정감이 부르는 편안함이다. 타이어도 잘 버틴다. 사륜구동 모델은 뒤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들어간다. 코너에서 탁월한 성능을 끌어내는 요소들이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체에 걸리는 힘의 느껴진다. 앞이 적당히 숙여진 다음 브레이크를 놓으면 회복한다. 요란을 떨지 않고 자연스럽게 운전자의 의도에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반응하다.
속도를 조금 올리니 바람소리 엔진소리 노면 마찰음 등이 와글거린다. 빠른 속도에선 조용하지 않다. 하지만 시속 100km까지의 일상주행 영역에서 소음 스트레스는 확 줄어든다. 엔진소리, 노면 잡소리 등이 실내에 낮게 깔리는 정도다.
오프로드에 올랐다. 비포장 길이 이어지는 간단한 코스. 빗물에 패인 고랑에 타이어를 넣어봤지만 힘들이지 않고 빠져나온다. 센터티퍼렌셜 로킹 기능이 있어 험한 길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경사로 저속주행 시스템은 시속 7~10km 속도로 제어하면서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사소한 것 같지만 오프로드에선 아주 유용한 기능들이다. 좀 더 깊숙한 산속으로 가는 캠핑에 도전해도 좋겠다.
B세그먼트 SUV 시장에 등장한 새로운 강자다. 화려한 옵션, 야무진 주행성능에 제대로 된 오프로더로서의 면모도 갖췄다. 적들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겠다.
높게 책정된 가격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특히나 소형 SUV 시장은 가격에 무척 민감하기 때문이다.
코나의 가격은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1,895만~2,425만원이다. 가솔린 엔진에서만 택할 수 있는 사륜구동 시스템은 180만원을 더 줘야 한다. 디젤엔진은 같은 트림의 가솔린 엔진보다 195만원 더 비싸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센터페시아가 딱딱해 무릎으로 지지하며 코너를 할 때 불편했다. 코너가 깊어 힘이 들어갈 때엔 약간의 통증까지 느껴질 정도. 조금 부드러운 소재를 덧대면 어떨까.
뒷좌석에는 어떤 편의장비도 없다. 암레스트에 두 개의 컵홀더뿐이다. USB 포트나 뒷좌석 송풍구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차라면, 게다가 동급 최고 수준을 자처하는 차라면 그 정도는 기본으로 갖춰야 하지 않을까.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