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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30i, 경쾌하게 디젤 위기 타고 넘을 ‘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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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팔이 오삼공으로 변신했다. BMW 530i. 7세대 BMW 5시리즈의 가솔린 모델이다.

시장이 분위기는 확실히 디젤과 서서히 멀어지는 분위기다. 디젤 엔진을 바라보는 눈길이 예전과 많이 다르다. 정부의 연료정책도 디젤 가격을 올릴 분위기여서 디젤의 전성기는 이제 막을 내리고 있다. 친환경자동차의 약진과 함께 가솔린 차들의 입지도 조금 더 넓어질 전망. BMW 530i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디젤의 약세는 530i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까. 520d라는 강력한 디젤 모델을 비롯해 다양한 디젤 모델들을 판매중인 BMW의 입장에선 디젤의 약세가 반가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전진 배치할 수 있는 가솔린 모델들이 있으니 대응전략은 있는 셈이다. 530i는 그런 면에서 위기관리를 위한 포트폴리오로서의 의미도 크겠다. 디젤의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는 ‘조커’ 역할을 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닐까.

BMW 530i x드라이브를 탔다.

직렬 4기통 2.0 리터 가솔린 엔진은 트윈스크롤 터보차저로 배기량의 한계를 뛰어넘는 파워를 낸다. 252마력. 리터당 100마력이 넘는 효율이다.

트윈스크롤 터보는 엔진 배기구를 두 개로 분리해 각각에 하나씩 터보를 맞물린 구조다. 배기저항을 줄여 터보가 빠르게 반응한다. 여기에 밸브 트로닉 시스템이 더해져 흡배기 밸브를 정밀 제어해 엔진의 성능과 효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는 35.7kgm다. 5,200~6500rpm 구간에서 최고출력이 나온다. 최대토크는 1,450~4,800rpm 구간에서 나온다 하니 엔진이 작동하는 거의 모든 구간에서 최대토크를 만나는 셈이다.

BMW는 국내 시판중인 5시리즈에 M 스포츠 패키지를 기본 적용하고 있다. 530i에는 18인치 타이어와 스포티한 디자인 요소를 도입해 좀 더 강한 모습을 갖췄다. 대형 공기 흡입구가 있는 전면부, 사이드 스커트 트림, 2개의 직사각형 테일파이프로 구성된 M 에어로다이내믹 패키지와 M 레터링 도어실, 낮아진 M 스포츠 서스펜션과 M 스포츠 브레이크 등이 적용됐다.

안전띠를 메면 살짝 몸을 조였다가 풀린다. 가벼운 포옹이다. 이제부터 우린 하나야. 같이 달리는 거지. 처음 움직임은 귀부인의 발자국처럼 단아하다. 조용하고 부드럽다. 품위 있다. 디젤의 선 굵은 움직임과는 확실히 다르다.

스티어링휠은 2.9회전한다. 중형세단의 무난한 조향비다. 간단한 손동작으로 오디오를 켜고, 볼륨을 높일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장담할 수 없는 분야다. 차 안에서 허공에 대고 손동작을 하는 게 부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질지 모를 일이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에 차선유지조향보조 시스템이 결합해 작동하는 반자율 운전은 매우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100km/h가 넘는 속도에서도 차선을 읽고 방향을 스스로 조정해낸다. 고속도로에 올라서면 거의 자율운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도 아직 레벨2에서 레벨3를 넘보는 수준. 완전자율운전인 레벨 5까지는 아직 길이 멀다.

어지간히 속도를 올려도 실내엔 바람소리가 살짝 들리는 정도다. 바람소리가 신경 쓰일 정도라면 속도계를 볼 필요도 없다. 딱지를 끊을 만큼 과속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속도계를 보지 않을 방도가 없다. 시선이 머무는 곳에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어서다. 분명한 컬러와 숫자로 내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 얼마만큼 빠르게 달리는지를 말해준다.
액티브 에어플랩은 엔진룸의 열관리와 차체의 공기저항을 줄이는데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이 차의 공기저항 계수는 0.22. 대단한 수준이다. 현존하는 양산차 중 최고수준이다. 유려한 디자인을 적용한 BMW i8도 공기저항 계수는 0.26이다.

굴곡, 과속방지턱, 돌기물, 패인 곳을 간간히 드러내는 도로는 쉼 없이 차를 괴롭힌다. 도로에 숨어있는 방해물들을 530i는 부드럽게 받아들인다. 날것을 씹어 부드럽게 소화해내듯, 큰 충격을 받아 적절히 줄인 다음 차체에 전한다. 부드럽게 다가오는 충격이 결코 처음부터 부드러운 건 아니었다.

시종일관 움직임이 가볍다. 낮은 속도에서나 고속에서나 경쾌한 몸놀림이다. 통통 튀는 가벼움이 아니다. 가속이 빠르고, 엔진 사운드도 경쾌하다. 엔진에서 전해진 힘을 받아 움직이는 네 바퀴는 절대 도로에 밀리지 않는다. 사륜구동시스템은 특히 고속주행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체감속도와 실제속도의 차이를 크게 벌려놓는다. 힘의 탄력은 고속에서도 팽팽하게 살아있어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반영한다.

주행모드 별로 반응 차이는 확연하다. 에코모드에선 게으르고 스포츠모드에선 빠르고 예민해진다.

시속 100km에서 rpm은 1400에 고정된다. 수동변속을 하면 3~8단이 시속 100km를 커버한다. 스포츠모드에서 킥다운을 걸면 즉각적인 반응이 온다. 페달을 툭툭 치면 시트가 몸을 밀어낸다. 힘은 넘치고 실내는 조용했다.

고속주행에서도 가속페달엔 여유가 많았다. 계속 밟고 있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얼마든지 밟아보라는 듯 쭉쭉 속도를 내준다. 속도를 높여도 불안하지 않아 과속의 유혹을 이기기 힘들다.

변속기 수동모드에서는 자동변속이 일어나지 않아 엔진 고회전 상태를 유지하며 좀 더 강하게 몰아붙일 수도 있다. 파워풀한 엔진 소리를 듣고 싶다면 수동변속에 스포츠모드를 택하면 되겠다.

속도를 내다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코스팅 기능이 활성화된다. 변속기가 중립상태로 되면서 관성주행을 이어가는 것. 연비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에는 245/45R18, 뒤에는 275/40R18 사이즈의 피렐리 타이어를 끼웠다. 타이어는 가솔린 엔진의 조용한 파워를 잘 구현해 내고 있다. 소리 없이 노면을 움켜쥐는 탁월한 그립력이 돋보였다. 코너에서 비명을 지르는 일도 거의 없다. 엔진부터 타이어까지 파워트레인의 궁합이 잘 맞는다.

공차중량 1,740kg의 무게를 브레이크가 잘 감당한다. 급제동을 해도 균형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제동을 해낸다. 앞뒤의 무게 균형을 잘 맞춘 덕분에 가속은 물론 제동 시에도 안정감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조향성능도 인상적이다. 코너에서 운전자의 의향을 정확하게 반응하며 돌아나간다. 와인딩로드에서는 무게이동이 자연스럽다. 흔들림이 적다. 무게중심을 딱 잡고 움직이는 느낌이다. 후륜기반의 사륜구동시스템인 x 드라이브의 안정된 느낌이 참 재미있다.

자동주차 시스템은 한단계 더 개선됐다. 운전자는 자동주차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된다. 스티어링과 브레이크는 물론 변속레버를 조절해 전진과 후진을 선택하는 것까지 차가 알아서 한다. 좁은 공간에서 거의 완벽하게 주차를 해 낸다. 이쯤에서 감탄할 필요는 없다. BMW는 이미 운전자가 차에서 내린 상태에서 차 스스로 주차하는 단계까지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뉴 530i M 스포츠 패키지 6,990만원, 뉴 530i xDrive M 스포츠 패키지 7,340만원, 뉴 530i M 스포츠 패키지 플러스 7,130만원, 뉴 530i xDrive M 스포츠 패키지 플러스 7,480만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센터페시아의 돌출형 모니터를 손으로 만져보면 거친 이음새가 걸린다. 돌출형이 안전에 도움이 안 되는 부분도 문제지만 거친 마무리는 BMW의 품질수준에 맞지 않는다.
찬바람이 나오는 통풍시트와 시트를 따뜻하게 해주는 히팅 시트는 각각의 버튼으로 작동한다. 문제는 둘 다 작동시킬 수 있다는 것. 버튼을 둘 다 눌러도, 둘 중 하나만 작동해야 하는 게 맞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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